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과거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Ep.67. 어느날, 과거의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후, 많은 생각을 해봤다.

나와 도여주가 전화를 한 지도 벌서 3년. 정말 수많은 일들을 겪어 온 우리가 왜 지금와서 이렇게 갈등하고 있는지를.

처음 이 전화가 연결되었을때만해도 마치 한 줄기 희망같았던 전화는, 이제 유일한 희망이 되어 우리를 옥죄고 있었다.



민윤기/19
.....


민윤기/19
잠깐만....

지금 도여주가 나와 그 아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면.... 어쩌면 그 해답은 간단한게 아닌가..?




10:59 PM

11:00 PM
뚜루루루

11:00 PM
뚜루루루—


달칵,,




민윤기/19
.....


민윤기/19
...여보세요..?



도여주/23
......


민윤기/19
여주야, 듣고 있어..?


도여주/23
..



민윤기/19
...ㅎ, 왜 말이 없어. 나 괜찮아.


도여주/23
....


도여주/23
...너 앞에서.. 그렇게 고민하는 모습 보인게 미안해서....


민윤기/19
그게 왜..?


도여주/23
나는... 지금까지 이 전화를 하면서 너 하나만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었는데.....


도여주/23
초원이가 너 덕분에 살게 된 것도,. 초원이를 구하다가 너가 죽게 된 것도....


도여주/23
....지금, 그럼에도 너가 초원이를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싫어.



도여주/23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 ..원망스러워.



민윤기/19
그게 왜,


민윤기/19
당연한거야. 너는 따뜻한 사람이잖아. 그리고....



민윤기/19
초원이를 구하는거,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을수도 있을것같아.



도여주/23
...뭐..?



민윤기/19
네가 나한테 그날 버스도 타지 말고,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민윤기/19
그 버스에 타지 않게 하는게 목적이라면, 내가 미리 초원이가 타는 곳에서 기다리다가 그 버스만 타지 않게 하면 되는거 아니야?


민윤기/19
나는 과거의 초원이를 만날 수 있잖아.



도여주/23
...그,래도 그날 밖에 나가면......


민윤기/19
야, 내가 어린애냐?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을게.


민윤기/19
사실 너도 지금 마음이 엉망이잖아. 혼자만 또 고민하고, 응?



도여주/23
.......


민윤기/19
괜찮아. 난 안죽을거야. 너가 3년동안 말해준게 그거잖아.


도여주/23
.....


도여주/23
.....흐윽,



아무리 많은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고 또 먹어도 왜 나는 여전히 어린애같은지.

언제나 나보다 어른스러웠던 너의 말에 나는 또다시 위로를 받고, 눈물이 난다.



도여주/23
고마워.......


도여주/23
...고마워.... 윤기야..



뚜

뚜—







도여주/23
그래서 결론은, 초원이가 다치지 않게 할 수 있다는거에요.

초원이 어머님
잠깐, 잠깐......


초원이 어머님
지금 조금 혼란스러운데, 그 전화는 뭐고.. 버스는 뭐고.... ..우리 초원이 다리가 나을 수 있다고요..?


도여주/23
엄연히 말하자면, 아예 사고를 겪지 않게 하는건데요,


도여주/23
....사실, 그..날 초원이를 구해준게 제 친구거든요. 윤기라고. 진짜 좋은 앤데,


도여주/23
......



도여주/23
저는 지금.. 19살의 윤기. 그러니까 그 사고가 일어나기 전의 민윤기랑 전화통화를 할 수 있어요


도여주/23
그래서 미리... 그 사고를 알려주고, 피하게 할 생각이었는데.....

초원이 어머님
.....

초원이 어머님
....그럼....



도여주/23
걔가, 그 날 이모랑 초원이를 미리 만날수만 있으면...


도여주/23
사고를.. 피할수 있어요.


나초원
사과! 나 사과 좋아해!!


도여주/23
ㅋㅋㅋ초원이 사과 좋아해?


나초원
응!!



초원이 어머님
........


도여주/23
그래서.. 혹시, 그날 착장이나.. 어디서 버스를 타셨는지 기억나시는게 있으시다면... 알려주실 수 있으실까 해서요.

초원이 어머님
....

초원이 어머님
...당연하죠....





그날 초원이는 노랑색 원피스를 입었어요.

소매랑 밑부분에 프릴이 달려있고, 허리에 리본도 있는,


양말은 흰색 양말을 신었었고... 신발은 검정색 구두를 신었어요. 그맘때 애들, 그런거 좋아하잖아요....ㅎ

머리는... 반묶음으로 묵고, 아이가 해달라는 핑크색 방울을 달아줬어요. 움직일때마다 햇빛에 반짝거리더라고요....




도여주/23
- 야 너, 절대, 막 위험하게 그러면 안돼, 위험하겠다 싶으면 바로 몸 사리고 어?


도여주/23
- .....꼭 살아, 꼭.





민윤기/20
아 진짜... 아직도 나를 애로 보나,


민윤기/20
...날씨 하나는 진짜 끝내주게 좋은날이네.




2020년 3월 9일


디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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