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약속해, 소중히 간직해
06. 약속


역시 친구가 있다는건 너무 좋은것같았다.

항상 날 아껴주고, 내 생각을 먼저 해주는 친구들...

그런 사람들이 있어서 항상 행복할 수 있다.


지선
하영아, 고마워.


하영
갑자기?


지선
그냥. 내 친구 해줘서.


하영
갑자기 어색하게 왜 그래!


지선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


하영
나도 좋아. 너랑 친구할수 있어서.


지선
있잖아 하영아. 우리 하나만 약속할까?


하영
약속?


지선
응. 약속.


지선
영원히 지킬 약속.


하영
뭔데?


지선
항상 서로 곁에 있기로 약속.


하영
새삼스럽게 왜 그래~


하영
너무 당연한걸~


지선
그래도 약속하자.


하영
야, 너 무슨 일 있냐? 갑자기 왜 이래?


지선
아니. 그냥. 갑자기 하고싶어서. 너랑 약속을.


하영
그래. 약속해.

따듯한 미소로 날 보는 하영이...

정말 이 약속만큼은 꼭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왠지모르게, 지킬것 같았다.

다른 어떤 사람이 아닌, 하영이니까.

[8년 전, 지선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어느 가을 날]

아빠
지선아, 오랜만에 아빠랑 둘이서 나왔는데 어때?


지선
좋아요!

아빠
지선이는 엄마랑 있을때가 더 좋아, 아빠랑 있을때가 더 좋아?


지선
음...난 둘 다!

아빠
여기 강 이쁘다, 그치?


지선
응!

아빠
여기가 어디인지 알아?


지선
어디야?

아빠
여기는, 엄마랑 아빠랑 처음 만난 곳이야.


지선
와!

아빠
그때도 오늘 처럼 가을이 시작되고 단풍이 참 예뻤는데...


지선
우와...엄마랑 아빠 얘기 들려줘!

아빠
허허허...우리 공주님이 엄마아빠에 대해서 궁금하시구나!


지선
응! 궁금해!

아빠
그런데 지선아, 아빠랑 약속 하나 할래?


지선
약속?

아빠
응. 약속.

아빠
영원히 지킬 약속.


지선
뭔데?

아빠
지선이랑 아빠랑 영원히 서로 곁에 있기로 약속.

아빠
영원히 사랑하기로 약속.


지선
난 아빠 사랑해!

아빠
그럼 약속 하는거다~


지선
응! 약속!


[그리고 1년 뒤]


지선
엄마? 우리 왜 병원에 온거야?

엄마
지선아.....


지선
왜 그래? 엄마 울어?

엄마
지선아............


지선
무슨일 있어?

엄마
엄마가 미안해...


지선
갑자기 왜 그래? 그리고 왜 병원으로 대려온거야?

엄마
지선아...

엄마
아빠가........


지선
아빠? 오늘 일하러 가셨잖아!

엄마
아빠가.........

엄마
오늘 일하고 집에 오시는길에...

엄마
사고를 당하셨어.........


지선
...

엄마
아빠가....못 깨어나실수도 있대....


지선
......

엄마
지선아...엄마가 미안해......


지선
......


지선
엄마가...왜....미안한데...


지선
왜 미안한건데?!!!!


지선
약속 안지킨건 아빠인데 왜 엄마가 미안한건데??!!!

엄마
지선아...


지선
그럼 처음부터 약속하지 말았어야지!!!


지선
영원히 나랑 같이 있기로 약속하지 말았어야지!!

울먹이며 병실을 뛰쳐나왔다.

말도 안돼....

아빠는 그때 나랑 약속했어.

영원히 서로 곁에 있기로 약속했다고!!

그런데 왜...

왜!!!

약속을 안지킨거야....

도대체 왜.....

처음부터...약속을 하지 말았어야해.......

나만 아프잖아........

아빠는 내가 얼마나 힘든지도 모르는데 나만 아프잖아!!!

약속 못지키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

그게 아빠건 누구건 약속 안지키는사람이 제일 싫어!

두번다시 약속같은거 안하고 살거야....

어짜피 약속 해도 못 지킬게 뻔한데....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을거야...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아빠도 나랑 약속을 못지키는데 왜 다른사람이랑 약속을 해!

약속같은거 절대로 안하고 살거야!

절...대......로........


그렇게 난,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 누구와도 약속이란걸 안하면서 살아왔었다.

약속을 안하면, 나도 다칠일이 없을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 오늘 하영이랑 한 약속이 처음이다.

7년만에 다시, 약속이란걸 했다.

솔직히 난 두려웠다.

하지만 딱 한번, 이번만큼은 용기를 내보고 싶었다.

난 하영이를 믿으니까.

하영이는 내 단짝 친구니까.

마음 한편에서는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재발, 우리의 약속을 소중히 간직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