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공작소

16.

또 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이내, 성우가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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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마음대로 하시죠

성우가 뒤돌아 가자, 석진은 성우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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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내 뒷스케줄은 내가 연락할 때까진 비워둬요

"ㄴ...네"

성우는 연서를 차 뒷쪽에 뉘이고 운전석 쪽으로 몸를 틀었다.

그때, 또 한번 석진이 성우의 팔을 잡아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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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또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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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혹시, 제가 운전해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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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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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제 집으로 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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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저희 집에도 있을 건 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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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래도 의사인 저보단 아니겠죠

성우는 잠시 뜸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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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그래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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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그러시죠

성우는 내키지 않았지만, 연서를 위해 석진의 집으로 가기로 했다.

석진의 집으로 향하는 길, 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 장적했다.

이 분위기를 깨기 위해 석진이 말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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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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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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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혹시 성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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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옹성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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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혹시 연서씨가 왜 그랬는지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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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그건...본인에게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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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제가 마음대로 해드릴 수 있는 얘기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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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알겠습니다

석진은 백미러로 연서를 살짝 확인했다.

연서는 아직도 식은땀을 흘리며 악몽을 꾸는 듯, 신음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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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조금 더 빨리 갈 순 없습니까..?

성우가 재촉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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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거의 다 왔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차는 어느 저택 앞에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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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내리세요

저택은 외관과 같이 으리으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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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2층으로 올라가시죠

성우는 석진을 따라 연서를 업고 2층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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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여기 뉘이세요

성우가 연서를 침대에 뉘이고 이불을 덮어주는 동안,

석진은 옆에서 링거와 진정제가 들어있는 수액을 들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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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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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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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제 일인데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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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근데, 연서를 어떻게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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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저도 영매님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으니까요

성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이 남자가 그리도 적극적이었던 거군.

그때, 연서의 손이 움직였다.

주연서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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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깬거야..?

주연서

여긴...

연서가 힘겹게 일어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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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저희 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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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그냥 누워있어...!

주연서

괜찮아...

성우가 걱정스럽게 얘기하자 연서는 괜찮다는 듯 머리에 맺혀있는 땀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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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아까 계속 나가야한다고 하셨는데, 무슨 일이 있으셨던거예요?

연서가 놀라며, 말없이 석진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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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병원에 안좋은 기억이라도...

연서는 말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했다.

이 이야기는 나와 성우, 둘 밖에 알지 못하는 얘기였으니까.

연서가 고개를 돌려 성우를 바라보자, 성우는 연서에게 텔레파시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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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너 편한대로 해, 난 네 선택을 존중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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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하지만 네가 후회하는 건 보고싶지 않아.)

연서는 성우의 텔레파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주연서

안좋은 추억이죠, 다신 떠올리기 싫은

연서가 말을 꺼내자 성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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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성우

얘기 끝나면 부르세요, 전 다신 듣고 싶지 않은 얘기라

그 말을 끝으로 성우는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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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안 좋은 추억이라고 하면...

주연서

전 어렸을 적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었어요

주연서

다같이 차를 타고 가던 도중에, 교통사고가 났거든요

석진은 측은한 표정을 지으며, 연서의 말에 집중했다.

연서는 석진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말을 이어갔다.

주연서

그래서 가족 다같이 병원에 실려갔었어요

주연서

그 일이 저를 이렇게 만든거죠

"선생님!! 응급환자예요?!!!"

전 뒷자석에 앉아있어서 그리 크게 다치지 않았어요.

"꼬마야, 넌 괜찮니?"

주연서

네...

주연서

근데요...의사 선생님...

"응?"

주연서

저 아저씨들은 누구예요..?

"무슨 아저씨들?"

주연서

저기 검정 옷 입은 아저씨들이요..

주연서

왜 우리 엄마, 아빠 옆에 있어요?

"그게 무슨..."

그땐 몰랐었어요.

설마, 그것들이 저승사자였을 줄은.

그렇게, 저희 부모님은 돌아가셨죠.

"꼬마야, 많이 슬프지..?"

주연서

......선생님

"응?"

주연서

그 아저씨들 말이에요

주연서

왜 저 할머니랑도 같이 있어요?

"뭐?"

그 의사선생님은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말했어요.

속으로 불안했겠죠, 제가 그렇게 말하고 부모님이 돌아가셨으니까.

그리고 정말로, 며칠 후에 그 할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사람들은 제가 죽음의 원흉이라고 했어요.

전 보이는대로 말한 것 뿐이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알게 됬죠.

난 괴물이구나...라는 걸

사람들이 절 그렇게 불렀거든요.

"괴물"

보육원에 가기 전까진, 병원에서 절 맡아주셨어요.

그 일이 있은 후론, 아무도 절 가까이 하려 하지 않았죠.

그리고 누군가가 죽으면, 그 원인이 뭐가 됬든 다들 절 원망했어요.

제가 있으면 살 사람도 죽는다고.

주연서

그래서 그것들이 너무 무서워요

주연서

내 탓도 아닌데, 내가 그곳에 있으면 또 누군가가 죽을까봐

주연서

어쩌면 그 누군가가 내가 될까봐

주연서

예전엔 악몽도 많이 꾸고, 가위에도 많이 눌렸었어요

주연서

그래서 제가 병원을 싫어하는 거예요

주연서

그곳은 왠지, 제가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요

석진은 연서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설마 이 사람에게 이런 일이 있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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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연서씨 탓이 아니에요...

주연서

다들 그렇게 말하겠죠.

주연서

그런데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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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왜...죠?

주연서

왜냐하면...

주연서

제 옆에도 있었거든요

주연서

저승사자가...

여러분!

다들 설연휴 잘 지내셨나요??

작가는 얼굴이 보름달이 됬답니다...하핳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