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봐, 잘못했다고
EP_2



(발목은 욱신거려오고 급기야 떨리고 있었다.)

(바닥에 앉은 채로 한 시간 정도가 흘렀다)

(서여주는 연준의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떨리는 발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최연준
...누나 이제 그만하고 나랑 병원 가줘요.


최연준
진짜 아프다고...

(한시간 동안씩이나 같은 자리에서 쪼그려 앉아 같은 곳을 응시하는 여주는 약간 정상적인 눈빛이 아니었다)


최연준
누나?


서여주
......


서여주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알아?


최연준
...왜 그러고 있는데요


서여주
네 발목, 점점 붓고 있어


서여주
그러면서 핏줄이 더 터지고 있나봐. 멍도 심해지고 있어.


최연준
...?


서여주
내가 지금 네 발목을 더 꺾으면, 네 발목의 떨림이 더 오래갈 거야 그렇지?


최연준
시발... (여주의 눈빛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서여주
근데 내가 너를 데리고 병원을 가면 네 고통이 잦아들고 회복이 시작될 거야.


최연준
......


서여주
내가 뭘 원할 거 같아?

.


.


.



최연준
허,..


서여주
응? 맞춰봐 연준아.


최연준
진짜 미친년이네 이거


최연준
사람 맞아? 정신이 어떻게 된 거 같은데


최연준
정신차리고 병원이나 데려가요


최연준
진짜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서여주
신고?


서여주
어떻게 할 건데


서여주
폰은 있어?


서여주
움직일 순 있고?


서여주
너나 정신 똑바로 차려. 지금 니 앞엔 나 밖에 없고


서여주
나만이 널 도울 수도, 해할 수도 있는 사람이라는 거


최연준
지랄.


짜악-!!!!!

(순식간에 연준의 고개가 오른쪽으로 돌아갔고 빨갛게 오르는 뺨이 얼얼했다)


최연준
...!!!!


서여주
정신차려 최연준


서여주
열받게 하지마


최연준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다)...하...


최연준
진짜... 이런식으로 나오겠다 이거지?


최연준
내가 뭘 잘못했는지 몰라도, 누나가 정신차렸을 때


최연준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



최연준
시팔... 어디까지 하나보자


서여주
어디까지 버티나 해볼게 그럼


서여주
내가 볼 땐 네 발목, 심한 골절인 거 같은데


서여주
아무런 조치가 없다면 평생 불구가 될지도 모르지.


서여주
(씨익)...버텨보든가.





-3년 전




서여주
...언제까지 끝내야 하는 거야?


최연준
좀만 기다려봐요. 거의 다 했으니까.


서여주
역시, 고등학생은 쉽지 않네...


최연준
(숙제를 풀며) 뭐가요.


서여주
여친이랑 레스토랑까지 와서는, 공부 해야 하고 말이야...


최연준
......

탁- (펜을 내려놓는다)



최연준
(여주를 바라보며) 뭐, 나 말고 다른 남자 만나고 싶다는 의미에요?


서여주
에이 장난치지마 그런 거 아니야



최연준
말해봐요. 누군데?


최연준
내가 아는 여주누나는,


최연준
(자리에서 일어나며)...돈 많고


최연준
(주머니에 한 손을 꽂은 채 다가가며)...키크고


최연준
(여주의 앞에 서며)...어리고.

스윽-

(여주의 고개를 한 손으로 들며)


최연준
잘생긴 사람 좋아하는데?


서여주
(볼이 붉어진다)...정답이야 아가야


서여주
뭐, 이 앙큼한 고딩 말곤 역시 찾기 어렵네

(턱을 빼며 스테이크를 한 입 베어 문다)


서여주
돈 많고 키크고 어리고 잘생긴 사람, 내가 기다려주지 뭐.


서여주
얌전히 밥 먹을 테니 빨리 끝내


최연준
...네 누나, 고마워요 (싱긋)




쪽-


서여주
아 깜짝이야..


최연준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최연준
이거까지 밀리면 진짜 답 없어서.


서여주
알아.


서여주
아직도 아버지가 많이 잡으셔?


최연준
...뭐 전보단 덜하지만


최연준
요샌 버틸만해요


최연준
그러니까 연애도 하고, 누나 같은 사람 몰래 만나고 있죠.


서여주
푸흡...


서여주
나 같은 사람이 뭔데?


최연준
음...


최연준
대한민국 최고 이쁜이?


서여주
그게 뭐야!ㅋㅋㅋㅋㅋㅋㅋ


최연준
왜요,.. 맞는데 뭘.






서여주
3년 전에 넌, 내가 가장 예쁜 사람이라고 말해줬는데 기억나?


최연준
......


서여주
침묵은 부정의 의미인가?


최연준
(자신의 발목을 바라보며)이런 식으로 하는 누나한테 내가 무슨 말을 해요?


최연준
더는 궁금하지도 않고 그냥 미친년 같아...


서여주
......미쳤다..라...


서여주
완전 잘못된 얘긴 아니지...


서여주
머리가 어떻게 된 건 맞으니까. (중얼)


최연준
나한테 왜 이러는 건지 말이나 해.


최연준
시시콜콜 누나 얘기 들어줄 생각 없어요.


최연준
누나가 1년 동안 연락 다 씹고 우리 5일 전에 만난 건 알죠?


최연준
아,ㅎ 6일이네. 나 약 먹어서 하루는 그냥 넘어갔으니.



서여주
그 1년 간의 얘긴 묻지 않기로 했을 텐데?


최연준
시발, 하도 딱한 표정을 하길래 내가 참았죠


최연준
근데 이러면 나도 선 지킬 필요없지


최연준
잘 연애하다가 갑자기 잠수 타놓고 1년을 기다렸더니


최연준
이제 와서 묻지 마라, 궁금해 하지 마라...


최연준
나는 일 년 동안 이별의 고통은 느낄대로 다 느꼈는데, 다시 사귀자길래 그때부터 좆같았는데.


최연준
아, 티를 좀 더 냈어야 하나?


서여주
...좆같았다?


서여주
내가 다시 사귀자 했을 때 넌 좆같았니?


서여주
아니 그 전에, 그렇게 싫었던게 티가 안 났다고 생각하나봐?


서여주
뻔뻔하기 짝이 없네...




최연준
처음부터 이럴 계획으로 접근 했어요?


최연준
나 감금하려고?


최연준
나 떠나고 일 년 간,



최연준
정말 이걸 계획하고 돌아온 거에요...?






연희작가
손팅은 럽럽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