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워해주세요

Episode. 제발

나를 미워해주세요_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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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이제 미안하다는 말 금지야 알아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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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알았어요. "

항상 저한테 미안하다는 말만 해왔던 여주였다 어쩌면 더 잘못한 건 저인데 나쁜 짓을 하고 다치게 했는데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미안해하기만 했던 여주의 모습에 원우의 마음 한편에는 늘 미안함이 자라있었다

미안해 할 건 나라고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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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혹시 모르니까 감기약 구급상자에 있어 먹어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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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응 고마워요. "

이래도 되나 여주는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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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그, 추우니까 올라와서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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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꿈인가. "

혹시 이것도 깨고 나면 사라질 꿈인 걸까.

그게 아니라면 신은 정말 잔인한 존재임이 틀림없었다 괜찮을만하면 다시 시작되는 희망고문과 같은 기대는 너무 괴로웠으니까.

02:30 PM

다음날 오후, 카페 안에서 만난 민규와 원우 그리고 두 사람 앞에 놓인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씁쓸한 향을 풍기며 두 사람의 감정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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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길게 말 안 하겠습니다, 여주랑 이혼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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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그건 저희가 알아서 할 문제 같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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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알아서 한다는 사람이 우산도 없이 빗속에 여주를 내쫓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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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 "

참을 수가 없었다

저는 보기도 아까운 사람을 울리고 빗속에 내몰고 괴롭혀 놓고 제 앞에서 당당하게 얘기하는 원우를 한대 치고 싶은 충동을 겨우 참은 민규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얼굴로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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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더 이상 여주에게 함부로 대하게 두지 않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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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내가 당신을 막을 거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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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그래요 제발 막아줘요. "

제발..날 막아줘.

여주의 눈물을 처음 보았던 날, 원우도 절망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에게 빌어먹을 트라우마를 핑계로 괴롭히기만 하는 제 자신이 너무 끔찍해서

그래서 그때부터 누구라도 좋으니 저를 좀 막아주길 바라왔던 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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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 그러니까 사람 말려 죽이려는 게 아니라면 이혼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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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 "

이혼.

그 말에 마음이 뒤틀린 것처럼 울렁였다...그래 이건.. 분명 마음이 거부하고 있었다 어쩌면 진작 했어야 할 이혼을,

온 마음이 거부하고 있었다

여주가 화장대에 놓아뒀던 이혼서류를 정리해 봉투에 담았다

언젠가 했어야 할 일이었다 아무리 그를 사랑해도 나는 그를 납치한 원수의 딸이었다

그 사람 곁에 있을 자신이 없다.

덜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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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다녀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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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왔어요?...저 이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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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뭐야 이ㄱ...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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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난 싸인 했어요 원우 씨만 싸인하면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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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우

" 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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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여주

" 우리,..이혼해요. "

제발,

오지 않았으면 했던 순간이 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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