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장님은 내 구짝남 전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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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여주
ㅇ,이게 뭐야..!?


여우림
💬 비서 새로 들어왔다며?


전정국
💬 응, 근데 별로야. 우리 고등학교 때 나 엄청 따라다녔던 여자애다?ㅋㅋ


전정국
💬 송여주라고, 너도 알지?


여우림
💬 아, 걔? 걔 진짜 소름 돋는다..일부러 너희 회사에 면접 본 거 아냐?


전정국
💬 그런 것 같아..난 자기밖에 없는데ㅠㅠ


여우림
💬 그러게..


전정국
💬 걱정 마, 나는 자기만 보니까.


여우림
💬 웅웅ㅎㅎ


전정국
💬 걔 앞에서 티 안 내는거 가지고 오해하면 안 된다?


여우림
💬 당연하지ㅋㅋ이따 봐요 여보~


전정국
💬 웅~


송여주
..이게 무슨..

방금 본 대화 내용으로 뒤죽박죽이 되어있던 내 머릿속이 차츰 정리되어 갔다.

전정국은 날 기억하고, 날 싫어하고, 나를 여전히 자기한테 꼬리치는 여자로 본다는 거네..와..진짜..


송여주
진짜 싫다..그렇게 보여지기 싫었는데..

나는 터지려는 울음을 애써 삼켰다. 그래, 이제부터 전정국을 회장님, 회사 상사 이상으로 대하지 말자.

그냥..평범한 비서가 되면 전정국도 이런 생각을 안 하겠지.

아직도 전정국한테 미련이 남아있었던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미련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젠 깔끔히 포기하기로 했다.

그때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게 보였고 나는 휴대폰을 제자리에 가져다 두었다. 곧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전정국이 회장실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전정국
미안해요, 직원들 때문에..


송여주
괜찮습니다.


전정국
아..스케줄 표는 받아오셨어요?


송여주
네. 어제 미루신 회의가 30분 후에 시작 예정입니다.



전정국
..여주 씨, 혹시 무슨 일 있어요? 오늘 뭔가..


송여주
아뇨 없는데요.

나를 걱정해주는 전정국에게 밝게 웃으며 아무 일도 없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입 밖으로는 미운 소리가 튀어나왔다.

전정국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여우림에게 나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는 게 화가 나고, 억울하고, 또..


송여주
미리 회의실로 가 계시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전정국
네, 그러죠.

..서운했다.

너와 내가 조금이나마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내 착각이었구나.

직원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회의실로 들어와 앉았다. 곧 회의가 시작됐다.


전정국
회의 시작하죠.

남직원
네, 이번 발표를 진행할ㅡ

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나는 무뚝뚝하게 앞만 PPT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정작 눈에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지만.

전정국이 내 눈치를 힐끔거리는 게 느껴졌지만 나는 전정국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남직원
이상입니다.


전정국
여기서 회의를 마치도록 하죠..

그 덕분에 회의가 끝날 때쯤 전정국은 완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마음 한 구석에서 너무한거 아니냐는 양심의 소리가 들려왔지만 간단히 무시해버렸다.

니가 들은 소리를 생각해 송여주. 전정국이 너에 대해 어떻게 말했는지를 생각하라고..


전정국
여주 씨, 정말 아무 일 없는 거 맞죠..?

전정국이 직원들이 모두 빠져나간 회의실에서 나갈 채비를 하던 나에게 말했다.


송여주
네.


전정국
그럼 혹시 어디 아파요..?


송여주
아니요.


전정국
그럼 혹ㅅ,


송여주
저 먼저 회장실에 올라가 있겠습니다 회장님.

나는 전정국의 말을 끊고 일어나 회장실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전정국의 중얼거림은 듣지 못하고 전정국을 텅 빈 회의실에 홀로 남겨둔 채.


전정국
왜..도대체 왜 저러는 거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