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은 언제나 너였다.
06 | 나랑 사귈래?


계속해서 느껴지는 그녀의 시선을 무시한 채 수업을 들었다. 나의 이기심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태형이는 아파해야만 했고, 주현이는 내 눈치를 봐야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한걸까. 난 단지 태형이를 짝사랑했을 뿐인데.


배주현.
너 나한테 왜그래 정말.. 내가 잘못한게 있으면 말해줘. 응?

수업이 끝나자마자, 나에게 할 말이 있다며 옥상으로 온 그녀는 계속 내 눈치만 보다 말을 꺼냈다. 계속 우물쭈물거리는 그녀가 너무나 꼴보기 싫었고, 아무 눈치도 못채는 그녀를 좋아하는 김태형 또한 미웠다.


이지안.
잘못? 너 정말 모르는거야 아니면 모르는척 하는거야.


배주현.
그게 무슨..


이지안.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김태형이야. 근데 걔는 너만 보고 넌 다른 사람을 좋아하지.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짝사랑하는 상대만은 유지할 수 있겠구나 싶어서.


이지안.
근데 너 때문에 아파하는 태형이를 보면 아무 눈치 없이 웃기만 하는 네가 생각나서 너무 짜증나.


배주현.
지금 뭐랬어?


이지안.
존X 짜증난다고. 그냥 네가 너무 싫어서 미치겠어.


배주현.
너 참 이기적이구나.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배주현.
태형이가 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어 나도 태형이를 좋아하고. 내가 누구 때문에 내 마음 접고 있는데? 난 사랑보다 친구가 더 중요해 태형이와 서로의 마음이 같다 해도 언젠간 깨질 수 있는 관계가 연인 관계니까. 네가 뭐가 그렇게 억울한건데?


배주현.
너도 다른 사람들이랑 다를거 없네. 난 충분히 배려했는데 더이상 그럴 필요도 없겠고. 나도 나 싫다는 애 안잡아.

처음 알았다. 누구보다 내가 이 거지같은 상황에 대해 제일 잘 알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주 큰 착각이자 엄청난 결과를 불러올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옥상을 빠져나갔다.



[주현 시점]

믿었다. 유일하게 내 인간관계 중 2명을 믿었는데 그 중 한사람이 날 증오했다. 누구보다 나를 싫어하던 존재를 날 좋아한다고 오해하며 살아왔다. 나도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에게 절대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배주현.
태형아, 난 이제 너 밖에 없어.


김태형.
왜그래. 그 선배랑 안좋은일 있었어..?

그의 표정을 보고 뒤통수를 한대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내가 분명 상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내 표정이 안좋은걸 보자마자 나를 걱정해오는 그에게 대체 무슨짓을 한것일까.


배주현.
나 이제 연기하는거 힘들어. 넌 내 겉모습이 아닌 그냥 배주현으로 날 바라봐줄거지?


김태형.
당연하지. 뭐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는지는 몰라도 만약에 얘기할 수 있을때가 온다면 나한테 편하게 털어놔.. 친구잖아 우리.

‘친구’라는 단어를 말할 때 잠시 멈칫하다 말하는 그와 더이상 친구이고 싶지 않은 나. 나에게 더이상 신경쓸 건 없었다. 그냥 행복하고 싶었을 뿐이었고 이제부터라도 난 나의 행복을 조금씩 찾아가려 한다.


배주현.
태형아, 나랑 사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