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스며들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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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왔어? 오늘은 좀 늦었네.

정수연

으응, 오늘은 좀 늦게 잠들었거든.

천천히 김재환의 옆에 앉았다.

정수연

미안해. 오래 기다렸어?

김재환은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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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오늘은 어땠어? 친구들이랑 잘 지냈어?

정수연

오늘 별로 나쁘지 않았지. 재환이는 어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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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음... 글쎄,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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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그나저나 내가 왜 바다로 데려왔게?

정수연

음... 나랑 놀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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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에이 그건 당연한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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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내가 어릴 때 많이 온 곳이라서 데려왔어.

정수연

오... 추억이 깃든 곳도 나쁘지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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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오늘은...

.

..

...

띠리리- 띠리리-

달칵-

알람소리를 듣자 머리가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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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야! 정수연!! 엄마가 와서 밥 먹으래!

정수연

곧 간다고 그래!

하아암-

하품을 한 번 하니 조금은 잠을 깬 기분이었다.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선 다음 책상에 앉아 일기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2021년 9월 26일 해가 져가는 것을 보아 저녁 쯤으로 추정.

오늘은 재환이의 어릴 적 기억이 있는 바다로 데려갔다.

바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평소처럼 놀았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꿈 속 친구가 아닌 실제 내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잘 맞는 친구는 현실에서도 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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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야 빨리 오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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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오늘은 재환이의 어릴 적 기억이 있는 바다로 데려갔다? 이게 뭐냐?

텁-

흑역사를 들킨 것 마냥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이 언니는 갑자기 들어오고... 맨날 노크하라고 해도 듣질 않아.

정수연

아 신경 꺼. 좀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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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프풉...푸하하학 너 혹시 팬픽 같은 거 쓰냐?

정수연

아 나가라고!! 좀! 팬픽 아니거든? 꿈 꾼 거 기록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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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아이고 그러셔요? 많이 쓰세요~

하... 진짜 언니라는 사람은 사람은 도움이 안 되고.

내가 이런 꿈을 꾸면 뭐해? 항상 믿어주는 사람이 없는데.

정수연

그래가지고 막 재환이가 이랬다? 되게 웃기지 않냐?

정수연

아 맞다 오늘 재환이가 바다로 데려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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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으응, 수연아 이제 그만 다른 얘기 하자. 너 맨날 김재환이라는 사람 이야기만 하고...

정수연

음... 그래? 나 오늘 2번 밖에 안 했는데. 그리고 너 꿈 얘기 좋아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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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좋아했지 처음엔. 근데 내용이 너무 반복되니까 좀 지루해.

정수연

으음, 그래.

은비와 나는 싸운 것처럼 서먹하고 어색하게 교실까지 걸어갔다.

내가 너무 많이 했나? 나는 잘 모르겠는데.

터벅터벅-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오늘따라 지름길이 아닌 큰길로 가고 싶어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큰길 쪽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큰길엔 차가 굉장히 많이 다니고 있었고 이상하단 생각이 들 정도로 빠르게 달리는 것 같았다.

정수연

뭐.. 기다렸다가 지나가면 되지.

노래에 맞춰 콧노래를 부르며 차가 얼른 지나가길 기다리고 있던 그때,

끼이이이이이이이익-

큰 차 하나가 무엇을 잘못 밟았는지 미끄러지듯 나를 향해 달려왔다.

도망을 쳐야했는데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리가 고장난 것 마냥 다리가 풀렸다.

"저기요!! 위험해요!!"

퍽-

어떤 사람이 밀쳐준 덕에 차와 박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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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저렇게 큰 차가 달려드는데 가만히 있어요? 정신을 어디다가 두신 거예요?

정수연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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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제 이름을 어떻게 알고 계세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자, 꿈 속에 나타나던 김재환이 내 앞에 서있었다.

꿈에 스며들다

반갑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