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친과 권태기인 나를 꼬시는 전 남친

29. 여행

여행을 간다 하면 최소 2주일 전부터 준비하는 여주와는 거리가 있는 갑작스러운 여행이 시작됐다.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며 달리는 석진의 차 안에 불 맛을 입히는 곱창처럼 마구 둠칫 거리는 2명의 인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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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설!마 했던 네가 나를 떠!나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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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설!마 했던 네가 버렸어어어~."

송여주

"최지수 마이크 이러려고 챙겨왔냐?"

시끄럽게 흐르는 반주 속에서 여주가 소리를 지르는 목소리로 지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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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응, 그럼 얻다 써?"

송여주

"으휴..."

무릎 위에 올려두었던 닭강정 하나를 이쑤시개로 찌르고 석진의 입으로 가져갔다.

그러자 석진은 앞에 시선을 집중한 채 닭강정을 받아먹었다.

송여주

"집중 잘 돼? 안 되면 뒤에 조용하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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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난 괜찮아, 재밌게 노시라 해."

송여주

"혹시 시끄러우면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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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응응."

뒷자리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함에도 앞자리에 앉은 둘은 조곤조곤 대화를 하며 동떨어진 분위기를 자아냈다.

송여주

"오오, 되게 좋다."

넓은 마당을 거쳐 집 안에 들어가자 펼쳐지는 넓은 거실, 서양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지는 가구와 인테리어.

여주의 취향을 잘 아는 석진의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송여주

"되게 예쁜데? 진짜 좋아!"

어린아이처럼 들뜬 얼굴로 방방 뛰며 계단 위로 올라갔다.

2층에는 여러 개의 방이 있었다. 1층과는 다른 오래된 집 느낌이 났다.

송여주

"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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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마음에 들지?"

주차를 마친 석진이 여주를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송여주

"완전."

여주는 오래간만에 들뜬 표정으로 그를 꼭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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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데려오길 잘했네."

뿌듯한 목소리로 헤헤 웃으며 꿀 떨어지는 눈빛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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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아이고 꿀 떨어지네!"

2칸 아래 계단에서 윤기가 그들을 보며 큰 소리로 말했다.

깜짝 놀란 둘은 총과 총알처럼 빠르게 튕겨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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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민윤기 왜 훼방 놔, 보기 좋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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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송여주 연애질 못 보겠어..."

송여주

"너도 연애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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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쟨 글렀어, 사람 없을 때 바다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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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러죠, 수영복 먼저 갈아입는 대로 나갈까요?"

송여주

"그전에 방 먼저 나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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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러자, 각자 하고 싶은 방 있어요?"

송여주

"난 여기 창문 큰 방."

여주가 계단과 가장 가까운 방 문 앞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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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저는 맨 끝에 방이요."

윤기는 손가락으로 아담하지만 화장실이 달려있는 끝방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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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수

"저는 여기 파란 방..."

여주의 방과 맞은편에 있는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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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럼 저는 남는 방 쓸게요. 자, 옷 갈아입을까요?"

"네~."

둘은 등에 맨 가방을 들썩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송여주

"오빠 원하는 방 아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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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내가 원하는 건 너 있는 방인데?"

송여주

"진짜? 바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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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니, 바보야. '네가' 있는 방."

송여주

"아... 뭐, 방 찾아오든가."

담담하게 말하고 뒤돌아 방에 가는 그녀의 말에 설레면서도 왜 놀라지도 않냐고 투덜거리는 석진이었다.

숨을 가만히 죽이자 평소보다 요란한 심장박동이 느껴졌다.

귀는 붉어졌고 가만히 문에 등을 기대고 있을 뿐이었다.

송여주

"..나 왜 이러지.."

오랜만에 느끼는 소소한 설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