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김소정] 나조차도


하....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내가 다 잘못한 거야?

일이 잘 풀리면 너희 덕분이고

일이 잘 안 풀리면 나 때문이야?

왜 그러는건데?

도대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다고..

아...

나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

미안해.

나도 모르겠어.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어.

그래....

나도 날 잘 모르겠는데,

너희는 오죽하겠니....

내가 막

내 마음 좀 알아달라고

빌 수도 없는 노릇이고.....

미안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얘기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따지려 해서

많이 미안해.

내가 먼저 나에 대해서 알아야겠다.

내가 너무 욕심 냈네.

나도 잘 모르는 나에 대해서 제발 좀 알아달라고 빌었네.

내가 나에 대해서 잘 알고 그런 부탁 했어야 했는데...

그치?

하...


김소정
너무 싫다, 이런 나라서.


김소정
너무 밉다, 이런 나라서.


김소정
나 너무 이기적인가 봐.


김소정
나조차도 날 모르는데


김소정
나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거 아니냐며 짜증내고 있어.


김소정
이런 성격... 없애야할텐데...


김소정
이런 성격... 너무 싫은데....


김소정
하... 답답해..

아무도 없는 이곳에 홀로 남아

생각에 잠겼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싫어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내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못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난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건가?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리는건가?

10가지의 질문 중 내가 정확히 대답할 수 있는 건,

4가지 뿐이었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나는 무엇을 싫어하는지,

나는 무엇을 못 하는지 까지

기본적인 정보에 나의 단점들밖에 답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난 의심된다.

기본적인 정보들 또한 정확한 건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나의 이름과 나이, 성격, 사는 곳, 학교, 가족 관계, 친구 관계 등등...

내가 정확히 알고 있는 게 맞기나 한 것일까?

나조차도 모르겠다.

나조차도 의심스럽다.

나도 내가 밉고,

이런 내가 싫다.

진짜 내가 왜 사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도대체 뭘 하는지조차 모르겠다.

정말,

아무것도,

하나도 모르겠다.


김소정
너희들이 날 답답해 하는 게


김소정
어찌 보면 맞는 것 같아.


김소정
나에 대해서 알아가려고 해도


김소정
내가 날 모르니까 알아가는 게 없잖아.


김소정
미안해, 애들아.


김소정
이런 나라서 너무 미안해, 애들아.


김소정
나조차도 날 제대로 모르는 나라서 미안해.


[김소정] 나조차도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