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나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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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정은비
사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되는지 잘 모르겠어


정은비
굉장히 횡설수설 할 수도 있겠지만


정은비
잘 들어 주길 바랄게


최유현
.... 응


정은비
난 오늘 평범한 하루를 보낼 줄 알았어


정은비
그냥 평소대로 등교하고, 평소대로 공부하고, 평소대로....


정은비
원래 그랬던 것처럼 난 그렇게 학교 생활 할 줄 알았어


정은비
근데 하늘은 생각이 달랐나 봐


정은비
나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해 줬어


최유현
.....


정은비
사실 등교 때부터 너가 걱정 됐어


정은비
많이 힘들어 하는 너가


정은비
걱정되기도 하면서 불안했어


정은비
쉬는 시간이면 어김없이 난 너만을 생각했고


정은비
수업 시간이 되면 그저 선생님이 칠판에 적어둔 필기를 공책에 따라 적었어


정은비
그렇게 시간이 흘러 6교시가 되던 그 시간에


정은비
일이 하나 터졌어


최유현
........


정은비
6교시 수업을 진행하고


정은비
나랑 친구들은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었지


정은비
근데 갑자기 노크도 없이 앞문이 열렸어


정은비
앞문을 열며 들어온 사람은 다짜고짜 내 이름을 부르면서 나를 찾았어


정은비
내가 대답하자 그 사람은 유나의 행방을 물었지


정은비
그 사람이 찾는 유나는 바로 너고


최유현
......


정은비
근데 지금 내 곁에 있는 건 '최유나' 가 아니라 '최유현' 이잖아


정은비
그래서 난 모른다고 대답했어


정은비
나는 '최유나' 가 아니라 '최유현' 과 함께 있으니까


최유현
......


정은비
근데 그 사람이 그러더라 자기가 모를 것 같냐고


정은비
'최유나' 가 '최유현' 이라는 거 모를 것 같냐고 하면서 나에게 다시 '최유현' 이 어디 있냐고 물어봤어


정은비
그때 정말 '알려주면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정은비
그래서 안 알려 주겠다고 했더니 협박을 하더라 너를 상대로


최유현
.......


정은비
근데 자꾸 그 사람이 너를 '최유나' 라고 부르니까


정은비
나도 부르고 있지 않은 '최유나' 라고 부르니까


정은비
화가 나더라


정은비
그래서 내가 '최유나' 가 아니라 '최유현' 이라고 얘기를 했는데


정은비
동일인물 이라면서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 사람에게 화가 나서 소리쳐 버렸어


정은비
그딴 소리 지껄이지 말라고


최유현
......


정은비
계속 쓰던 존댓말도 나오지 않더라


정은비
나는 내 안에 있던 모든 말들을 그 사람에게 퍼 부었어


정은비
내가 계속 생각만 하던 그 이야기를 다 얘기했어


정은비
계속 속으로만 생각하던 모든 생각들을 다 내뱉었어


정은비
그러다 보니까 그 사람이 내 뺨을 때렸고,


정은비
난 그대로 맞았어


최유현
......


정은비
그럼에도 난,


정은비
내가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은비
너 생각밖에 들지 않더라


정은비
아프다는 느낌도 안 들고....


정은비
아프다는 생각도 안 했어..


정은비
그저... 너 생각으로 가득했어....


정은비
한참 그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정은비
수업시간이라는 게 생각나서....


정은비
그냥 경고만 하고 내보냈어....


최유현
.......


정은비
..... 끝이야....


최유현
넌 왜 너 생각을 안 해?


최유현
왜 너만 생각해?


최유현
바보야


최유현
그러면 누가 너 좋아해 줘?

39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