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었던 첫사랑이 살아 돌아왔다.
06 | 그건 내 욕심이겠지


드륵.-

...



전지연
뭐야, 그대로네?

지연은 익숙하게 집을 두리번 거려리며 말했다.



김석진
...그야, 오랫동안 빈집이었으니까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유학을 갔을 때, 부모님은 서울로 이사해 이 집은 명의만 부모님의 소유인 채 거의 10년동안 방치되었다.

그래서인지 엄마는 이 집을 팔려고 부동산에 내놓았지만, 내가 그것을 절때적으로 말렸다.

아무래도 내 추억이 깃든 집이라 이렇게 다른 집에 팔아버리는게 내겐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엔 뭐.. 엄마는 이집을 팔아버렸고, 나중에 가서야 내가 직접 이 집을 내 명의로 다시 돌려놓았다.

주택이라 관리비가 좀 들었지만, 어릴 적 추억이 담긴 집이었기에 만족한다.



김석진
일단은, 남는 방에 짐 없으니까


김석진
한동안 거기서 지내도록 해


전지연
응

나는 지연을 남는 방으로 안내했다.




샤락..-

커튼 사이로 눈부신 햇살이 드리웠다.



전지연
여기가 내 방이야?


김석진
응, 한동안


전지연
...우와,,,

지연은 신기한 듯이 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가만히 있질 못했다.



김석진
...


김석진
...정신없어


전지연
꺄르륵, 봐 여기 침대 짱이다!?ㅋㅋ (해맑)

지연은 침대에 몸을 여러차례 던지며 꺄르륵 웃어댔다.



김석진
...;;


김석진
먼지 날려, 가만히 있어..--

석진은 지연의 텐션에 기가 빨리는 듯 했다.

하긴야, 고등학생 체력을 누가 따라잡겠냐말이야...


김석진
...


지잉.-

지잉.

그때 석진의 왼쪽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김석진
..아,


김석진
..아, 잠깐만

석진은 잠시 지연을 뒤로 한채 전화를 받으러 방을 나갔다.

...

..

.





전지연
...


전지연
...흐응~


전지연
어른이란거, 되게 바쁘구나..?

지연은 혼자 중얼거리며, 석진이 열고 나간 문을 빤히 바라보았다.



전지연
...


전지연
...쳇, 심심한데-

...


전지연
...


전지연
아, 이거나 읽어 볼까..?

지연은 아까전 주머니 속에 넣어 둔 석진의 편지를 꺼내었다.


전지연
ㅎㅎ


전지연
뭐라고 썼나 볼까~^^

...

..

.




...

드륵.-

몇 분 뒤, 통화를 마친 석진이 방으로 들어왔다.


김석진
미안, 회사 일 때문에..


김석진
...뭐 하고 있었어?


전지연
...


김석진
응..?

말이 없어진 지연의 태도에 석진은 살짝 긴장되었다.



전지연
...아니,


전지연
...아니, 별로..

지연은 석진의 눈을 피했다.



김석진
...?

뭐지, 내가 뭐 잘 못했나..



김석진
갈아 입을 옷 줄까?

나는 아까부터 흙투성이의 지연의 교복이 신경쓰였다.


전지연
...


전지연
...응


...

석진은 몇분 뒤 지연에게 줄 옷을 들고 온다.



김석진
이거라도 입고 있어


전지연
뭐야, 네 옷이야?


김석진
응, 집에 여자 옷은 없어서


김석진
좀 불편해도 내거라도 입어


전지연
...


전지연
...거짓말 (중얼)

지연은 작게 중얼거린다.


김석진
응?



전지연
하긴, 너한테 10년은 더 지난일 일텐데


전지연
혼자 끝까지 바라면, 그건 내 욕심이겠지..~

지연은 혼자 알 수 없는 얘기로 말끝을 흐렸다.


김석진
?



전지연
아아,


전지연
나 심심해.


김석진
..심심해?


전지연
응.


전지연
뭐 할거 없어?


전지연
주변 구경이라도!

지연은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탓에 몸이 근질근질했다.



김석진
...


김석진
...안돼, 집에 있어.


전지연
...왜.


전지연
나도 나갈래.


전지연
나도 궁금해.


전지연
내가 없는 13년동안 이 동네가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단 말이야.


김석진
..그래도 안돼


김석진
그러다 널 알아보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려고 그래..


김석진
여긴 13년이나 지났지만, 아직까지 남은 동네 주민들이 얼마나 많은데.


전지연
그럼 인사나 하지 뭐 (태평)


김석진
..;;


김석진
13년 전에 죽은 애가 다시 나타나서는 인사하면 퍽이나 잘 받아주겠다...


전지연
...아,


전지연
그런가..


김석진
일단은 오늘은 집에 있어


전지연
...


전지연
...알겠어--


김석진
...


김석진
...정, 심심하면 거실가서 TV보던가


전지연
..!?


전지연
진짜??

지연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눈을 반짝인다.



김석진
응, 거실가 봐


김석진
볼 건 많으니까


전지연
(후다닥)

지연은 곧바로 거실로 달려나갔다.

...

..

.




...

포옥.-



전지연
와, 티비 짱 크네~

지연은 소파로 몸을 던지며 티비 리모컨을 만지작 거렸다.


띡.-

번쩍.-

지연이 전원 버튼을 누르자 티비 화면이 켜졌다.



전지연
오오...

지연은 크고 깨끗한 화면에 정신이 팔렸다.



김석진
...ㅋㅋㅋ


김석진
보고 싶은 거 있음, 말해


김석진
이걸로 움직이면 되니까

나는 간단하게 리모컨 작동법을 알려주었다.



김석진
잘 보고 있어,


김석진
난 파일 보고 받을 게 있어서 서재에 가 있을게


전지연
응~


김석진
무슨 일 있으면 서재로 와


김석진
알겠지?


전지연
어어~ (건성)

지연은 티비에 한눈 팔려 대답을 건성으로 내뱉었다.



김석진
...


김석진
서재가 어디인진 알지?


전지연
응, 2층 맨 끝~


김석진
...'피식'


김석진
그래, 놀고 있어

나는 지연의 대답에 안심하고 서재로 올라갔다.

...

..

.




타닥. 타다닥.-

타닥.

...



김석진
...

나는 올려받은 보고서를 확인한 후 노트북 화면을 접었다.


1시간 정도 붙잡고 있겠다는 예상과 다르게 4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김석진
으으,

장시간 앉아 있었던 탓에 몸이 찌뿌둥했다.

가볍게 몸을 일으킨 후


김석진
...?

시계를 보았다.

06:36 PM

김석진
벌써, 시간이...


김석진
...


김석진
...전지연, 뭐하고 있으려나

나는 생각보다 조용한 지연이 떠올랐다.

...

..

.




...터벅터벅

...

석진은 2층 계단을 내려와 거실로 걸어갔다.


김석진
...?

거실엔 소파에 얌전히 앉아서 티비를 보는 지연이 있었다.



김석진
뭔데,


김석진
뭔데, 이렇게 조용..



전지연
울먹)


김석진
..??


김석진
뭐야, 왜 그래;

석진은 울먹이는 지연의 얼굴을 보았다



전지연
너도 그럴거야...?



전지연
너도 그렇게 쉽게 갈아타는 거냐고..


김석진
???



전지연
핚씨..

...

..

.




_


_


다음화에 계속>>>>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