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녀
004 창녀


글 : 김야옹

전여주
여기가 부모님 묘지에요?


전정국
그냥 묘지처럼 꾸며놓은거지.


전정국
시신은 여기 없어.

전여주
네?


전정국
아무도 몰라.


전정국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도.


전정국
그냥 떠돌아다니셨거든.


전정국
그래서 그냥 돌아가셨다 생각하는거지.

전여주
떠돌아다니셨다니요?


전정국
너 찾으러 다니셨던거야.


전정국
너 찾으러.

전여주
저를 찾는다고요?

전여주
버렸다가 다시 찾아요?

전여주
말도 안되잖아요.


전정국
버린 것이 아니라


전정국
지키셨던 거지.

전여주
지킨다고요?


전정국
너의 아버지, 빚쟁이였어.


전정국
항상 쫓기는 몸이었지.


전정국
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돌아다니는 가족들도 위험했어.


전정국
피하다 잡히면 살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


전정국
그래서 맡긴거야.


전정국
너는 무사하도록.


전정국
그런데 어쩐 일인지 너가 그 집에서 나와버렸다고 하더래.


전정국
그래서 너의 아버지는 너를 찾으러 떠돌아다니셨어.

전여주
거짓말.

전여주
나만 버리셨고 오빠는 데리고 가셨는데요?


전정국
오빠도 맡겨두셨어.


전정국
너와 다른 곳에.


전정국
같이 있다가 잡힐까봐.

전여주
어떻게 믿어요.

전여주
진짜 아빠라면 모를까.

전여주
어쨌든 우리 부모님 이래저래 고생 많이하셨겠네.

전여주
이제 편히 쉬어요.

전여주
못난 딸내미는 몸 팔아가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전여주
더럽죠?

전여주
저 창녀에요.

전여주
어디가서 인간대접도 못 받아요.

전여주
그래도 누구 만나서 백지수표도 만져보고 좋네요.

전여주
이 사람 부모님이 보내주신 거죠?

전여주
창녀짓하지 말라고.

전여주
고마워요.

전여주
원망도 못하겠다.

전여주
진짜 나 지키시려고 그랬던 거라면 원망할 수 없잖아요?

전여주
그래도 우리 부모님이니까 자주 찾아올게요.

그녀의 눈에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기억도 안나는 부모에게 말하는 그녀에 눈에서 눈물이 난다는 것이 더 이상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전여주
오빠는 어디있을까요?

전여주
잘 지내고 있겠죠?

전여주
어디서 나처럼 몸 팔아가면서 일하는 것은 아닌가 몰라.

전여주
아무튼 기회가 된다면 또 뵈요.

전여주
아빠

전여주
그리고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