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편월(一片月)
5.왜


다음날 유월은 학교에 가지 않았다.

학교에 가면 우진을 만날것이다.

사람을 무시한다는건 어려운 일이다.

우진은 같이 다닐 가능성이 높으니 더욱.


전 웅
학교 안가?


한유월
...


전 웅
너 아파?


한유월
....


전 웅
야!


한유월
왜


전 웅
왜 학교 째냐고오


한유월
니 알빠냐고오


전 웅
너 거기 가고싶다고 죽어라 공부했잖아.


전 웅
원래 평균 점수 됐으면서


전 웅
근데 왜 이틀에 결석이야..


전 웅
무슨 일 있었지?

웅은 말에서 걱정이 드러나지 않도록 애써 숨기며 말했다.


한유월
그냥 몸 좀 안좋아.


전 웅
이따 약 사와?


한유월
그정도 아냐


전 웅
그럼 왜 안가는데


한유월
몰라 쌤한테 그냥 아프다고 해줘.


전 웅
...알았어.


전 웅
대신 이따 저녁에 왜 안갔는지 다 불어야됨.


한유월
...

효과음
-띠로리,쿵

웅이 나간 후엔 어제저녁과 똑같은 상황

유월혼자

덩그러니

침대에.


전 웅
[카톡]학원도 가지 마.


전 웅
[카톡]학원에 너 아프다고 연락했으니까.

나랑 사촌오빠가 이렇게 둘이 사는것도 이상한건 아니다.

우리가족은 오빠를 포함한 이모,이모부와 함께 살았다.친가는 너무 멀어서 가정을 합치기 힘든게 이유였다.

우린 서울 한강 앞에 가장 큰 아파트에 살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나랑 오빠.아니 우리 사촌오빠와 함께 살게된건

이유가 있다.

엄마는3년전 미국에서 괴한에게 총살,아빠는 2년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이모와 이모부가 날 키우셨지만

출장이 잦은 탓에 오빠가 고2가 되는 날

따로 살게 되었지.

이모와 이모부는 현재 로스엔젤리스에 계신다.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쇼핑몰의 CEO다.

출장을 매번 가시는게 당연하지.

이모와 이모부는 오빠만큼 다정한 편이다.

출장을 가시기 전에도 반찬이며 간식이며 잔득 사다 주시고 가셨다.

오빠덕분에 '부모님의 사망'이란 힘든 결말은 결말이 아니라 잠깐의 고난이라 여길 수 있었고

밝은성격 탓에

그리움 또한 조금이나마 작아졌다.

어제저녁


전 웅
[통화]누구세요?


강시윤
[통화]오빠ㅎ 저 유월이 친구 강시윤이라고 하는데요


전 웅
[통화]...


강시윤
[통화]잠깐 오빠, 끊지 말아봐요.


강시윤
[통화]유월이 똑같은일 당하는거 싫잖아요.


전 웅
[통화]용건이 뭔데.


강시윤
[통화]눈치가 빠르시네요.


강시윤
[통화]우진이가 원래 저만 봤는데


강시윤
[통화]어제보니까


강시윤
[통화]유월이한테 마음 있는거 같던데.


전 웅
[통화]아니,우진이 너좋아해.


전 웅
[통화]그러니까 유월이는 건드리지..


강시윤
[통화]사실 이거 다 오빠때문이잖아요.


전 웅
[통화]뭐?


강시윤
[통화]오빠가 그때 유월이 안데리고갔으면


강시윤
[통화]유월이가 날 가만뒀겠어요?


강시윤
[통화]원래 마무리가 없는게 더 무서운거거든요.


전 웅
[통화]...


강시윤
[통화]오빠 진짜 내스타일인데


강시윤
[통화]너무 까칠하단 말야ㅎㅎ


전 웅
[통화]하...


전 웅
[통화]뭐 어떡하라고.


강시윤
[통화]전 지금 싸우자는거예요


강시윤
[통화]오빠 한번 유월이 끝까지 지켜봐요.


강시윤
[통화]난 우진이 가질거니까.


전 웅
[통화]야 ㄴ..


강시윤
[통화]유월이 이제 등교 이틀짼데 벌써 휴학시킬건 아니잖아요?


전 웅
[통화]...


강시윤
[통화]ㅎㅎ 잘해봐요 우리


전 웅
[통화]하나만 물어보자.


