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워해주세요

Episode.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나를 미워해주세요_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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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닦아 감기 걸리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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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고마워. "

일단 제 집으로 비를 피해 여주를 데려온 민규가 밝은 데서 다시 보게 된 여주의 몰골에 할 말을 잃고 수건 한 장을 덮어주며 구급상자를 가져와 자세를 낮추고 여주의 발을 살며시 들어 제 무릎에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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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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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넌 발이 이 지경인데 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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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왜 이렇게 미련하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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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 "

그 빗속에 가려져 있던 발의 상태는 심각했다 급하게 나오다 그릇 조각을 밟아 유리 조각이 군데군데 박힌 데다가 피가 꽤 흘러 오른쪽 발이 피와 빗물 자국으로 온통 얼룩덜룩했다

그제서야 여주도 제 발의 상태를 알아차렸는지 말없이 엉망이 된 발을 내려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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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어쩐지...쓰라리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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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조각부터 뺄게 아프면 참지 말고 나 갈겨라. "

민규가 여주의 발등에 박힌 큰 조각을 먼저 빼냈다 그리고 다시 발바닥에 박힌 조각들까지 제거할 동안 여주는 민규를 때리지도 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기어이 제 입술을 꽉 물고 혼자 참아내는 모습에 민규가 한숨을 쉬며 빠르게 소독을 하고 붕대를 감아냈다 얼마나 참은 건지 끝나고 살펴보니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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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진짜 밉다 지여주 나한텐 기대기도 싫은 거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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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민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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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너 그냥 나한테 와라 더 이상 그놈이 너 함부로 하는 거 내가 못 보겠다 아니, 안 볼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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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김민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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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니 잘못이 아닌데 왜 네가 그 벌을 받아야 하는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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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내가 우리 아빠 딸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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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아빠의 피를 타고 태어났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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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아니 넌 지금 그 사람한테 미안해서 벌받을 이유를 만들어내는 것뿐이야 피를 타고 태어난 게 어떻게 죄가 될 수가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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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부모를 고를 수 있는 자식은 없어 이젠 내가 너 그놈한테서 지킬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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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미안, 치료 고마워 나 갈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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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지여주. 난 결심했어 언제든 힘들면 나한테 뛰어들어라. "

띠띠띠띠- 띠리릭-! 철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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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넌 사람이 대체..!! 전화도 꺼 놓고 어떻게 된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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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미안해요 "

안절부절 거실을 왔다 갔다 거리던 원우가 도어록 소리가 들리자마자 앞으로 달려가 여주를 살피며 소리쳤다 젖은 머리에 비를 맞았구나 싶다가 붕대가 감긴 발을 발견하고 조용히 몸을 구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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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미안해, 아깐 제정신이 아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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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많이...다친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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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괜찮아요 얼마 안 다쳤어요 원우 씨는 좀 괜찮아요? "

미련한 여자, 바보같이 누가 봐도 제가 더 다치고 아프면서 자신의 걱정만 하는 미련한 여주의 모습에 원우의 속에서 울컥 무언가가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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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바보야!! 나 괜찮으니까 이제 나 말고 네 걱정 좀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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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미안..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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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넌 대체 맨날 뭐가 그렇게 미안한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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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왜 항상 나한테 미안해할 줄 밖에 모르는 거냐고... "

그러게요 왜 난 항상 당신한테도 민규한테도 미안한 짓만 할까요 오늘따라 내가 너무 미워서 견딜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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