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04. 불편한 자리 그리고 이상한 남자(2)


미연은 기분이 나쁜 듯 아까 부딪힌 어깨를 툭툭 치며 일행이 있는 곳으로 가 자리에 앉았다. 우리는 닭갈비 3인분을 시켰는데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모습을 군침이 돌만한 비주얼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장미연
[얼른 이 불편한 자리를 벗어놔야 겠어. 저녘만 먹고 집에 빨리 들어가야지.]


채영
"와 맛있어 보이네. 우빈아 그릇 좀 줘봐."


우빈
"자 여기"

채영은 그릇을 받아들고는 닭갈비를 우빈과 미연, 자신의 그릇에 담았다. 웃긴건 미연의 접시에는 조금 담았다. 우빈은 그걸 바꾸려고 했지만 채영의 말에 놔두었다.


채영
"미연이 원래 조금 먹었잖아. 입맛이 은근히 까다로워."


장미연
채영선배의 말에 어의없어 쳐다보고는 "선배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세요. 저 입맛 안 까다롭거든요?"

기분 나쁘다는 식으로 대꾸하자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우빈 선배가 쿡-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02. 화장실 세면대에 찬물을 틀으며 자신의 얼굴에 여러번 세수를 하며 분노를 삭히고 있는 진이다. 그 잘난 아줌마가 어떻게 아버지를 꼬셨는지 모르겠지만, 나와 형과 아버지 밖에 모르셨던 엄마의 헌신을 생각하니 천불이 날 지경이다.

2015년 4월 어느 날이었다. 우리 가족에게 불화가 닥친 건 내가 중2학년, 아버지는 알만한 기업 건설회사 상무로 다니면서 승진을 코앞에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있었다. 송도 테크노파크에 2년전부터 쇼핑몰 착공을 추진해오고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전무로 승진할 수 있는 선욱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내일 입찰건을 반드시 따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가며 공사 견적을 내고 있었다. 공사금액에서 막히자 머리를 식힐겸 1층 카페로 내려갔다.

잔잔한 재즈 음악과 함께 아리따운 중년 여인은 커피를 사가는 손님에게 미소를 지으며 맞이하고 있었다.


김선욱
"늘 마시던 걸로 주세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중년 여인은 원두를 꺼내 커피를 제조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빈 자리에 앉아 행복해하는 가족사진을 바라보다가 카라멜 마끼아또 나왔다는 말에 돈을 지불하고는 맡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거의 다 커피를 다 마실때쯤 자리에 일어나려고 하는데 카운터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있어 선욱은 쳐다봤다. 젊은 손님이 중년 여인에게 커피안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며 언성을 높여 항의하고 있었다.

"손님, 절대로 커피에 이물질이 들어갈 수가 없어요."

"그럼 내가 일부러 작정하고 커피에 이물질 넣었다는 거야? 뭐야? 빨리 다시 타오던가 아니면 환불해 달라고!"

"전 그럴 수 없어요."

"그래? 내가 여기 문닫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