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선은 언제나 너였다.
10 | 내 시선은 언제나 너 였는데 왜 넌 아닌거야.


그순간 태형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도 여태 신경쓰이던 부분들중 하나겠지. 누구라도 이상하게 생각할 부분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상처를 줬다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하지만, 그냥 너무 좋았던거겠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한다는게


배주현.
그 얘긴 왜 꺼내.


이지안.
그냥 궁금해서? 만약 네가 지민선배 좋아하면서 태형이 만나는거라면 난 언제든 너에게 물어봤을 질문이야. 그게 지금일뿐인거고.

내 말 하나하나에 반응하는 그의 표정과 그녀의 표정. 그녀는 뭔가 감추고 있음이 역력했다. 내가 아는 진실들을 아직 태형이는 모를테니. 지금부터 내 공격을 시작해보려한다. 매번 수비를 하던 내가 이젠 공격을 할 차례라는 거다.


이지안.
김태형, 너도 궁금하지 않아? 몇분전에 널 상처줬던애가 너한테 사귀자네?


배주현.
그만해 이지안.


김태형.
나만 모르는일이 대체 뭐길래 너희가 이러는건데. 주현아, 얘기해봐. 왜 사귀자고 한건데?

그녀의 떨리는 동공이 나에겐 행복으로 돌아왔다. 한때 친구였는데 난 왜 이러한짓까지 하며 그들 사이를 망치고 싶은걸까. 그냥 사랑하는 방법의 차이다. 누가 뭐라해도 난 그렇게 생각하려한다.


배주현.
너 좋아하는건 사실이야. 하지만, 내가 그날 너한테 고백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지안 때문이야.

둘이 깨져가는 꼴을 보자니 너무 행복했다. 그녀가 말을 이어가기 전까지만 말이다. 내가 상상하지도 못한 상황이 벌어질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못했겠지.


배주현.
지안이랑 싸우고 나서 너한테 와서 속상하다고 했을 때 문 뒤에 서있는 지안이를 봤어. 난 여태 너희 둘과 나의 관계를 지키고 싶어서 널 좋아하면서도 모르는척했어. 이지안이 널 좋아하니까.


김태형.
어? 그게 무슨..


이지안.
배주현, 뭐하는 짓이야.


배주현.
나도 이제 한계야. 네가 터트리려고 했던 일이 이런 결과를 초래할줄은 몰랐나봐?


김태형.
지금 이게 다 무슨말인거야. 그러니까, 주현이 너는 지안이가 날 좋아해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척을 했다는 뜻이야?


배주현.
응.. 그땐 내 우선순위가 내가 아니라 친구였으니까.

왜 나에게 조명이 비춰지는 이 순간까지도 짧은것일까. 왜 매번 내가 행복해지려 할 때 그걸 깨부수는걸까. 내가 드디어 조금이나마 행복을 느낄 상황이라 생각했는데 이 일이 주현이와 태형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지안.
왜.. 왜 넌 날 바라봐주지 않는건데?

결국, 매일 마음속에만 맴돌던 말이 터져나왔다. 너무나 억울했으니까. 왜 난 매일 모든 상황에서 지는것일까 그저 조용히 마음속에서만 그를 생각하다 그가 한번씩 내 마음을 찌를 때 잠시나마 설렜던게 다였다.


이지안.
내 시선은 언제나 너였는데 왜 넌 아닌건데. 왜 나만 이렇게 모든 상황에서 초라함을 느껴야하는건데.


김태형.
이지안..


이지안.
내 이름 부르지마.. 제발 나 흔들지 말라고. 배주현을 좋아하면 나를 제외한 누구에게도 그렇게 행동하지마.

아마 이 일로 우리 셋의 관계는 완벽히 나뉘었을것이다. 절대로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관계. 커플과 열등감과 질투심에 버려진 서브여자주인공이랄까. 정확히는 그렇계 얘기할 수도 없다. 다른 서브여주들은 남주를 흔들기라도 하니까.



그 사건 이후 더이상 나의 시선은 그에게로 향하지 않았다. 그냥 원래 나의 역할로 돌아왔다. 주연사이에 낀 조연이 아닌 반에서 좀 공부하는 조연들 중 하나로. 원래 이 자리가 내 자리였겠지.

이제까지의 상처들이 서서히 내 눈에 보였다. 내가 좋아하는 그 만을 바라보고 왔었다. 나에게 생긴 상처와 아픔들은 무시한채. 하지만, 막상 홀로 버려지니 제대로 느길 수 있었다. 내가 많이 힘들었구나 하고.


이지안.
후..

매일 같이 등교하고 하교하고 떨어져있던적 없던 우리가 떨어지게 될거라 누가 예상을 했을까. 막상 따로 다녀보니 알 수 있었다. 그들이 내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김태형.
나 불편해하는거 알고 있는데 우선 이거 먹어. 너 우리 불편해서 급식 안먹는거 친구로서 절대 못본다. 언제든 다시 돌아와 난 열려있으니까.

친구라.. 이게 우리의 관계였지. 오래 알고지낸 친구. 그보다 더 나아갈 수 없는 관계. 이 행동엔 무슨 의미가 있을가 과연 내 마음대로 의미부여를 해도 괜찮은걸까.


이지안.
태형아 말했잖아.. 네가 주현이를 택한 이상 우린 더이상 친구 할 수 없어. 난 매일 너희 둘의 모습을 보고 힘들어할거고 슬퍼할거고 너희 둘을 싫어하게 될테니까.


김태형.
너 진짜 고집 센거 알지? 네가 정말 불편하다면 그만할게. 난 매일 네 생각 존중하던 쪽이니까.

내 따분한 삶에 그가 존재함으로서 여태 행복했다. 가슴이 텅빈 느낌이던 지금도 그만 보면 심장이 뛰었다. 우리 사이에 특별한 무언가 생길까 기대를 해보고 싶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한번만 더 다가가고 싶다. 내 어두운 삶에 빛같은 존재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