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랑 몸이 바뀌었어요
26.



여주
"수빈아 일어나"


수빈
"..더 잘래"


여주
"다음 스케줄 가야지"

수빈이가 침대 안에서 꼼지락 거리다 몸을 겨우 일으켜 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옷들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다.


여주
"밥도 못 먹고 어떡해..라면이라도 먹을래?"


수빈
"아니 나...화보 촬영."

수빈이가 옷을 다 입고 내 볼에 짧게 입을 맞췄다. 으악 뽀뽀쟁이야!

그와 동시에 울려대는 수빈이의 폰에 깜짝 놀라 확인 해보니 연준이였다.

수빈이 아무렇지 않게 스피커 폰으로 받은 뒤 내 볼에 얼굴을 부벼대며 날 끌어 안았다.


수빈
"네 형"


연준
["어 수빈아 어디야?"]


수빈
"저 지금 누나 집이요"


연준
["뭐야 언제 또 거길 갔대? 시간 좀 비길래 밥이나 먹자고 했지"]


수빈
"또 시간이 비어요? 설마 또 딜레이?"


연준
["화보 측에서 문제 생겼나봐. 몰라 이젠 익숙해서 말도 안 나옴"]


연준
["야 그럼 여주도 오라 해"]


수빈
"그럼 누나랑 같이 ㄱ.."


여주
"난 안 가"


연준
["뭐야 섭섭하게 칼 거절하네?"]


여주
"위험하니까.."


수빈
"...누나 괜찮다니까-"


여주
"아니야 괜히 기자한테 걸리면 위험해"


연준
["뭐래."]


연준
["오키 내가 감"]


여주
"야 야 야 안 와도 된다니,"

뚝-

아니 최연준!..저 고집쟁이가 진짜..

어휴.. 한숨을 쉬며 대충 집 정리를 했다. 조만간 이사를 가야하나


수빈
"왜 그렇게 걱정해"


여주
"기자가 우리 집 알 것 같아서 불안해"


여주
"애들 찍히기라도 하면"


수빈
"우리가 더 조심할게.. 누나는 걱정마"

수빈이의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걱정이 안되겠냐고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집 정리를 하니 누가 우당탕탕 하며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띡띡띡띡-


연준
"연준 이즈 백"


여주
"내 집인지 너네 집인지.."


연준
"범규랑 휴닝이는 지금 자고 태현이는 브이앱 해서 나 혼자 왔어"


여주
"오는데 누구 없었어?"


연준
"있을리가 없지 뭐.."

아무도 없었다니까 다행이다. 그제서야 안심하고 밥을 차렸다. 사실 입맛은 없는데 애들이라도 챙겨 먹여야지


수빈
"형 빨리 먹고 가야 될 것 같아요"


연준
"아이씨 얼른 먹자"

김제이 기자
['사진']

김제이 기자
['헤어지라니까 집에서 모임을 하고 있네요. 저는 기획사랑 상의 안 해요. 그냥 뿌려버릴라니까']

..뭐야 이 사람. 소름 돋아. 핸드폰을 잡은 손이 벌벌 떨렸다

보내준 사진은 연준이와 수빈이가 집에서 빠져 나가는 사진이다. 조금이지만 배웅해준 내 모습도 찍혀 있었다.

우울해졌다. 주책 맞게 눈물도 나왔다. 정말 헤어지기 싫은데 기자 새끼가!..

아니야.. 기자 탓을 왜 해. 애초에 수빈이랑 사귀는 것 부터 말이 안됐어

그 생각을 하니 더욱 우울해졌다. 나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벌써 밤이 되었는지 주변이 어두웠다.


수빈
['나 촬영 끝났어! 누나 얼굴 보러 갈까?']

이렇게 예쁜 애를 내가 계속 붙잡고 있어도 될까..

답은 하나였다. 아니, 놓아줘야 해

['내가 갈게 수빈아']


수빈
"오는데 안 힘들었어? 굳이 회사까지 와서.."


여주
"수빈아 나 오늘 소원 빌거야"


수빈
"...어?"


여주
"우리 수빈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활동 잘 하게 해달라고"


여주
"어때? 좋지!"


수빈
"아 진짜 뭐야 되게 소박하네.. 그럼 나도 소원 빌어야겠다"


여주
"무슨 소원?"


수빈
"누나랑 안 헤어지게 해달라고"


여주
"...그게 무슨 소원이야-"

웃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는데 또 울상 지을뻔했네. 수빈이는 말 없이 나를 안아줬다. 다정하게

울면 안 돼 최여주 참아


여주
"나 이제 가야돼 너 얼굴만 보려고 왔던 거야"


수빈
"..."


여주
"..수빈아?"


수빈
"누나.. 안 돼. 알았지?"

나를 놓아주지 않고 꼭 끌어 안은 수빈이가 이상했다. 눈치라도 챈 걸까

뭐가 안된다는 걸까. 수빈이의 눈이 슬퍼보였다.

마지막인데 웃는 모습만 보여주지 바보야

차마 입 밖으로 말은 꺼내지 못 한채 수빈이의 목을 감싸 안고 입을 맞췄다.

곧 있음 잊어버릴 온기지만 이 순간만큼은 네 온기를 가득 담고 싶었다.

하늘에 신이 계신다면 다시 한 번만 들어주세요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해주세요. 수빈이와 만나기 전으로 돌려주세요.. 제발요

다음 화가 찐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