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
#02 - 수난시대




배진영
저기 너블씨?? 표정이 왜그렇게 썩었냐 똥이라도 밟았나보지


너블이
......


배진영
뭐야.. 진짜야?


너블이
아니 그냥 내가 좀 바보같아서...



배진영
니가 좀 바보는 아닐텐데 아주 바보아니냐

해맑은 표정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배진영의 장난에 화가 날법한데도


너블이
그런가보다..

라고 대답하는 나였다


배진영
??


너블이
헙...


박지훈
??


옆에있던 책을 꺼내려고 손을 뻗었던 모양임에도 불구하고 티가 팍팍 날정도로 흠칫 놀라고 말았다



박지훈
혹시...


너블이
아니! 절대로 이상한 사람인줄 알고 뒤돌아봐서 깜짝놀란건 저얼대로 아니에요!!!


박지훈
???


너블이
아.. 아니.. 그..저



박지훈
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닌데

말을 마치고 그자리를 떠나가는 남자였다

흔히 말하는 '쪽팔린다'라는 단어는 진정 이럴때 쓰는말이 아닐까..


너블이
아.. 나 혹시 엄청난 바보중에 바보인가?



박지훈
풉ㅎ

가까이 있는것도 아니었는데 귀가 밝았는지 내말을 듣고 피식 웃는 그였다


너블이
설마 들은건가?? 아니겠지??

사람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사람이 아닌걸까..

책을 살펴보며 머리를 긁적이더니 다시 이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남자였다


박지훈
저기...


너블이
정말 바보같다...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졌다는 사실은 거울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였다


박지훈
혹시...


너블이
아뇨!! 그쪽이 바보라는게 아니라 제가 바보같다는..


박지훈
네??

오늘 너블이 인생 최대위기다


박지훈
그게 아니라 책빌리는것 같길래 혹시 독서감상문 숙제하려는게 아닌가 해서..


박지훈
그보다 명찰보니까 같은 학년인것 같은데 2학년 맞아?

우리학교는 명찰로 학년을 구분해놓아서 남자가 같은 학년임을 수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박지훈.. 인건가


너블이
네..


박지훈
편하게 반말할게! 싫으면 말해줘


너블이
응..ㅎ


박지훈
그게 내가 독서감상문 숙제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물어보려고..#@%_!

얼굴을 보자 내가 왜그렇게 당황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알게되었다


너블이
잘생겼다...



박지훈
뭐라고?

띵 동 댕 동 - 어느새 민망함을 깨고 다음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다


박지훈
풉..ㅎ 그럼 다음에 보자!

멀어저가는 지훈의 뒷모습이 보이는데도 너블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너블이
하하...

너블이 인생 최고의 수난시대를 꼽자면 오늘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