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앨준비, 됐습니다
34



정예린
죽음이란 거... 정말 뭘까?

예린이 진지하게 말을 꺼내왔다


최유나
나는... 잘 모르겠어.....


최유나
죽음이라는 걸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정예린
음....


정예린
나는 죽음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정예린
근데 그때 내가 내렸던 결정은


정예린
그냥 내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것이었어


정예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정예린
그냥 내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게 전부였어


최유나
.....


정예린
사실 지금도 그래


정예린
죽음이라는 건 정말 내 인생을 마무리한다는 것에 머물러 있어


정예린
내가 어떻게 죽든간에


정예린
죽는다는 건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거잖아


정예린
그러니까 내가 만약 죽게 된다면...


정예린
그저... '정예린' 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의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거겠지.....


정예린
근데 만약에 내가,


정예린
죽음의 끝에 있을 때는 과연 어떤 기분일까?


정예린
가늠이 잘 되진 않아


정예린
그 기분은 죽음의 끝에 내몰려 있는 내가 잘 알고 있겠지......

예린의 이야기를 공책에 정리하던 유나가 예린의 이야기가 얼추 마무리된 듯 하자 입을 열었다


최유나
나도 그래


최유나
근데 너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해 봤는데,


최유나
죽음이라는 건......


최유나
어쩌면 아주 가까우면서도 먼 위치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최유나
영상에서도 봤듯이....


최유나
죽음은 정말 언제 올 지.... 잘 모르거든......


최유나
정말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게 죽음이잖아.......


정예린
그렇지....

예린이 유나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정예린
나는 정말 준비가 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정예린
아무것도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정예린
왜인지 억울할 것 같거든....


정예린
만약에 정말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면.....


정예린
정말 잊지 못할 추억 하나만큼은 만들고 싶어


최유나
으음.... 그렇구나.....


최유나
솔직히 난 죽음이란 거,


최유나
나에게는 아주 먼 미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


최유나
나는 어른이 돼서


최유나
나 나름대로 열심히 살다가


최유나
어쩔 수 없이 몸이 안 좋아졌을 때....


최유나
그때 천천히 눈을 감고 싶어...


최유나
물론 미래는 어떻게 돌아갈 지... 예측 불가능이지만.....


최유나
내가 정말.... 불운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만.....


최유나
내가 죽음을 마주했을 때.... 지금의 내 인생을...


최유나
후회하지 않고... 만족했으면 좋겠다....


정예린
맞아....


정예린
후회할 일 말고.... 만족할 일만 많이 했으면 좋겠다.....


최유나
후.... 이제 써 볼까?


정예린
응, 누구부터 쓰지?


최유나
너 먼저 쓰고 싶어?


정예린
아니....


최유나
알겠어, 내가 제일 먼저 쓸게


정예린
응응

유나는 자신이 생각하는 죽음에 대해 적기 시작했다


최유나
저, 예린아


정예린
응?


최유나
우리 따로따로 적지 말고 돌아가면서 적을까?


정예린
그래

두 사람이 생각하는 '죽음' 에 대한 이야기

대화 속에 묻어나는 각자의 생각을 하나의 글짓기로 완성시킨다

34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