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던 우리의 열일곱
06 _ 빛나던 우리의 열일곱


???
... 이서연?


이서연
네...?

웬 처음 보는 얼굴ㅇ...

헉, 설마

강태현?


강태현
너구나?


강태현
맞지, 이서연?


이서연
아, 네... 맞아요


강태현
네가 효주한테 못 살게 굴었다며


이서연
네? ㅈ, 저 아니에요!


강태현
그럼?


이서연
그런 적 없어요 정말


이서연
진짜예요


강태현
그럼, 효주가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거야?


강태현
효주가 그럴 애 아니라는건 너도 잘 알거라고 생각하는데

태현 선배는 계속해서 날 의심했다.


이서연
진짜 저 아니에요... 말도 안돼요


이서연
제가 효주를 얼마나 믿고 좋아했는데,


이서연
저도 효주가 거짓말 할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요


강태현
하... 말이 안 통하네


이서연
선ㅂ, 선배는... 소문 못 들으셨나봐요?

다인이도 옆에 없는데...

무슨 용기였을까?

조금은 대담하게 질문했다.


강태현
뭐?


이서연
이미 소문은 몇 주 전에 다 퍼진 걸로 아는데


이서연
아무것도... 들은 게 없으신가요?


강태현
네가 남미새라고 소문난 거 말하는거야?


강태현
그게 어떻게 효주 짓이니?


강태현
소문도 걸러서 들을 줄 알아야지

허, 뭐라고?

그럼 내가 진짜 남미새라는 건가?

어릴 적부터 가족을 제외하면 주변에 남자도 없던 내가?


강태현
응? 대답 못하나?


이서연
아니요, 제가 남미샌지 좀 생각해봤습니다


강태현
바로 아니라고 반박 못하는거 보니 맞긴 한가봐

강태현이 입꼬리를 조금 씰룩거리며 말했다.

비웃었다는 말이다.


이서연
...

뭐라 할 말이 없었다.

더 상대해봤자 피곤해질 것 같아 대충 마무리 하려고 입을 연 그 순간


최연준
형, 뭐 하는 거예요?

최연준이 뒤에서 불쑥 나타났다.

놀란 표정으로 살짝 올려다보니 연준의 표정은 진지하게 굳어있었다.


강태현
나 그냥, 얘랑 할 말 있어서


강태현
아는 애야?


최연준
아는 앤데요, 궁금한거 있음 저한테 하시지 왜 ㅎㅎ


강태현
난 몰랐지


강태현
네가 왜... 얘랑 아는 사이야?

강태현은 눈을 내리깔고 나를 쳐다보았다.

상당히 기분 나쁜 눈빛이었다.


최연준
아는 사이면 안되는 거였나?


강태현
지금 나한테 반말하는 거야?


강태현
얘가 뭔데 그렇게 반응해?


강태현
너 설마 이서연 좋아하는 건 아니지?

두 남자 사이에서 뻘쭘하게 서있던 나는 깜짝 놀라 최연준을 쳐다보았다.

안 그래도 가깝던 거리였는데

최연준은 내게 바짝 붙으며 어깨를 감쌌고,

곧이어 대답했다.


최연준
그렇다면요?

최연준을 바라보던 내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의미심장한 대답을 한 최연준도 나를 바라보았다.


강태현
... 둘이 뭐하는 거야?


강태현
이거, 내가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강태현
나중에 아니라고 하기만 해봐

태현 선배는 그렇게 복도를 빠져나갔다.

아마 효주한테 다 말하러 갔겠ㅈ...


이서연
헙...

옆에 있던 연준이 내 앞으로 와 섰다.

그리고선 축 처져있던 내 고개를 들어올리며 시선을 맞췄다.



최연준
...... 혼자 다니지마...


이서연
응...

홀린 듯이 대답했다.

연준은 한참 동안 멍 때리듯 내 얼굴을 바라보았고

내 눈동자는 지진난 것처럼 흔들리기만 했다.


이서연
저... 저기...


이서연
연준아...?

여전히 내 볼을 잡고 있던 연준의 손을 떼어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그의 손을 잡았다.


최연준
...

연준은 손이 닿자마자 양손으로 내 손을 바로잡았다.


이서연
어...?


최연준
걱정돼

그는 곧 손을 놔주었고, 내게 물었다.


최연준
몇 반이야?


이서연
나 4반... 인데...


최연준
데려다줄게, 가자


이서연
응?


최연준
또 누가 뭐라고 하면 어떡해


최연준
그땐, 또 혼자 상대할 거야?


이서연
괜찮아, 그냥 대화일 뿐인걸

부담스러워서 거절하니 연준이 작게 화내며 말했다.


최연준
저 형이니까 대화로 끝난거지


최연준
일진이라도 만났어봐


최연준
시비 걸리면 주먹 맞는건 시간 문제야


최연준
넌 이미 안 좋은 이미지로 전교에 소문나서...


최연준
지나가다 쳐다보기만 해도 시비 거는 사람 많다니까


최연준
... 진짜 나쁘지?

갑자기 잔소리 해서 미안했는지 내 눈치를 살살 보며 묻는다.


이서연
응, 진짜 나쁘다


이서연
그럼 오늘은 네가 데려다줘


이서연
든든하고 좋네 ㅎㅎ

진심으로 걱정하는 연준의 말투와 표정에 결국 못 이기는 척 긍정의 표시를 해보였다.

티를 안 내려고 하는건지, 고개를 숙인 연준의 얼굴엔 조금씩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왜인지 그의 모습이 무척이나 귀여워 보였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