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약속해, 소중히 간직해

09. 하고싶지 않았던 말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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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일단 왔으니, 먹고싶은거 있어? 오늘은 내가 사주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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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오~ 그럼 난 께이끄. 오랜만에 띠라미수 께이끄 먹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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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으이그...그놈에 께이끄 정말...

그런데 오늘따라 케이크가 당기긴 했다.

하영이가 좋아한다는 티라미수 한조각, 내가 먹고싶었던 슈크림 케이크 한조각과 모카 2잔을 들고 하영이가 앉아있는 자리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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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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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우와!!!!!!! 맛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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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오~여기 카페 케이크 좋다...소개해줘서 고마워! 자주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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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역시 내가 최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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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으이그...그래! 이번엔 인정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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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그래서, 물어보고 싶은게 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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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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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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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그냥....갑자기 든 생각이 있어서 말하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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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우리 둘이 오래 알고 지냈는데 생각해보니까 서로에 대해서 모르는게 너무 많은것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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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하긴...그말이 틀린것 같지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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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그래서 그런데, 서로 어렸을때 이야기 하나씩 들려주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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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어렸을...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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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응! 내가 너 만나기 전 얘기말이야. 그냥, 이런얘기 하면서 너를 좀 더 알아가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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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갑자기....

사실 난 많이 당황했었다. 갑자기 하영이가 왜 이런걸 알고싶어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무엇보다, 내 과거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았다.

'과거' 이야기라고 하면 나한테 떠오르는 얘기는 항상 딱 하나였다.

한때는 가장 행복했다고 생각했던, 나한테는 가장 큰 상처로 남아있는 그때의 그 아픈 기억.

솔직히 말해서, 그때 기억 외에는 어렸을적 기억이 거이 없다.

마치 그때의 기억이 내 모든 다른 추억들을 삼켜버린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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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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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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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갑자기 멍하게 앉아서 뭐하냐? 안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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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어...미안. 그냥 생각하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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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얘기 해주기 싫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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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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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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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일단 먹고 나가자. 나가서 얘기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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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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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우리 어디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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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일단 같이 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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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이야기 해달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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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응. 알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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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그러면 일단 따라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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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너한테 보여주고싶은 장소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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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와.....여기 진짜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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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이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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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응. 너무 좋다~ 여기가 너한테 추억의 장소같은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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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추억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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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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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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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여기가? 도대체 왜? 여기 너무 이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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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의 기억이 있는곳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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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싫어하는...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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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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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그러면 왜...싫은 기억이 있는 장소로 온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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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이게 내 어렸을때의 유일한 기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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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

유일한 기억이 아픈 기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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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괜찮아. 그냥 이번 기회에 말해버리고 잊어먹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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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네가 알게되면 나 혼자만의 얘기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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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

내가 혼자서 그 기억들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어지니까.......

맞다. 항상 난 그 아픈 기억들을 꽁꽁 묶은듯 내 마음속 깊이 묻어뒀었다.

그런데 하영이가 갑작스럽게 과거 얘기를 해달라고 했을때, 나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지금 그때의 기억들을 꺼내서 얘기한다면...

혹시 그 기억들을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꺼내버릴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