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미워해주세요
Episode. 최악은 최악으로 끝을내다.


나를 미워해주세요_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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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평소와 다르게 무거운 목소리로 걸려온 원우의 연락에 여주가 오랜만에 원우의 집에 들어섰다

그리고 오랜만에 들어온 게 무색하게도 집안은 그대로였다


끼리리릭- 터억-!!


전원우
" 놓고 간 짐들이야 가지고 나가. "

그날, 제 사진 전에서 제 눈을 먼저 피하고 나가는 그를 보고 제게 많이 화가 났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온몸과 표정으로 싫다고 내칠 줄은 몰랐기에 여주가 얼 빠진 얼굴로 원우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전원우
" 안 들리나 나가라는 소리. "


지여주
" ...원우 씨. "

이대로 나가면 정말 끝이다.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렇지 않으려고, 더이상 원우에게 상처주지 않으려고 애써 잡아왔던 마음이 이제 진짜 끝이라는 생각에 더 버티지 못하고 바닥으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지여주
" 정말...정말 끝이에요..? "


전원우
" 그러려고 이혼서류 내밀고 나간 거 아닌가? "


지여주
" 워..원우 씨... "

너무..너무 겁이났다.

한 발,

두 발,

원우에게 다가가는 여린 몸이 두려움으로 부들부들 떨렸다

당장이라도 저 여린 몸을 끌어안아 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또 다시 서로가 너무 애써야 하기에 원우가 이성을 꽉 쥐어잡고 나오려는 마음을 집어넣었다


지여주
" 나를...나를 미워해요. "


전원우
" ........... "

바보같은 사람,


지여주
" 미워해도 괜찮아요 "


지여주
"이게..이게 당신이 나에게 주는 벌이라면 나 달게 받을 거예요"

미련한 사람,


지여주
" 그러니까 제발 당신 곁에만, "


전원우
" 더는 못 들어주겠네. "

더는, 들을 수가 없다 저 여린 사람이 약하게만 봤던 사람이 실은 저보다 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아프게 다가섰다.

차라리 저를 원망하고 욕해줬으면 싶을 만큼 여주는 미련하게 착했다


전원우
" 내가 좀 잘해줬다고 네가 나한테 뭔가 된 줄 착각한 모양인데, 전혀 아니야 그러니까 정신차리고 내 집에서 나가. "

누군가 제 입을 좀 틀어 막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원우가 캐리어들과 여주를 현관 쪽으로 던지듯 끌었다

와락-!!


지여주
" 정말...단 한 순간도 날 사랑하지 않았어요? "


전원우
" 풉. 사랑? 내가 널? 여전히 역겹네. "

딩동-!! 덜컥-!!


전지원
" 원우야 왜 불러..? "

원우의 몸을 껴안은 여주의 작은 품이 갑자기 들어온 여자에 의해서 힘없이 밀려났다 누가봐도 저보다 훨씬 예쁘고 매력적인 여자가 원우 곁에 섰다 그리고 예쁘게 웃으며 망설임 없이 그 여자의 허리를 감은 원우의 손.

이제 정말 끝난거구나.


전지원
" (징그럽게 왜 이래) 뭐야 저 애는? "


전원우
" 신경쓰지 마 곧 갈거야 "

끝이..와버렸어.

비가 온다.

아주 세차게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 마냥

비가 오고 있다.


지여주
" ....흐..아흑...허엉.. "

더는 나올 것도 없을 줄 알았던 눈물이, 또 다시 빗물과 섞여 여주의 얼굴을 적신다.

비 내리는 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그녀의 곁에는,

우산을 씌워 줄 사람조차 없었다.


김민규
" ........... "

지독하게 애달픈 짝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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