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던 우리의 열일곱
02 _ 빛나던 우리의 열일곱


오라 했으니 오긴 왔다만

얜 어딨는거야?


이서연
야... 없는데?


이서연
그냥 가자


남다인
아, 왜... 좀만 기다리면 되지


남다인
아님 찾으러 갈까?

그놈의 존잘남이 뭐가 좋다고

꼭 다시 만나야겠다길래 데리고 왔다.


남다인
진심 개잘생겼다니까?


남다인
네가 아직 뭘 몰라서 그래~ 꼬맹아


이서연
무슨, 너나 나나 비슷하거든요?


최연준
너나 너나 똑같으시거든요?

최연준이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남다인
허억...


남다인
아, 그... 왜 불렀...


최연준
너 말고, 얘 불렀는데?

최연준은 시선을 나에게로 옮기며 손가락질 했다.


이서연
...어...?

천천히 위를 올려다 보았다.

키는 또 왜 이렇게 큰건지

날 내려다 보는 느낌이 썩 좋진 않았다.


최연준
너 불렀다구요, 이서연씨


이서연
그러니까 왜... 불렀냐고 물었잖아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연준
그건 네가 아니라 얘가 말한거 아닌가?

연준이 나에서 다인으로 시선을 옮겼다.


남다인
...


이서연
야...! 그래도 그렇지, 사람한테 그렇게 무안을 주면 어떡해?


최연준
왜, 싫으나?


이서연
나 걱정해서 따라와준건데 왜 그렇게 대해?


이서연
넌 친구에 대한 예의가 없어


남다인
그리고, 내가 너 부탁 들어준 사람이잖아


남다인
네가 서연이 불러달래서 내가 데리고 온거야


남다인
나 아니었음 어떡했을건데? 우리반이라도 찾아올거니?

우리가 한꺼번에 뭐라 그러니 연준은 당황한 눈치였다.


최연준
아니... 뭐......


최연준
알겠어, 안 그러면 되잖아...

생각보다 단순한 애다.

몇 번 뭐라 그러니 갑자기 쭈그리 모드...

한껏 쪼그라든 연준의 모습은 꽤나 웃겼다.


이서연
......푸흡...


이서연
그래서, 왜 부른건데?


최연준
됐어, 그냥 가


남다인
그래, 가자 서연아


남다인
나 이제 삐져서 다시는 안 올거임

다인이 내 손목을 붙잡고 끌어당겼다.


이서연
아아, 너 때문에 손목에 멍들겠어!!

내가 아파하며 끌려가니 최연준이 우릴 멈춰세웠다.

아니, 정확히는 내 어깨를 잡았다.


이서연
ㅇ, 어...?


최연준
가란다고 진짜 가냐...


최연준
서운하게


이서연
으응?... 네가 가라고...

당황해서 우물쭈물하니 연준이 내게 속삭였다.


최연준
종례 후에 3층 동아리실로,


최연준
저 친구는 빼고

최연준은 그렇게 자기 할 말만 하고 사라졌다.


이서연
...


남다인
뭐냐, 둘이 무슨 얘기함?


남다인
최연준이 너한테 뭐라 그랬지?


이서연
그런건 아니고...


남다인
아, 그럼 뭔데에


남다인
왜 나만 빼고 비밀 얘기하고 그러냐??


남다인
엉? 무슨 얘기 했냐구우


이서연
알 필요 없어, 최연준한테 삐졌다 할 땐 언제고...


남다인
치, 더럽고 치사해서 안 물어본다

다인이 계속 잡고 있던 손목을 놓고 혼자 가버렸다.

저저, 또 삐진 거 봐라...

아주 그냥 삐순이 납셨다.


이서연
야아, 삐졌냐?


이서연
응? 삐졌어?


남다인
...

하루종일 묵묵부답이다.

무슨, 맨날 그런 시시콜콜한 걸로 삐지고 난리람.


이서연
이러다 날 새겠어~


이서연
아 빨리, 대답 좀 해보라구


이서연
뭔 얘기 했는지 알려줄까?


남다인
뭐어...

나이스, 걸려들었다.


이서연
별 얘기 아니고...


이서연
그냥 불렀대, 진짜 올 줄은 몰랐다고


남다인
... 진짜?


남다인
그런 하찮은 얘기를 했단 말이야?


남다인
그럼 나 뭐한건데


남다인
하루종일 입 다물고 있느라 답답해 죽을 뻔했다고!!


이서연
참나, 그러게 누가 입 꾹 닫고 있으래?


남다인
씨이... 고작 그 얘기 했으면서 숨기긴 뭘 숨기고 그러냐?


이서연
너 좀 놀려보고 싶었다, 엉? 됐냐?

대충 거짓말 한 거에 속아드는 다인이 넌 정말

고맙다 ㅎㅎ


이서연
여... 긴가?

동아리실엔 아무도 없었다.

문이 열려 있길래 누구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도 없는 동아리실은 생각보다 정말 휑했다.

평소에 올 일도 없던 곳에 혼자 있기는 좀 뻘쭘해서 작은 창문으로 복도를 내다보았다.


이서연
왜 아무도 없지?...


이서연
당황) 여기가 아닌가...?


최연준
여기 맞는데,


이서연
으아! 깜짝이야


최연준
잘 찾아왔네


이서연
너 아까부터 자꾸 불쑥불쑥 튀어나올래?

진짜 심장이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최연준
놀랐으면 미안


최연준
내가 원래 좀 그래서


이서연
하... 그래서 왜 오라고 하는건데


이서연
자꾸 귀.찮.게


최연준
너무하다, 친구한테 귀찮다 하고


최연준
친구에 대한 예의가 없어

친구에 대한 예의가 없어...?


이서연
넌 친구에 대한 예의가 없어


이서연
아...


이서연
ㅎ흐 (허탈)

내가 한 말이구나...

나 놀리려고 아주 작정을...


최연준
너, 신효주 때문이지?


이서연
... 어?


최연준
도와줄까?


최연준
걔 나락 보내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