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주 환자, 내껍니다.

01. 직감

[회의실]

" 시한부 환자가 한 명 들어왔네. 담당할 의사 없는가? "

"..... "

침묵의 공기만이 그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을 때 즈음,

" 박지민 " 이라는 이름이 박혀있는 명찰을 반듯하게 달고 있던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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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그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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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제가 맡겠습니다. "

" 역시 자네야. 시한부.. 로 결정이 나긴 했는데, 아마도.. 살 가능성이 60%인 환자라서.. 자네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겠구만. "

으드득-

아무도 듣지 못하게 이를 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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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현

" 시발.. 저 새끼는 대체..! "

박우현. 그는 박지민과 혈육이었다.

형제였던 것이다.

우현이 3분 일찍 태어나 형이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온갖 예쁨을 받아온 건 지민이었기에 우현은 언제나 지민을 미워하고, 시기하며, 질투했다.

지민과 눈이 마주치자, 우현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엄습하는 불안함에 손톱까지 깨물고 있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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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또 사고칠 것 같은데. '

회의를 마치고, 지민은 우현을 데리고 가까운 편의점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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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야, 박우현. 마셔. "

지민이 건네는 캔커피를 받아들고는 조용히 지민을 째려보는 우현에, 지민은 다시 캔커피를 뺏으려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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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현

" 꺼져, 마실거니까. "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는 의자를 박차고 일어서며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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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저 새끼 점심 안 먹어서 사줄려 했더니만, 생색은. "

괜히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이는 지민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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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서혜

"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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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서혜

괜찮으시면 점심 저랑 드실래요? "

모습을 드러낸 그녀가 지민에게 말을 건네자, 그는

흔쾌히 승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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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뭐.. 그래, 그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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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서혜

' 선배도 나 좋아하나보네? 역시. '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언뜻 눈이 마주치는 그를 보며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자신이 지민을 꼬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물론, 자신만의 착각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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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지민

" 나 다 먹었는데. 담당환자 새로 들어와서, 먼저 일어나도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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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서혜

" 아.. 일 문제면 먼저 일어나셔야죠! 괜찮.. 아요. "

속으론 이를 갈면서.

자신을 두고 먼저 일어나게 만든, 그 담당환자를

죽여버리고 말겠다는 다짐을 하며.

지민은 입술을 꽉 깨무는 그녀를 보고 직감했다.

무언가, 큰 일이 터지고야 말 것만 같다고.

그리고,

지민의 직감은 정확히 딱 들어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