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심장이 죽는다고 말했다.
02 | 현실 도피


멈칫-.


전 정국
수아야..-


한 수아
응..?


전 정국
방금 뭐라고 했어?

순간 내 귀가 잘못된 걸까..?

그래, 내가 잘못 들은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그녀의 말을 제대로 들었음에도 애써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던 나는 그녀에게 재차 물었다.


한 수아
아, 그.. 나 교모 세포종이래


한 수아
수술 하더라도 통증은 줄여 줄 수 있지만.. 살 수 있을거라고 장담은 못한대-.


한 수아
이미 시기를 놓쳐버렸다나..?


전 정국
…아니야, 장난치지마.


한 수아
난 여지껏 아픈게 별거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겨버렸는데-


한 수아
이럴 줄 알았으면 꾹이 네 말 듣고 진작에 병원에 먼저 가보는건데..

내 탓이다..

모두 다 내 부주의가 만들어 낸 일이다.

수아가 아프다고 이야기 할 때에 괜찮다고 말하더라도 병원에 데려갔어야 했다.

그렇게라도 데려가서 검사를 받아보게 했어야 했었는데..-

이 모든건 다 나의 불찰로 인해 생긴 일이다…


전 정국
다른 병원에 한번 가보자-.


한 수아
다른 병원이라니 정국아.. 그게 무슨소리야?


전 정국
그 병원이 잘못 된 거일 수도 있잖아.


한 수아
그게 무슨..-


전 정국
분명 오진일거야.. 그럴거야-.


한 수아
…자기야..-


전 정국
뭔가.. 진단이 잘못된 게 틀림없어.

그렇게 나는 카페를 박차고 나와 수아를 데리고 다른 병원으로 향했고 검진을 하고 결과를 기다렸다.

분명 그 병원의 의사가 돌팔이 새끼여서.. 그래서 진단을 잘못 내린거리라 믿고싶었기 때문에…

그러나..-

담당 주치의
이전 병원에서 진단 받으신대로.. 교모세포종이 맞습니다.


전 정국
…-

두 귀로 똑똑히 들었으면서도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라고 표현하는게 더 맞는 말이겠지-.

담당 주치의
한시라도 빨리 입원하셔서 수술 날짜를 잡으시는게..

나는 의사의 말을 뚝 잘라버리곤 그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목을 잡고 의사의 부름을 뒤로한 채 진료실을 나왔다.


한 수아
ㅈ,전정국..! 너 뭐하는거야!?


전 정국
아냐.. 아닐거야-.


전 정국
다른 병원.. 다른 곳으로 가서 검사 받아보자…


한 수아
…-


전 정국
뭔가 이상해.. 다들 제정신이 아니야-.

나는 애써 그 현실을 부정하고자 수아를 데리고 큰 병원이란 병원은 다 가보았다.

하지만.. 진단은 달라지지 않았다. 어디를 가도 어느 의사를 만나도.. 모두들 똑같은 기계처럼 하는 말은 같았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에게서 제일 소중한 너를 뺏어가기 위해 아주 지독한 장난을 치는 것만 같았다.

지금 난.. 이 지독한 현실을 부정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