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던 첫사랑이 살아 돌아왔다.
02 | 첫 입맞춤 뒤에 마지막 이별



13년 전, 오늘



전지연
와, 비오는 것 봐


김석진
장마래


전지연
아 고데기 했는데-


전지연
머리 다 쳐친 것 봐..--


전지연
나 아침에도 이랬냐?


김석진
아니?


전지연
아침엔 괜찮았어?


김석진
아니?


전지연
야. ㅆ..


김석진
ㅋㅋㅋㅋ


김석진
괜찮아, 평상시에도 이랬어


전지연
흐응..~?


전지연
평상시에도 이렇게 생겼다?


전지연
머리 다 축 쳐져서 이 거지같은 꼴이다?


김석진
..아니, 뭘 그렇게 꼬아서 들어


전지연
됐어, 그게 그거잖아


전지연
좀 이쁘다 하면 덧나나.


전지연
나 갈래.

지연은 석진을 뒤로 한 채 걸음을 옮겼다.


김석진
..야!


김석진
같이가!


김석진
너 우산도 없잖아!


전지연
...(흥)

...




예쁘다는 말이 뭐가 어렵다고

나는 왜 너한테 이리 무심하게 굴었을까

그때, 한번이라도 예쁘다고 말해줬었더라면

더는 후회가 안 남았을까

그 순간 예쁘다는 말 한 마디를 내뱉지 못한 내 자신이 미워질 줄은 몰랐다.

그때 뿐이었는데..



김석진
하하,,


김석진
걸음은 또 빨라요..진짜;


전지연
...--

지연의 뒷모습은 단단히 삐진 것 같았다.



김석진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고, 바보야;

스윽.-


김석진
하, 드디어 잡았네.

석진은 지연을 붙잡고 자연스레 자신이 쓰고 있던 우산을 씌워준다.


전지연
..?


김석진
쓰고 가


김석진
감기걸려


전지연
...


전지연
뭐야, 꼴에 남친이라고 챙겨주는거야?

지연은 조금 풀어진 마음으로 석진을 보며 입꼬리를 들썩였다.


김석진
...그니까 쓰고 가라고


전지연
..뭐, 성의를 봐서 쓰고 갈게


김석진
..참나,,


전지연
암튼, 우산 고맙다


김석진
그래, 내일 학교에서 돌려줘


전지연
아니? 오늘 가져다줄건데?


김석진
..?


전지연
기다려, 영희슈퍼 앞 놀이터에서


전지연
그때 줄게, 우산


김석진
뭐?


전지연
..그리고 뭐, 다른 줄것도 있고


김석진
뭘..


전지연
아, 있어 그런게!


전지연
빨리 가, 8시까지 나와라!


전지연
영희슈퍼 앞 놀이터!


전지연
알지?


김석진
...어



전지연
...아, 맞다.

지연은 멈칫하고는 이내 다시 석진을 향해 돌아섰다.


김석진
왜, 또 뭐 두고 갔어?


전지연
응


김석진
하여튼, 저 덜렁이


김석진
다시 학교 같이 가줄ㄲ

..쪽.-

지연은 석진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다.

...


전지연
우산 값


전지연
...(싱긋)

그리고 석진을 향해 싱긋 미소를 짓고는 빗속으로 돌아섰다.


김석진
...


김석진
...(화악)

지연의 돌발 행동에 잠시 멈칫하더니

석진의 귓가는 목덜미까지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게 석진의 19년 인생

첫 입맞춤이었다.

꿉꿉한 빗물 냄새, 습한 공기가 그 순간만큼은 몽롱한 한 여름밤의 꿈처럼 달콤했다.

...


김석진
...진짜;


김석진
제멋대로 인건 알아줘야 돼..(화끈)

...





08:25 PM
...


김석진
8시까지 오라면서, 얘는 또 왜 안 와..

투둑..투둑..-


김석진
...비는 그칠 생각이 없네-


김석진
하아..-

석진은 놀이터 앞에서 오질 않는 지연을 계속 기다렸다.


08:55 PM
...

9시가 되기 5분전,,


김석진
하, 전지연 진짜..


김석진
9시 될때까지 안 오나 보ㅈ

빵빵-!!!!

빠아아아아앙-!!!!

쾅.!

근처 도로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


김석진
?

그건 분명 무언가 크게 부딪히는 소리다..


김석진
ㅁ..뭐지.


김석진
사고 났나..?

석진은 빗길을 뚫고 소리가 난 곳으로 행했다.

...




푸쉬이이이...-


김석진
...뭐야

도로는 차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었고 얼마 안가 도로를 지나쳐 나무를 들이 박은 차 한대가 서 있었다.


김석진
...이게 무슨

석진은 조심스레 차안을 살폈지만, 안에는 사람이 없었다.


김석진
..뭐지

그리고 시선을 내려 차 바퀴를 바라보다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김석진
...뭐가 묻어있는데?


김석진
일단 신고를..


김석진
...응?

이상했다.

빗속에 모든 게 뿌옇게 보였지만

자세히 보니

이상하게 저 타이어 바퀴에서 검붉은 무언가가 이어져있었다.


김석진
...

석진은 그 자국을 따라 향했다.

그리고 이내..

충격적인 것을 보고야 말았다.


김석진
...


김석진
...지..연아


김석진
지연아!?

그것은 도로에 쓰러져 머리에 피를 흘리고 있는 지연이었다.

방금 큰 소리가 났던게,

차에 치인 사람이 바로 지연이었던 것이었다.


김석진
..ㅈ..지연아


김석진
어..어떡해..


김석진
아...지연아 눈 좀 떠봐..!!


김석진
어?


김석진
지연아?


김석진
...눈 좀 떠보라고,

석진의 다급해진 손과 급격하게 떨리는 목소리에 정신이 없었다.

쓰러져 있는 사람이 지연이란 것을 자각하자

그제서야 현실이란 걸.. 깨달았다


김석진
아아..!! 눈 좀 떠봐..아..!!

석진은 크게 소리 쳤다.

부정하고 싶었다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이

지연이란것을


김석진
119..얼른...

석진은 손을 벌벌 떨며 119에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구급차가 오기까지 의식이 없는 지연이를 안고 머리에 흐르는 피를 자신의 교복 셔츠로 막았다.


김석진
...하아..흐ㅈ..지연아..


김석진
안돼..


김석진
안돼......


김석진
빨리 눈 떠어..


김석진
아니지?..


김석진
응?


김석진
.........


김석진
조금만 기달려..


김석진
구급..차 곳 올거야..

그렇게 구급차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날은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날이었어서 그런지 구급차는 20분 넘어서야 도착했다.

...

그리고 그날

지연이는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

그 일이 벌써 13년 전이다

19살의 나이에 처음 소중한 사람이 죽는 아픔을 경험했다.

그 후부터는 비가 오는 날이면 치가 떨릴정도로 끔찍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의 지연이가 내 품 안에서 죽는

장마가 시작되면 그런 꿈들을 꾸곤 했다.

...

그 후 나는 성인이 되어서

7월19일

지연이의 기일에 맞춰 어릴적 살던 동네에 내려가곤 했다.

그리고

오늘도 지연이의 기일에 맞춰 옛 고향으로 내려가던 길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곳에서

살아 돌아온 너를 마주했다.

...







손팅해주세요❤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