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 과외하기

15 : 싸가지 과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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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야 박우진 이새끼 걸렸다, 마셔 그냥!"

진짜 조온나 끼기 싫다. 굳이 내가 오지 않았어도 지들끼리 잘 놀았을텐데 왜 그렇게 오라고 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냥 집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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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야 박지훈 빨리와아!"

심지어 옹성우 이새끼는 이미 취한 것 같았다. 성우네 엄마가 이거 아시면 우리 단체로 쳐맞는데 어쩌지.

수능이 몇개월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웃기지도 않는 술파티나 하고 있자니 술도 안들어가고 마음 한켠에 죄책감이 들어 바람을 쐬러 나갔다. 김여주와의 스캔들 무마하려고 이게 무슨 짓인지.

-르르르르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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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여보세요?"

김여주

'지훈아 뭐흐애? 숙제는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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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발음이 왜그래? 술먹었냐?"

김여주

"쪼금 마셨는데, 티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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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발이나 닦고 자라."

김여주

"이이이잉 시러. 계속 밖에 있을거야"

조금 마셨다더니 다 거짓말이였다. 물론 처음부터 믿지는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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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하..어딘데?"

김여주

"나 청마공원."

청마공원이면 이 난잡한 술파티가 열리는 곳에서 5분정도 가면 있는 어둑한 공원이였다. 그런데서 왜 앉아있담. 이 무서운 세상에 겁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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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금방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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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_"야박~ㅣ훈지긍어ㄷ?야"

잔뜩 취한 듯한 배진영의 까톡이 왔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그냥 취해서 먼저 집갔다고 하면 되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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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얼씨구"

가보니 미끄럼틀에 앉아 졸고있는 김여주가 보였다. 거하게 취하셨구만.

김여주

"어, 지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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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그래, 박지훈이다."

김여주

"볼빨간 지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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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누구 때문에 뛰어와서 그렇..읏"

김여주

"추워?"

김여주가 내 볼을 찹 잡았다. 아니 시발 뭐 이렇게 세게 잡아. 사실 취한 척하고 때리는 거 아니야?

그러고선 가까이 오더니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는데 느낌이 이상했다. 이러니까 키스 3초 전 자세 같잖아. 사람들 오해하면 어쩌려고.

김여주

"야 너 눈 진짜 예쁘다. 그거 나 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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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

내 심장도 김여주 알코올 냄새 때문에 취한 것 같다. 왜이리 심장이 떨리는지, 지금 말하면 병신같이 말더듬을까봐 입을 꾹 다물고 있었는데 김여주 핸드폰에 전화가 왔다. 살았다.

-르 ...

'사랑하는 배주현♥'

아니 근데 김여주는 받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괴상한 소리를 내며 미끄럼틀에 눕기까지 한다. 못살겠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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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여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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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야 김여주! 너 뭐하고 있었길래 여태까지 전화를 안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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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저 김여주 친구분 맞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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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으잉? 여주 친구긴 한데, 누구세요?'

다행히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김여주 대신 사과까지 해줬다. 자기가 데리러 오겠다 했는데 어차피 집 근처라 내가 데려다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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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야, 업혀."

김여주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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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오..존나 튼튼하시네요."

김여주

"지훈아 나 속이 안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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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내 등에 토하면 죽는다."

김여주

"민수야 너 진짜 변했다. 전에 이렇게 어깨가 넓었나? 남자 다됐구만."

대화는 전혀 이어지지 않았고 김여주는 이젠 헛소리까지 하고 있다. 그냥 버리고 갈까 진지하게 고민할 찰나에 갑자기 김여주의 숨결이 느껴졌다.

아까부터 두근두근 나대던 심장이 거의 터질 것 같았다. 이러니까 개찐따같네. 나 연애할 때 이렇게 쪼다같은 스타일이였나.

김여주

"민수야, 너 옷에서 좋은 냄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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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지훈이라서 그래요. 간지러우니까 냄새 좀 그만맡지?"

김여주

"알았어 민수야."

그놈의 민수가 누구길래 이렇게 노래를 부르는지. 둘이서 만담을 하는 사이 김여주의 친구네로 도착했고 주현이라 하는 김여주 친구는 김여주를 조금 격하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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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야 이년아, 내가 작작 마시라 했지? 죄송해요.. 얘가 원래 이런애가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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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괜찮아요. 전 이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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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현

"네 진짜 감사합니다."

쪼다 맞나보다. 뭐 이렇게 허무하게 만나고 허무하게 헤어진담. 진짜 데려다만 줬네, 거의 정신을 잃은 김여주 때문에 뭐 다른 걸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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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김여주 때문에 이게 무슨 일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