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운명

03ㅣ알코올에 미쳐버린 나에게 다가와준 유일한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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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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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울어요, 가끔은 이렇게 펑펑 우는 날도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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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한테… 이렇게 따뜻한 말 해주는 사람,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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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나는… 다른 사람이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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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이제 그 부담감 떨쳐내고 즐겁게 글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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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사람들도 그걸 원할 거예요, 작가가 행복해야 글이 더 재밌어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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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진짜 고마워요, 유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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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뭘요, 나야말로 먼저 술 친구 하자고 해줘서 기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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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에이… 겨우 그거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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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는 유혜 씨한테 별로 뭐 해준 거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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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왜 해준 게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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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나 되게 우울했는데 태형 오빠 만나고 웃고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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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런…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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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오랜만에 되게 즐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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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사람을 못 믿던 내가… 이렇게 대화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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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래도 고마운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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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그럼 둘 다 서로한테 고마운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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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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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 생각보다 너무 늦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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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이제 정리하고 들어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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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러게요,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데려다 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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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괜찮아요, 태형 오빠도 취한 것 같은데 얼른 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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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그리고, 나 23살이라 오빠보다 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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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말 편하게 하라는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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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응, 유혜 너도 말 편하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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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응, 잘 들어가고… 들어가서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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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알겠어, 들어가서 외롭다고 또 혼자 울고 그러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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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오빠나 불안해 하지 마셔, 나 갈게.

유혜는 내리쬐는 햇빛 때문에 잠에서 깼다. 잠에서 깨자마자 휴대폰을 확인해보니 시간은 7시 50분. 회사가 조금 멀어 시간이 간당간당했다. 원래 미움 받는 유혜지만 지각하면 더 미움 받는 걸 아는 유혜기에 빠르게 준비했다.

시간이 없어 깜빡 했던 건지, 어제 태형과 있어 걱정 되지 않았던 건지 유혜는 우울증 약을 챙겨가지 않았다.

그 약을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금방 우울해지고 기운이 빠지며, 약을 먹지 않았을 때 사람이 많은 곳을 가면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잘 안 쉬어진다. 하지만 유혜는 우울증의 원인인 회사에 가면서 약을 챙겨가지 않았다.

팀장님

유혜 씨, 점심 먹으러 안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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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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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약, 약이… 어디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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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약… 없으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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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유혜야, 뭐해?ㅣPM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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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29ㅣ나 회사인데 약이 없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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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울증 약?ㅣPM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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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29ㅣ응… 오늘 늦잠 자서 급하게 나오느라 깜빡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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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그 약 안 먹으면 어떻게 되는데?ㅣPM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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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0ㅣ일단 우울해지고 기운이 빠지고 식욕이 없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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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0ㅣ아,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숨 쉬기가 힘들고 가슴이 엄청 답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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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그러면 더 약이 있어야 하는 거잖아.ㅣPM 12:30

A1

유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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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네?

A1

밥… 안 먹고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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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

A1

뭐… 남자친구랑 연락이라도 하시나?

A2

에이 시아 씨! 농담도 참~

A2

유혜 씨 같은 사람이 남자친구가 어디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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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A1

푸흡, 그건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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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2ㅣ회사 사람들이 와서 남자친구랑 연락 하냐고 나 같은 사람이 남자친구가 어디 있냐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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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2ㅣ진짜 미칠 것 같아,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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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다려, 내가 갈 테니까.ㅣPM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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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3ㅣ그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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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안 될 게 뭐 있어, 어차피 점심 시간 아니야?ㅣPM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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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3ㅣ그건 맞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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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주소 알려줘, 어차피 석진이 형이랑 같이 있었으니까 우울증 약도 챙겨갈게.ㅣPM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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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PM 12:34ㅣ고마워, 진짜.

A2

어? 유혜 씨, 어디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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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남자친구 만나러요.

A1

유혜 씨… 남자친구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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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하… 네.

A1

왜 한숨이에요? 저희랑 얘기하는 게 그렇게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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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닙니다… 숨 쉬기가 좀 힘들어서요.

A1

응? 어디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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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무것도… 아니에요.

A2

뭐야~ 아픈 거 아니면… 아픈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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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뭐라고요?

A2

말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째려봐요~ 유혜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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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유혜는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온 것인지 머리가 어지럽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유혜는 여기서 조금만 더 보린과 시아를 상대하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그 둘을 무시하고 회사 밖으로 나와 바람을 쐬며 태형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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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유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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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약, 빨리 약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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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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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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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괜… 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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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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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무슨 일,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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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혜

아니야, 나 괜찮…

순간 유혜는 머리가 띵 해졌고, 점점 앞이 뿌얘지며 태형이 둘로 보였다. 그렇게 유혜는 의식을 잃고는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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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유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