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짝, 너에게

이상하게 찝찝한

아이구 ㅠ 요즘 여러 일 때문에 정신이없네요 그래도 자주자주 오고 최대한 ! 격일에서 평일내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봐주시는 독자님들께도 감사드리며 이야기 클라이막스까지 같이 가시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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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순영)

“으앗! 정한 형, 미안!”

북적이는 연습실.

세븐틴 멤버들이 단체 안무 리허설을 돌던 중, 호시가 무심코 발을 디디다 정한과 부딪쳤다.

순간 모두가 정적에 빠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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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아냐~ 괜찮아~”

정한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손을 휘저었다.

그 미소는 평소보다도 더 환했고,

호시는 잠시 머쓱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뒤로도 계속, 정한은 웃고 또 웃었다.

안무가 꼬여도, 다시 처음부터 돌려도, 땀이 나고 숨이 차올라도.

실수한 멤버에게 웃으며 등을 두드리고, 자신이 틀렸을 땐 장난처럼 혀를 내밀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이상한 낙천적인 분위기에 멤버들끼리도 눈치를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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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관

“정한 형… 왜 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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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우

"...평소랑 웃는것도 좀 다른데..??"

그럴 때마다 유독 묵묵히 관찰하던 건 승철이었다.

그는 조용히 눈을 가늘게 뜨고 정한을 바라보다, 결국 연습 막바지에 슬쩍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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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으유ㅡ 그렇게 좋냐? 표정 관리 좀 해라.”

정한은 대뜸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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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나? 나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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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미친.”

작게 탄식하듯 말한 승철에게 정한은 장난기 어린 눈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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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그래도... 조용하고 예쁘게 잘 만나고 싶어. 고맙다.”

그 한마디에 승철은 무심한 듯, 짧게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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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쿱스(승철)

“…그래. 부디, 그래라.”

그러곤 어깨를 툭 두드리며 걸음을 돌렸고, 정한은 그 등을 바라보다 작게, 깊게 웃었다.

***

반면, 그 시간 서연은

주말드라마의 한 장면 속에 완전히 몰입해 연기중이었다.

상대역과의 감정선이 중요하게 흐르는 고백 클라이맥스 장면.

감정선 하나하나에 촉을 세우며 연기하던 서연은 상대배우의 눈을 정면으로 마주 보며 대사를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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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호

“...그럼 나랑 한 잔 할래요?"

이서연

"....네?"

그 순간, 카메라 밖에서는 숨을 죽였고, 그녀의 눈동자에 애틋한 빛이 맺힐 즈음—

???

“컷!”

감독의 소리에 감정의 고리가 툭 풀렸다.

서연은 가볍게 숨을 내쉬고,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자리를 벗어났다.

모니터링 중, 감독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지금 이 부분은 정말 좋았어요. 다음은 톤 조금만 더 가볍게, 가능하죠?”

이서연

“네, 알겠습니다.”

서연은 단정하게 대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속으로는 빨리 끝내고 싶었다.

오늘 밤, 정한과 약속이 있었기 때문.

비록 거창한 데이트는 할 수 없어도 그와 함께 걷는 밤거리,

카페에서 속삭이는 말 한마디, 그 모든 게 너무나 기다려졌다.

그러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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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호

“서연 씨, 오늘 수고했어요!”

상대역이었던 은호가 다가왔다. 서연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서연

“아, 네! 은호 선배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그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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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호

“어? 서연 씨, 근데 휴대폰 배경 뭐예요?”

그 말에 서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들어 지문으로 잠금을 해제했다.

뭐 이런걸 궁금해하나 싶어 의아한 서연.

그래도 얘기는 종결될 줄 알았으나 하지만, 은호는 웃으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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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호

“그럴 줄 알았어요.”

이서연

“…네?"

서연이 고개를 들기도 전, 은호는 그녀의 휴대폰을 슬쩍 빼앗았다.

놀란 서연이 손을 뻗는 사이— 은호는 재빠르게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고,

서연의 전화로 본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서은호 image

서은호

“…그냥 번호 달라 하면 안 줄 것 같아서요. 그럼 다음 촬영 때 봬요.”

은호는 아무렇지 않게 웃고,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떴다.

서연은 휴대폰을 되찾은 채 멍한 얼굴로 한참을 바라봤다.

이서연

“...뭐야… 진짜...”

뭔가 찝찝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웃고 싶지도 않았다.

지금 당장, 정한의 목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조용히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