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남친과 권태기인 나를 꼬시는 전 남친
마지막 화


예쁘고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진 거리.

맑은 얼굴로 주고받는 인사들.

꿈같이 펼쳐진 활기찬 시장.

이곳은 파리다.

이곳에 정착한지 이제 4년하고도 반년, 파리가 완전히 익숙해진 지금이다.

송여주
#여보세요?


최지수
#송여주!

송여주
#뭐야, 언니 되게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최지수
#나는 완전 잘 지내지! 넌 예전에 이사 갔다더니 좀 적응했나?

송여주
#완벽히 적응했지~, 회사가 안 챙겨줬으면 큰일 날 뻔.

송여주
#아, 그나저나 연애 사업은 잘 되시나?


최지수
#마침 그것 때문에 전화했어.

송여주
#뭔 일인데?


최지수
#나 겨울쯤에 결혼할 예정이야.

송여주
#뭐? 헐, 대박. 누가 청혼했어?


최지수
#민윤기 그 새끼 개 답답해서 그냥 내가 했지 뭐.

송여주
#언니 대박 멋져... 나 꼭 참석할게!


최지수
#당연히 그래야지 바보야. 나 끊는다?

송여주
#엉냐~.

여주가 파리에 간지 1년이 지나자 만나기 시작한 둘은 어느새 몇 년이 지나 결혼을 약속한 사이가 되었다.

송여주
"사귈 때 진짜 반대했는데 결국엔 잘 돼서 다행이네."

여주는 통쾌한 마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었다.


송여주
"뭐야, 얘 완전 잘나가네?"

커다란 건물 전광판에 태형의 화장품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그는 첫 데뷔작을 시작으로 하는 작품들을 잇따라 히트 치며 신인상까지 타낸 몸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연은 하지 못해 많은 팬들을 자연스럽게 서브파로 만들어버렸다.

송여주
"크, 얼굴에서 빛이 나네. 아주."

전광판을 잠시 뚫어져라 보며 리액션을 취한 뒤 일터로 출근했다.

이제 이곳에서의 시간도 반년 남았다.

그동안의 시간 동안 보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문득 생각나니 측은해지는 마음이었다.


캐리어 바퀴가 넓은 공항 바닥을 굴러가며 드르륵 소리를 냈다.

언제 오는지 통보를 안 해놨기에 마중 온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5년 만에 맡는 고향의 향기였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 신부가 있는 방 안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카메라 한대와 같이 사진 찍기를 기다리는 많은 지인들이 보였다.

그리고 낮은 단상 위 소파에 앉아있는 천사 같은 사람이 보였다.

송여주
"언니."


최지수
"어? 뭐야. 너 언제 들어왔어?"

자기 차례가 된 여주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옆에 앉았다.


최지수
"야이 씨... 마중이라도 나갔을 텐데 이게 뭐냐?"

송여주
"결혼 준비로 바쁜 사람 불러서 뭐해, 이틀 전이면 한창 바쁠 텐데."


최지수
"그건 그렇다 해도 연락 한 번을..."

송여주
"서프라이즈였지."

둘은 예쁘게 미소를 지으면서도 재잘거리며 수다를 떨었다.

송여주
"읏챠, 난 이제 가볼게. 파이팅!"


최지수
"그래 그래, 잘 가라."


방을 나와 홀을 둘러보니 민윤기가 사람들과 인사하는 것이 보였다.

송여주
"어이."


민윤기
"와 시바 뭐야."

얼마나 놀랐으면 별로 하지도 않던 욕을 씨불이며 여주를 반겼다.

송여주
"방금 지수 언니 보고 왔어. 축하한다."


민윤기
"지수 누나 지금 예쁘냐?"

송여주
"아, 넌 아직 못 봤어? 불쌍한 것."


민윤기
"안 보여준다잖아... 진짜 고집은 세서."

삐친 듯한 말투에 여주는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송여주
"예쁘니까 엄청 기대하고 있으라고, 이건 축의금."


민윤기
"아, 고맙다."

윤기까지 만나보고 나서 여주는 식장 안에 들어가 기다렸다.


식이 시작되고서 둘은 손을 잡고 꽃이 뿌려진 길을 노래에 맞춰 걸었다.

길의 끝에 도착하고서는 둘의 추억을 담은 영상이 나왔고 부모님에게 전하는 영상도 이어 나왔다.

그리곤 서로에게 편지를 낭독하고 반지를 나눠끼었다.

순식간에 모든 것이 지나가는 기분이었다.

일단 친한 친구였던 둘의 결혼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아서.

마지막에 단체 사진을 찍는 순간에도 현실감이 없었다.

단순히 잘 살라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모이면 다르겠지, 생각하며 사람이 빠진 식장을 바라봤다.


?
"저기요!"

누군가 여주의 어깨를 잡아 불러 세웠다.

송여주
"네?"

?
"저 기억나세요?"

그는 놀란 여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송여주
"어떻게 기억이 안 나..."

여주의 눈에서 작은 물방울들이 맺혀 떨어졌다.

송여주
"보고 싶었잖아..."

?
"나도야..."

그는 살며시 어깨를 토닥여줬다.

?
"다시 사귈래?"

여주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두고 갔던 사람 중 다시 볼 수 없을까 봐 너무 두려웠던 사람.

이제야 자신이 누굴 사랑했는지 깨달았다.


.

[완결]

.

지금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일주일 후에 비공개로 돌릴게요! 진짜 진짜 감사합니다...ㅜ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