아저씨
두 걸음


이여주
보스, 여쭤볼 게 있습니다.

뭐냐. 낮고 조용한 목소리가 몸을 울려왔다. 그의 말은 짧았지만 굵었다. 제 몸을 훑는듯한 목소리에 여주는 몸을 흠칫 떨었다.

이여주
민윤기라는 사람이, 누구입니까?

동생. 그의 간결한 대답에 여주는 혼란스러웠다. 더 캐묻지 말라는 듯한 그의 오오라에 여주는 그만 쉬십시오. 라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지이잉- 지이잉-

여주는 전화가 올 일이 만무하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는 게 미심쩍었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라면 끊어버리면 될 텐데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라 끊을지 말지를 고민했다.

여주는 한참의 고민 끝에 전화를 받기로 결심했다. 초록색 버튼을 밀려는 순간 전화가 끊겼다. 여주는 고개는 갸웃거리며 의문을 품었다.

(알 수 없음)
[아가. 전화를 안 받네?]

여주는 핸드폰 화면에 쓰여진 문자 메시지를 보고 몸을 경직시켰다. 내가 그 사람한테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던가? 온갖 생각이 여주를 스쳐지나갔다. 그래, 살인청부업자니 뒷조사는 아무것도 아니라 이건가?

이여주
[뒷조사 하신 건가요.]

민윤기
[아가. 아저씨는 살인청부업자야. 너도 봤잖아. 뒷조사 정도는 일도 아니야.]

여주는 엄지 손톱을 깨물었다. 어릴 때부터 계속 이어진 습관이었다. 불안할 때마다 여주는 제 엄지 손톱을 괴롭혔다. 이제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민윤기
[전화 지금 할테니까 받을래?]

이여주
[아니요. 자야돼요.]

여주는 한숨을 쉬며 제 입에 물려있던 엄지 손톱을 떼어냈다. 핸드폰을 들고 침대에 누웠다.

민윤기
[그래. 손톱은 깨물지 말고. 아저씨처럼 된다.]

이여주
이 아저씨가 이걸 어떻게 알아?

순간 여주는 소름이 돋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소와 똑같이 어둠에 휩싸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주변은 조용했다.

민윤기
[잘 자, 아가.]

여주는 왜인지 모르게 안심되는 그의 문자에 눈을 스르륵 감고 잠에 들었다.

여주는 눈이 감기기 직전, 어둡고 조용한 제 방 안에서 한 줄기의 빛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