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결혼을 하게 된 내 정체는 반인반수입니다.
15. 수면제 먹냐고 물어봤죠?



**


"수술은 잘 끝났고요•••"



김여주
으음...

주변에서 들리는 말소리에 잠에서 깼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게 꽤 다친 것 같았다.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여 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자 보이는 천장에 가만히 눈을 꿈벅였다.

그리고는 문득 생각나는 그 이름을 나지막히 불렀다.



김여주
...정국씨.


그러자 주변에 있었던 건지 정국씨는 바로 나에게 다가왔다.


전정국
괜찮아요?


전정국
정신이 들어요?


전정국
잠시만요, 선생님 불러올게요.


다시 나가려는 그에 나도 모르게 그의 손목을 탁 붙잡았다.

그러자 그는 싱긋 웃어주고는 밖으로 나갔다.



**


의사
일단 일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본 뒤에 이상없으시면 퇴원하셔도 됩니다.


전정국
감사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의사선생님은 나가셨고 병실에는 나와 정국씨 둘만 남게 되었다.

회사에서 급하게 온 듯 반듯한 수트에서 넥타이를 풀어헤친 모습에 나는 정적을 깨고 조심히 입을 열었다.



김여주
...


김여주
...회사는요?


전정국
지금 회사가 중요한가요,


전정국
여주씨가 다쳤는데.

나는 정국씨의 말에 입술만 꾹 깨물었다.

미안해하는 나를 보더니 정국씨는 씨익 웃더니 말했다.


전정국
그리고 나 회장님 아들이잖아요.

나는 그의 농담에 살풋 웃으며 말했다.


김여주
그거 권력남용이에요.

정국씨는 웃으며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김여주
...죄송해요.


김여주
중요한 서류라고 하셨는데...


전정국
아니에요.


전정국
오히려 내가 미안하죠.


전정국
내가 서류를 놓고가서 이렇게 된거니까.


김여주
...


전정국
좀 더 자요,


전정국
저녁 먹을 때 깨워줄게요.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작게 두어번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잠들기 직전 내 손을 감싸는 따뜻한 손이 느껴진 것도 같다.


**


11:12 PM


김여주
...여기서 주무시게요?


병실 안 소파에 담요를 펼치는 그에 나는 깜짝 놀라 물었다.


전정국
네.


김여주
멀쩡한 집 놔두시고 왜...


전정국
여주씨가 여기에 있으니까요.


김여주
...


전정국
그리고 어차피 집가도 잠 못자요.


김여주
네?


전정국
예전에 물어본 적 있죠?


전정국
수면제 먹냐고.


김여주
...


전정국
먹었어요, 원래.


전정국
내가 옆에 사람이 없으면 잠을 못자요.


전정국
그래서 여주씨한테 같이 자자고 했던 거였어요.


김여주
그럼 제가 늦게 온 날 안주무시고 계셨던 것도...


전정국
여주씨랑 자고부터 잠을 잘 잤었는데,


전정국
여주씨가 없으니까 또 잠이 안와서요.


전정국
근데 이제 수면제도 없고 그래서.


그랬구나.

한 가지의 궁금증이 해결되니 오히려 더 많은 궁금증이 생겨버렸다.


그의 말이 끝난 뒤 꽤나 긴 정적이 이어지자 정국씨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내 머리를 몇 번 쓰다듬고는 말했다.


전정국
이만 자요, 늦었어요.

그에 나는 조용히 그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