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약속해, 소중히 간직해
10. 괜찮아



지선
있잖아, 하영아.


하영
응?


지선
넌 어떻게 생각해?


하영
뭐에 대해서?


지선
음...너한테 약속이란건 뭐야?


하영
약속? 갑자기 왜?


지선
그냥. 다른 사람이 약속이라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져서.


지선
난 약속이라는건 한 사람 한 사람마다 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


하영
나에게 약속이 뭔지 물어보는거지?


지선
응.


하영
나에게 약속은...


하영
너야.


지선
...나?


하영
응. 나한테 넌 약속이야.


하영
소중히 간직할 약속.


지선
하영아...


하영
네가 그랬잖아. 나랑 영원히 친구하기로 약속하자고.


하영
너도 그렇겠지만, 나도 약속 어기는걸 정말 싫어하거든.


지선
너도 나랑 참 비슷하구나...


하영
서로 알아갈수록 더 많은것 같아. 우리가 비슷한 점이.


하영
아, 그래서 여기서 있었던 너의 기억이 뭐야?


지선
아...


지선
가족얘기야.


하영
어렸을때?


지선
응.

그렇게 해서, 난 하영이에게 모든걸 다 말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처음에 얘기를 시작했을때는 입을 떼기 힘들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얘기를 계속 하다 보면, 뭔가 생각보다 수월하게 나온것같다.


지선
그래서 그렇게 된거야.


지선
너랑 그때 한 약속이, 내가 그 날 이후 처음으로 누구랑 약속을 한거였어.


하영
와........

많이 놀랬는지, 하영이는 한참을 앉아서 멍때리듯 강물을 쳐다보고 있었다.

한 5분쯤 지났으려나...

내가 막 말을 걸려고 할때, 하영이가 돌아서 나를 봤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나를 안아주었다.


지선
하ㅇ...

갑자기 말문이 막혔다.

그때 느낌은, 마치 어렸을적 종종 안겼었던, 포근한 아빠의 품과 너무나도 비슷했다.

갑자기 쏟아져 내릴것같은 눈물에, 난 애써 참으며 훌쩍거렸다.


하영
괜찮아. 울어도 돼.


하영
난 항상 이렇게 네 옆에 있을거야.

그 말 한마디에, 난 모든걸 내려놓고 펑펑 울었다.

원래 워낙 조용하고 감정표현도 서투른 편이여서, 눈물같은것도 항상 참으면서 지내왔었다.

그런데 오늘은 내 자신이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여때까지 참아온, 숨겨온 눈물이 폭풍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런 내가 창피하게 느껴졌다는건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괜찮을것 같았다.

"괜찮아. 울어도 돼."

하영이의 목소리가 가슴속에서 나를 다독였다.


하영
괜찮아, 지선아.


지선
고마워...


지선
내 곁에 있어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