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너밖에 안보여
33화 <정국>


중앙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는 동안 잊은 것이 생각났다. 우산.... 안 들고 왔다.

하지만 비도 그쳐 있었고 귀찮아서, 나는 그냥 현관을 나왔다.

조금 걷다 보니 몇 방울 떨어지던 비가 금세 거세졌다.

그제야 후회했지만 이미 물은 쏟아진 뒤였다.

급하게 근처 정자로 들어가, 휴대폰을 꺼냈지만 태형이를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

껐다 켰다만 반복하는데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최소연
저.... 오빠 혹시 우산 없으세요?

돌아보니 예쁘장한 얼굴에 긴 생머리를 한 여학생이 서 있었다.

기억났다. 같은 동아리에 막내였던 것 같은데. 이름이 최소연이었나.

최소연
저 기억하세요? 동아리에...


전정국
아... 기억나.

최소연
괜찮으시면 같이 써요. 이거 2인용이예요.


전정국
고마워, 소연아.

살짝 웃으며 소연의 옆으로 가자 따라 웃어 보이는 소연이었지만,

아무리 봐도 태형이 더 예쁜 것 같다.

그 생각 탓에 어떠한 마음도 들지 않았다.

김태형... 지금 또 자고 있을 텐데.

안 부르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소연을 따라 걸었다.

학교 이야기 말고는 별로 말을 꺼내지 않으며 걷다 보니, 어느새 집 앞이었다.

태형 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전정국
다 왔어. 고마워.

최소연
아, 네!! 잘 들어가세요.

소연이 애들 틈으로 사라지는 건 한순간이었다.

그걸 잠깐 응시하다 아파트로 들어갔다.

문을 열자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태형에,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만 깊은 생각에 빠졌는지 미동이 없다.


전정국
태형아.

이름을 부르자 그제야 나를 돌아본다.

웃으려는 순간 몸이 당겨지고 입술이 겹쳐졌다.

조금 놀라기는 했어도 별로 생각은 없었다. 많이 외로웠나, 뭐 이 정도.

목이 졸려 조금 눈살을 찌푸리며 손을 톡톡 치자 그제야 내 옷자락을 놓아 준다.

뭔가 평소의 김태형과는 달랐다.

그럼에도, 나는 병신같게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