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운명

01ㅣ운명처럼 다시 만난 우리

원장님

세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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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원장님

혹시, 너… 다른 가족에게 입양 갈 생각 없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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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입양… 이요?

원장님

응, 너를 입양하고 싶다는 분들이 계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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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아… 하루만, 시간을 주세요.

원장님

그래, 천천히 생각해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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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가족…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진짜 가족의 품에서 벗어나 보육원이라는 시설에서 자란 세리. 그런 세리에게 가족은 끔찍한 존재였다. 그저 자신을 하나의 물건이라고 생각하는 가족이었기에, 그 상처가 아직도 가슴 깊은 자리에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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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원장님, 저 여기 앞에 있는 공원에서 산책 좀 하고 와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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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아까 원장님이 말하신 입양… 생각 좀 해보려고요.

원장님

그래, 대신 어두워지니까 6시까지는 꼭 들어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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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세리는 공원에 가서 이어폰으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어떤 꼬마랑 부딪혔고, 그 아이는 금방 울음을 터뜨렸다. 물론 세리는 어쩔 줄 모르고 있었고.

A1

엄마…!!

A2

소민아…! 어떡해… 무릎이 까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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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저기… 죄송해요, 제가 생각을 좀 하느라 앞을 안 봐서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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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꼬마야, 괜찮아?

A1

으응… 괜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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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씩씩하네, 예쁘다.

A2

이런 상처는 치료만 잘 해주면 금방 아물어요, 괜찮으니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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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감사해요.

A1

엄마아, 나 안아줘!

A2

그래, 엄마가 아이스크림 사줄까?

A1

으응, 좋아!

아이는 금방 울음을 그치고 환하게 웃으며 엄마의 품에 안겨 자리를 떴다. 세리는 그 모습을 보고 끔찍하고 필요 없는 가족이라는 존재라는 생각 대신 가족은 필요하고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거구나 라는 생각으로 가득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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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원장님!

원장님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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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저… 입양 가고싶어요.

원장님

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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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원장님

세리라면 반대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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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공원에서 어떤 꼬마랑 부딪혔어요, 근데 그 꼬마는 엄마랑 있을 때 정말 행복한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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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저도… 가족이란 게 있어서 가족의 행복함을 느껴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원장님

그래, 되게 착하신 분들 같더라.

원장님

딸을 정말 가지고 싶어 하시고… 그럼 지금 말씀 드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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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엄마

저기…

원장님

아, 입양 때문에 오신 분들 맞죠?

엄마

네네!

원장님

이 쪽으로 들어오세요.

원장님

세리야!

원장님

여기 있었구나? 거실에 있는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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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아… 네, 좀 시끄러워서 들어왔어요.

원장님

여기, 너를 입양하고 싶다는 분들이야.

엄마

안녕, 너가 세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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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아… 안녕하세요.

원장님

세리가 낯을 좀 가려요.

엄마

괜찮아요, 적응하면 되죠!

원장님

그러면 여기에 사인이랑…

복잡한 입양 절차를 거치고 부모님의 차를 타 집으로 왔다. 집은 한 눈에 봐도 정말 크고 화려한 대저택이었다. 세리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놀랐고, 부모님은 태연하게 안으로 들어가자고 얘기했다.

엄마

세리 방은 여기야.

엄마

심플하고 모던한 거 좋아한다고 해서 이렇게 했는데…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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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마음에 들어요, 감사합니다.

엄마

정말? 다행이다… 아직 적응을 못 해서 피곤할 텐데 좀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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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감사해요.

엄마

여보, 여보!

엄마

아까 봤어요? 세리가 나한테 웃어줬어요…!

아빠

뭘 그런 걸 가지고 호들갑이야, 나중에는 웃는 모습만 보게 될 텐데.

엄마

그런가… 그래도 행복한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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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저… 엄마.

엄마

어? 왜, 무슨 문제 있어?

엄마

뭐가 마음에 안 드니? 무슨 일이야?

아빠

호들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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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저 내일 개학이라서…

엄마

아, 정말? 미안해… 엄마가 정신이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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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괜찮아요.

엄마

그러면 지금 엄마랑 새학기 준비물 사러 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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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그래도… 돼요?

엄마

그럼, 안 될 게 뭐가 있어?

엄마

얼른 가자, 더 늦으면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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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리

네…!

세리는 엄마와 같이 쇼핑하면서 부쩍 친해졌고, 대화도 많이 했다. 그렇게 쇼핑을 하고 집에 돌아와 잘 준비를 한 뒤 침대에 눕고는 잠에 들었다. 집에서의 첫 밤은 평화롭게 흘러가나 싶었는데, 악몽을 꾼 세리. 그 악몽은 과거의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