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김소정] 내가 말이 없는 이유


맞아.

나 말 없어.

왜냐고?

하고싶은 말은 많아.

다만 표현하지 않는 것 뿐이야.

왜 그러냐고?

어떻게 말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그래.

어떤 말을 해야될 지 모르겠어서 그래.

어떻게 말해야 너희의 기분이 안 나쁠지 몰라서 그래.

'혹여나 내 말로 너희들이 상처 받으면 어쩌지?'

'내가 장난으로 했던 말이라도 너희들의 기분이 나쁘면 어쩌지?'

'내 말로 인해 나에 대한 믿음이 깨져버리면 어쩌지?'

'내가 말하는 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 때문에,

그러한 쓸데없는 걱정 때문에,

그래서 그래.

내가 말이 없는 이유.

이것 때문이야.

그래서 그런지

너희들은 날 많이 답답해하더라.

내가 말이 없어서,

내 의견을 표현하지 않아서,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너희들은 나에게 물어볼 때,

한참을 기다리더라.

내가 답해주길 바라더라.

근데 그거 알아?

내가 말이 없는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거.

내가 언급했던 것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는 거.

몰랐지?

몰랐겠지.

모르는 게 당연해.

왜냐고?

너희들, 나한테 관심 없잖아.

나를 바라봐주는 건,

나의 의견을 물어보는 건,

나에게 관심 가져주는 건,

학교 활동 빼곤 없잖아.

안 그래?

애초에 나한테 관심도 없으니까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 마음이 어떠한지

전혀 모르는 거 아니야?

내가 먼저 말을 걸어도

"응?"

"아니."

"아 진짜? 알겠어."

"그래."

이러한 짧은 답변 뿐이잖아.

그러면서 너희는 나에게 자세한 답을 원하고 있어.

그런 너희에게 내가 마음을 열 수 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있잖아.

나한테 원하는 걸 얻기 전에

너희부터 행동을 바꿔 줘.

나에게 많은 걸 바라지 마.

나도 너희에게 말할 땐 하잖아.

너희가 나에게 원하는 게 있을 때 말을 거는 것처럼

나도 너희에게 원하는 게 있을 때 말을 걸게.

하고 싶은 말은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김소정
내가 말이 없는 이유는 간단해.


김소정
혹여나 너희들이 내 말을 듣고 마음에 들어하지 않을까 봐.


김소정
혹여나 너희들이 내 말을 듣고 힘들어할까 봐.


김소정
혹여나 너희들이 내 말을 듣고 아파할까 봐.


김소정
혹여나 너희들이 내 말을 듣고 상처 받을까 봐.


김소정
아무도 나에게 관심 주는 이가 없으니까.


김소정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려 하지 않으니까.


김소정
아무도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지도, 잡아주지도 않으니까.


김소정
단지 그 뿐이야.


김소정
다른 이유는 없어.


김소정
내가 입을 열지 않는 이유는 단지 이러한 이유야.


[김소정] 내가 말이 없는 이유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