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예뻐해 주세요_
Episode 43. 우리 오늘 밤 새자



기억하고 있었던 거면... 그땐 왜 날 모르는 척했는지.

나 너무 궁금한데.



"나 예뻐해 주세요_" _43화




김태형
아깐... 기억 못 했어.

네가 가고 나서, 알 수 없는 이유로 눈물만 흘렸어. 그냥 울게 되더라. 자연스레 여주를 침대에 앉힌 태형은, 그 옆에 나란히 앉았다.


백여주
…그럼 날 어떻게….

여주 손 꼭 잡고서, 잠깐의 뜸을 들인 태형은 점차 입꼬리를 올리더니 말했다.


이게 정말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

마침 아까 그곳에서 내가 약속이 잡혀있었거든. 회사 동료들이랑.

아까 너랑 만난 아트홀에서는 중요한 회의가 있었고, 그 뒤풀이로 회식하게 된 거야. 그 장소가 마침 네가 있는 곳이었고.


처음에는 네가 있을 줄 꿈에도 몰랐는데,

어디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길래 고개 돌려보니까, 저만치 멀리 네가 누구랑 대화를 하고 있더라.

애들한테 가려져서 네 앞에 앉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잘 몰랐고.

아직 그때까지는 너에 대한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상하게도 시선이 자꾸 갔었어.

그렇게 은연중에 널 의식하다가… 네가 갑자기 자리에서 좋지 않은 표정으로 일어나길래 따라 나간 거고.



뒤늦게 따라 나갔는데, 네가 안 보였어.

비가 이렇게 오는데, 우산도 안 들고 어딜 간 건가 싶어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데_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고.

설마 싶어 그쪽으로 갔는데, 네가 비 맞으며 울고 있더라고. 중간중간 내 이름 부르면서 서럽게.

오늘 처음 보는 사람이 뭐 때문에 내 이름을 알고 있을까, 의아했는데… 그때부터 머리가 울렸어.

그렇게 그 짧은 순간에… 네 기억이 난 거야. 영화처럼.





백여주
정말 영화 같네...

인생 살다 한 번쯤은 볼법한 로맨스 같아요. 제 두 손으로 태형의 손을 매만지며 말하는 여주였다.


백여주
……나 보고 싶었죠?


김태형
응_


백여주
나도요, 많이.


김태형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나도 몰랐어.

환생하면 나도 너 바로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백여주
그러면요...?


김태형
절차가 조금 복잡했던 것 같아.

내가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도 아니고, 이 모습 그대로 환생을 하는 거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 세계의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고도 한 것 같고.

말의 끝은 역시, 보고 싶었고 미안하다는 말. 태형은 지금 흐르는 시간조차도 아깝다는 듯이 여주를 꼭 껴안았다.


김태형
나 없이 어떻게 지냈대….


백여주
못 지냈어요-.


백여주
한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살다가…


백여주
김태현이 나 구해줬죠...

태형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고 여주가 웅얼거리자, 그는 곧 태현을 만나봐야겠다며 여주 머리를 쓸어주었다.


김태형
…형이 괴롭히진 않았고?


백여주
…전혀요.

오히려 나한테 정성을 쏟아줬어요. 자기 일도 있을 텐데 시종일관 나만 봐주면서. 말하다가 무언가 걸리는 게 있었던 여주는 태형이 올려다봤다.


백여주
……김태형 씨가 시켰다면서요-.


김태형
시킨 거 아닌데. 부탁이었어.


백여주
아무트은... 그거나 그거나...

물론 고맙긴 했지만, 그래도 매번 얼마나 미안했는지 몰라요 내가. 여주가 옅은 한숨 쉬자_ 다시금 웃기 시작하는 태형.


김태형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어- 여주?


백여주
조금요-.


김태형
내가 잘못했네_ 여주 마음도 몰라주고.


백여주
……맞아요, 잘못한 거 한둘이 아니지.



백여주
아 그리고, 하나 더 궁금한 거...!


백여주
환생이 불가하다면서… 어떻게 환생한 거예요?

그뿐만이 아니라… 나 지금 물어볼 거 되게 많아요. 의문에 가득 찬 눈빛으로 태형이 올려다보는데, 한 번 웃음 지은 태형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여주
내 질문 피해요-?


백여주
뭐예요, 우리 사이 비밀을 만드는 건가…?


김태형
그런 거 아니야-.


김태형
차차 내가 다 이야기해줄게_

오늘은 시간이 너무 늦어서 그래, 너 자야지. 이불을 걷어, 여주 자리를 만들어준 태형은 얼른 오라며 가리켰다.

여주가 못 믿겠다는 눈빛을 보내며 제 자리에 눕자, 자연스레 여주 옆자리에 몸을 뉘며 여주에게 이불 덮어주는 태형이었고.


백여주
……나 안 졸린데.


김태형
그래도, 자야지.


백여주
김태형 씨를 봤는데, 내가 어떻게 자요….

혹시나 눈 떴을 때 또 사라져있을까 봐 무서워서 못 자겠어요, 나. 입 삐죽 내밀고 태형이 바라보니까, 괜찮다며 여주 머리 쓸어주는 태형.


김태형
나 안 사라져_ 여기 있을 거야.


백여주
……못 믿어요!


김태형
어떻게 해야 믿을래_

태형이 말 끝나기 무섭게 태형의 양볼 감싼 여주가 볼을 꼬집었다. 볼을 이리저리 늘리면서, 귀엽다는 듯이 웃기도 하고.


백여주
내가 이렇게 잡고 있을게요.


김태형
……나 아픈데.

아프다는 말에, 두 손으로 양볼 감싼 채로 바로 태형의 입술에 입 맞추는 여주. 이러면 안 아프죠?


김태형
…….


김태형
……안 본 새에 백여주 선수됐네.


뿌듯한 웃음 짓자, 이때를 틈타 질문하는 태형.


김태형
다른 남자한테도 이랬겠네_

예쁘게 미소 지어주고, 눈빛 막 보내주고. 그치? 태형이 은근 질투하는 모습 보이면, 여주는 한 수 위라는 걸 보여준다.


백여주
내가요-?


백여주
그럴 리가. 나 철벽녀에요, 일편단심 김태형만 보는.

갑자기 제 이름 불러주는 여주에, 설레어도 단단히 설렌 태형이 귀엽다는 듯이 웃음 지었다.


김태형
예쁜 말만 하네, 예쁜 애가.

태형의 말 가만히 듣고 있던 여주는, 환히 웃으며 또 태형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겠지.


백여주
나 예뻐요?


김태형
응_ 예쁘고, 예쁜 말만 하고-. 다 하네, 혼자.

태형이 말 들으면, 여주도 기분 좋아져서 막 웃고.


김태형
여주 안 피곤하댔지.




김태형
그냥 우리 오늘 밤 새자.




시간 나면 새로운 작품 "오늘이 마지막이길 바라"에도 놀러오세요🌷🤍

난 다 알아요. 여러분 이런 에피소드를 기다렸다는걸.


͡° ͜ʖ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