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랑은 시작도, 끝도 같았다
#02.



지현이가 병실에서 나가자마자 간 곳은,

아까 처음 본 남자가 있었던 곳이였다.


그곳에 다시 가자 그 남자는 아까와 다를 게 없이 똑같은 자리,

똑같은 자세로 밖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현이는 천천히 아까랑 다르게 지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옆에 서 있는 느낌으로 다가갔고,

그러다가 약 2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서게 되었다.

지현이의 발걸음이 멈추자 그제서야 옆에 누가 있다는 인기척을 느꼈는지 남자는 지현이가 서 있는 방향으로 고갤 돌렸고,

그를 이미 바라보고 있던 지현이의 눈과 마주치게 되었다.

남자는 놀랬는지 한 발자국정도 뒷걸음을 쳤고,

지현이는 약간의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강지현
안녕하세요ㅎ,

지현이가 인사를 하자 남자도 고개만 숙여서 인사를 해주었고,

남자는 좀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가 병실로 들어가려고 한 걸음, 한 걸음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


강지현
저, 저기..


강지현
제가 궁금한 건 바로 물어봐야하는 성격이라서요!..


강지현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강지현
저는 강지현이라고 합니다!..


강지현
다름이 아니라 괜찮으시면 저랑..


강지현
친구하실래요?


강지현
제가 병원 생활한지는 오래됐는데 친구처럼 대화할 사람이 없어서요ㅎ..

지현이는 뜬금없이 자기 소개를 하며 친구하자는 얘기를 꺼냈고,

당연히 예상한 대로 남자의 표정은 놀라고 당황한 표정이였다.


강지현
어..


강지현
처음 본 사람이 이상한 말해서 정말 놀라고 당황스러우실텐데..


강지현
죄송해요..


강지현
제가 궁금한 건 못참는 성격이긴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 말을 처음해봐서..

지현이의 당황스러운 말이 끝나고,

지현이는 당연히 친구 만들긴 글렀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라.

그 남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
아니에요,

???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
아까 하자고 하신 친구,

???
하죠.

???
어제 입원해서 아직 친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좀 걱정을 했었는데 잘 됐네요ㅎ.

남자는 생각 의외로 지현이 말에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얼마지나지 않아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천천히 나누기 시작했다.


강지현
아까 말씀 드렸듯이 강지현이라고 합니다,


강지현
나이는 26살이에요.



김석진
김석진이라고 합니다.


김석진
나이는 31살이에요.


강지현
저보다 5살 많으시니깐 말 편하게 놓으세요,


강지현
그리고 친구하기로 했으니깐 더더욱.


김석진
아.. 그럴까?..


김석진
그럼 너도 말 편하게 해,


김석진
나 혼자 편하게 하면 좀 그렇잖아ㅎ..

김석진이라는 남자는 초면에 말을 놓는다는게 어려운지 어색해보였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지현이는 석진이를 데리고 병원 옥상으로 데려갔다.


저벅, 저벅 -

털썩 -


김석진
근데 여긴 왜..


강지현
그 자리에 있는 게 어색해보여서,


강지현
바람도 쐴 겸 데리고 왔어.


강지현
그리고 어제 입원했다며,


강지현
병원 구경도 하고 좋잖아.

지현이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얘기를 했고,

마치 어린아이처럼 밖을 구경했다.

한 10분정도 서로 아무 말 없이 밖을 쳐다봤고,

그러다 석진이가 먼저 지현이에게 말을 걸었다.


김석진
혹시, 왜 병원 생활을 오래했는지 물어봐도 돼?..


김석진
불편한 질문이였다면 미안해,


김석진
그리고 대답 꼭 안 해줘도 돼.


강지현
음..


강지현
딱히 불편하진 않아.

대부분의 사람들이였으면 당황한 표정과 조금 불편한 질문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지현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지 석진이에게 왜 자신이 병원 생활을 오래했는지 말해주었다.


강지현
10년 전에 의사에게는 논문으로 써질 정도로 잘 생기지 않은 희귀 질환인 심장암이라는 암 판정을 받았었어.


강지현
그래서 담당 교수님이 날 많이 챙겨주셨지..


강지현
교수님께서 하자고 하는 치료들은 다했고,


강지현
그러다보니 병원 생활은 어쩔 수 없이 오래하게 되었어.


강지현
그러다가 완치 판정까지 받았는데..

그때 지현이의 눈가엔 눈물이 점점 고여져만 갔고,

그러다가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석진이는 거침없이 지현이를 자신의 품으로 당겨 안아주었고,

지현이는 지금까지 쌓여있던 울음을 석진이 품에서 다 쏟아내었다.

약 10분 후.

지현이는 그제서야 조금 마음의 안정이 됐는지 석진이 품에서 떨어졌고,

얼굴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눈물들을 손으로 닦아 내었다.

스윽, 스윽 -


김석진
이제 좀 괜찮아?..


김석진
이렇게 얘기 듣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을 것 같다는게 느껴져..


강지현
오빠 말대로..


강지현
힘들었어, 근데..


강지현
심장암이 다시 재발했대,



김석진
전에도 치료 잘 받아서 완치받았으니깐 이번에도 치료 잘 받으면 완치 판정 받을 수 있을거야.


강지현
..말이라도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ㅎ..



김석진
그래도 넌 완치라는 희망이 있잖아,


김석진
난..


김석진
완치를 하더라도 생존율이 7% 밖에 안돼서 1년안에 죽는데..


강지현
(당황) 정.. 정말?..


강지현
병명이 뭐야?



김석진
00000이라는 암종류야.


#우리의 사랑은 시작도, 끝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