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 심장이 죽는다고 말했다.

05 | 말할 수 없는 두려움

그렇게 나는 수아를 뒤따라 병원 옥상에 있는 정원을 향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수아는 옥상 정원에 발을 딛자마자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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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꾹아, 오늘 날씨 무지좋다-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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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근데 무지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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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그러게, 여름이라고 해도 믿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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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이러다 통 구이 되겠다..-

날씨가 더운 탓에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고

이런 내 반응에 수아는 피식 웃더니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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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으음, 난 그래도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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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하늘도 이렇게 푸르고 맑은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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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내 옆에 이렇게 잘생긴 남자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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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다만, 지금 이 순간에 있는 장소가 병원 옥상정원이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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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그게 약간 아쉽긴 하다..!

내가 순간 잘못 본 걸까…?

아니, 아주 잠깐이지만 확실히 봤다.

마지막 말을 할 때에 수아의 눈빛..-

그 눈빛이 너무나도 슬퍼 보였다.

나는 애써 그 눈빛을 보지 못한 척 태연하게 굴며 그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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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아쉬우면 치료 잘 받고 얼른 완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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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그리고나서, 네가 좋아하는 바다 가자-.

내 말에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더니 순수한 어린아이마냥 들떠선 내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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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헐, 대박..- 바다 진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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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그럼 나 치료 하루에 두 번?! 아니, 세 번 받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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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한 수아, 그런다고 빨리 회복하는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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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그치만 빨리 나아서 바다에 가고 싶은 걸..-

그녀는 무엇이 그리 신나는지 그저 배시시 웃으면서 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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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저기 꾹아-. 그러면 우리 숙소는 바다가 보이는 오션뷰로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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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아, 아니다..- 아침에 눈부셔서 곤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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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풋, 아직 언제갈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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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벌써부터 숙소를 생각해-?

현장 체험학습을 앞둔 초등학생처럼 들떠서 종달새 마냥 조잘조잘 이야기하고 있는..-

그런 네가 너무나도 귀여워 보였던 나머지 나는 그만 피식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내 반응에 너는 지금보다 더욱 더 귀엽게 보이려는 것인지 볼을 부풀리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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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당연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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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이런 건 미리미리 다 계획해 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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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그래야 언제든지 바로 떠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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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으이그, 하여튼 못 말린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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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거기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풀어놓고.. 저녁은 조개구이를 먹으러 나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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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먹으면서 술도 조금씩 곁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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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그래그래, 그리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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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으음, 그 다음엔 저녁에 불꽃놀이를 사서..-!

나는 그저 바다라는 이야기 한마디만 내뱉었을 뿐인데..-

벌써 숙소부터 시작해서 도착하고 난 후 모든 일정까지 하나하나 다 짜기 시작하는 그 모습을 보고있으니 그저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수아를 가만히 보고있으니 이런 그녀가 너무 귀여워 보였고..-

나는 수아가 너무도 귀여운 나머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그녀의 볼에 살며시 입을 맞추곤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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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ㅁ,뭐야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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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어어, 반응이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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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내가 내 여친한테 뽀뽀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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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무슨 문제라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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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ㅇ,아잇..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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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그래서…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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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수아야, 너 지금 얼굴 사과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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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ㄱ,그런거 아니거든!?

얼굴이 사과같다는 내 말에 수아는 자신의 볼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더니 이윽고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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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아 진짜..- 그런거 아니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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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맞네, 부끄럽네 우리 사과 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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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씨..- 됐어, 나 들어갈래!

수아는 부끄러운 듯 후다닥 옥상정원 문을 열고는 병원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 버렸다.

그 모습을 보니 괜시레 미소가 지어졌고 이내 나도 그녀를 뒤따라서 들어갔다.

그렇게 병원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옥상정원에서의 더웠던 날씨와는 다르게 건물 안은 너무나도 시원했다.

마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밖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온 나를 반겨주기라도 하는 것만 같았다.

에어컨 바람으로 인해 기분이 좋아진 채 그녀의 뒤를 따라 엘레베이터 앞에서 엘레베이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수아가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뒤돌아서서 나를 바라보곤 내 손을 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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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아, 맞다 꾹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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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어어, 뭐 필요한거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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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응, 나 아이스크림 먹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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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갑자기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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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응, 사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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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나 방금 막 들어와서 땀 식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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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알고있는데.. 그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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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사다주면 안돼-?

아이스크림을 사달라며 나를 보면서 사랑스럽게 애교를 부리는 수아의 그 귀여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사르르 녹아버렸고 결국 그녀의 애교에 져버린 나는 미소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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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으이그…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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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헤헤, 아이스크림 사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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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그래, 널 누가 말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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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아이스크림 사들고 갈테니까 먼저 병실에 들어가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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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응응, 얼른 와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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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한 수아, 뛰지말고 다른 곳으로 새지도 말고. 곧장 병실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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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아

알겠어, 꾹아 얼른 아이스크림이랑 같이 와야해!?

그렇게 나는 병원 앞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수아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나왔다.

그리고는 나와 아이스크림을 기다리고 있을 그녀를 생각하며 서둘러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을 재촉하여 병실앞에 도착을 했고 가쁜 숨을 천천히 크게 몰아쉬며 병실의 문을 열려는 그 순간…-

담당 주치의

안된다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멈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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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국

…-

병실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대로 손을 손잡이 위에 올려놓은 채 멈추었다.

혹여나, 안에서 내 그림자가 보일까봐 조심스레 몸을 옆으로 숨긴 채 나는 조용히 숨죽이면서 안에서 들리는 대화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과 문 하나를 두고 그저 숨죽인 채 가만히 있으니 나도 모르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정말 아니기를 바라지만-

내가 절대로 듣고싶지 않아하던 그 말을..

그들이 주고 받을까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