강시윤
[통화]네?


전 웅
[통화]너 오늘 한유월 만났지.


강시윤
[통화] 네.근데 유월ㅇ...

-뚝

단시간의 통화였지만

웅은 걱정되기 시작한다.

진짜 자신때문에 유월이 힘든건지.


전 웅
하..미치겠네 진짜.

효과음
-띠로리


한유월
왔어?


전 웅
어.


한유월
안들어오고 뭐해?

웅은 한참을 서성였다.


전 웅
너,아직도 우진이 좋아해?


한유월
갑자기 싫어할 순 없지?


전 웅
...


한유월
왜그래?


전 웅
아니다. 그냥..


한유월
왜..그래?


전 웅
피곤해서 아무말이나 했나봐


전 웅
나 자러간다.

유월은 닫힌 웅의 방문을 응시했다.

오늘은 그 누구보다 차가웠던 사람이

한때는 가장 따뜻했던 사람이란건 되새긴 채.

유월은 침대에 누워 멍하니 창문을 바라봤다.


한유월
달이 밝네.


한유월
진짜 존나 밝다.


한유월
난 이렇게 슬픈데


한유월
넌 왜 밝고 지랄이야.

효과음
-달칵


전 웅
왜 달한테 욕이야.


전 웅
왜


전 웅
뭐가그리 슬퍼.

웅은 차가운 손으로 유월의 얼굴을 가린 옆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전 웅
못생겨가지고..

유월은 웅의 손을 잡았다.


한유월
오빤 손이 진짜 차가워.


한유월
근데 손이 차가운 사람이 마음이 따뜻하대.


전 웅
자라 이 화상아.


한유월
잘자,

효과음
-달칵


한유월
오늘이 두번째날인데 결석..


한유월
내일 또 솔이 걱정하겠지..


한유월
한거라곤 누워서 자고 먹고 폰한거밖에 없는데.


한유월
벌써 하루 다 갔네


한유월
쟤는 물어본다면서 자라고 하고 그냥 가냐


한유월
다녀오겠습니다!

효과음
-달칵


김 솔
넌 입학한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결석이야?


김 솔
내새끼 고생 참 많다..


한유월
그러게..


한유월
(손을 흔든다)


김동현
야! 너 왜아팠어!!


이대휘
그렇게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하냐?


박우진
...

선생님
자 오늘도 수업하-

•••

선생님
x가 3일 때 여기에-


박우진
...

우진은 멍하니 유월을 쳐다봤다.

자신이 무엇을 보고있는지도 잊은 채 멍하니 쳐다봤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지.


한유월
괜찮아?


박우진
뭐가


한유월
나 싫다던애가


한유월
계속 나 쳐다보길래


박우진
..


한유월
왜 뭐 붙었어?


박우진
꽃잎

우진은 손으로 유월의 머리에 붙은 꽃잎을 떼어주고선 앞을봤다.


한유월
방금 엄청 설ㄹ..읍


박우진
주접떨지 말랬지

우진은 또 유월의 입을 막는다.

그후,우진은 유월을 피했다.



한유월
끝나고 같이가자.


한유월
할말있어


박우진
할말이 뭔데


한유월
너 왜 나 피해


박우진
내가 뭘피해


한유월
나 피하잖아.


한유월
내 눈 보고말해.


박우진
그럼 어떻게 만난지 이틀 된 사람이랑 친해지냐


한유월
그건 그렇네.


한유월
아니야,근데 너 나 피하고있어.

우진은 빠른걸음으로 뒤돌아 걸어갔다.

걸어가려고 했는데

효과음
-탁

넘어지는 순간 유월이 두 손으로 우진을 받혔다.

둘은 눈을 마주치기 좋은 자세로 서로를 응시했다.


한유월
이렇게봐도


한유월
이쁘네


박우진
..

우진은 유월을 한참이고 넋놓고 바라봤다.


한유월
야


박우진
어


한유월
무거워


박우진
!

우진은 무겁다는 한마디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박우진
가..


한유월
구해준 사람한테 할 소리야?


박우진
...

우진은 애꿎은 입술을 깨물며 뒤돌아 걸어갔다.


박우진
'쪽팔려'

그 잠깐의 시간동안

우진이 느낀 건 아마

유월이 처음 우진을 만났을 때와 다름 없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