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주오

에피소드 8

다음날 새벽 6시....

어김없이 건은 운동을 하러 집을 나섰고 단원들도 하나둘씩 지나가고 있었다

효와 음이 지나갈 때 건이 자신의 손목에 있는 시계를 가리켰다

모이라는 건의 신호였다

그 날 저녁 효가 모임 장소로 가자 음이 먼저와 앉아 있었고 건은 화를 참고있는 표정이었다

효가 자리에 앉자 건이 탁자를 내리치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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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어제 경시청 앞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시는분 계십니까???

효와 음은 건의 화가난 모습에도 침착하게 건을 응시하다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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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밀정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효의 아무렇지 않은 표정에 건은 더욱더 화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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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원했던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째서 사사로운 감정에 그 날의 물건(총기)을 사용한거죠?? 잘 못 하면 모두가 위험할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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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정에 의해 죽은 동지들은요?? 어제 만세운동에서 동지들이 죽어나갈동안 우리 청년회는 무엇을 하였습니까?? 신민회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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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희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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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 당신의 개인 행동이 그들의 희생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계속 이런식으로 개인적인 감정으로 움직이면 저도 어쩔 방법이 없습니다 효 당신을 파면하는 수 밖에요

청년회의 파면이란 죽음을 뜻했다..... 그 말을 들은 음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효는 그런 음을 붙잡고 덤덤히 말을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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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더라도 일본군 한 놈이라도 더 지옥으로 끌고 갈겁니다 일본이 무서워 대한제국에서 내 뺄때까지요

효는 자신의 말을 마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방을 나갔다

음이 일어나 건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 하자 건이 음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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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효를 부탁해요.......

음은 건을 조용히 바라보다 목례를 하고 방을 나갔다

백이 집에 창으로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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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참 밝네~ 꽉찬 보름을 보다니 내일 일이 잘 될것 같아 ㅎ

백이 웃으며 이야기 하지만 복잡한 표정이었다

하인 : 니시다씨 휴가의 시간입니다(니시다씨 주무실 시간입니다) 내일의 공연을 위해서 빨리 자야 합니다. (내일 공연을 위해서 빨리 주무셔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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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네)

하인 : 니시다씨의 공연을 위해 히무라님이 보러 오시는 건 영광이네요 (니시다씨의 공연을 보기위해 히무라님이 오신다니 영광이네요)

하인은 기뻐 이야기했지만 백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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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네요(그렇네요)

하인은 백의 침대 머리맡에 마실 물을 두고 싱글벙글 웃으며 백의 방에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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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내 이름은 니시다가 아니라 선우입니다 강가의 선우......

백은 그 날을 위해 일본이름으로 개명을 하고, 대한제국에서 살고 있는 일본 군, 경찰들이 알 정도의 유명한 무용가이다

내일은 대한의 독립을 방해하는 인물인 히무라의 생일파티에 백을 초청해 공연을 하기로 했다

백의 그 날 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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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양아..... 마지막으로 네 얼굴을 보고 싶었는데 뜻대로 안되네...... 양이 알면 엉엉 울텐데 큰일이네.....ㅎ

경성 한복판에 일본 가옥이 크게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히무라의 별장.....

오늘은 히무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몇몇 인물들이 초대 되어 생일상 주변으로 둘러 앉아 술을 주고 받고 있었다

잠시후 백이 공연을 위해 비워둔 방안으로 들어왔고 사람들은 백의 등장에 박수를 치며 백을 환영했다

백이 자리를 잡자 노래가 시작되고 백이 하얀 천을 흔들며 춤을 추었다

백의 아름다운 몸짓에 다들 눈을 떼지 못했다

백의 춤이 끝나자 히무라가 백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했고 백이 히무라의 앞으로 가 고개를 숙였다

히무라 :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와 주어 고맙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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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나머지 축하는 지옥에 가서 받으시죠 대한독립만세.........

백이 옷 소매에서 작은 칼을 꺼내 히무라의 심장을 찌르자 히무라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백의 흰 옷에 히무라의 피로 빨갛게 젖어들었다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기 바빴고 백은 단검을 여러개 꺼내 일본 군을 향해 던졌다

백이 던진 칼은 백발백중으로 맞았고 대부분 급소를 맞아 즉사했다

이 날은 히무라의 생일로 손님 중 그 누구도 무기를 소지하지 못해 그 날을 치르기에 좋은 날이었다

백은 죽은 히무라를 보며 조용한 집 안에서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잠시후 히무라의 별장으로 일본군들이 들이닥쳤고 백을 잡기위해 별장을 에워쌌다 백은 작은 단검을 손에 쥐고 마당에서 그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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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놈들이 제아무리 방해한다 해도 우리의 대한은 독립할 것이다!!!! 꺽고 꺽어도 대한은 다시 일어날 것이다!!!! 대한독립 만세!!!!!!

대한의 독립을 외친 백은 손에 쥔 단검으로 자신의 목을 찔러 자결했다

히무라의 생일파티에 초대되었던 청년회의 단장인 건은 멀리서 백의 그 날을 지켜보다가 쓰고 있던 모자를 더 깊이 눌러쓰고는 자리를 떠났다

현장에 있던 일본순사들이 짚돗자리를 가져와 백의 시신을 넣고 둘둘 말았다

백의 시신이 실린 수레가 어디론가 향했다

그 끝에는 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건이 백의 시신을 건네 받고 일본 순사들에게 돈을 건냈다

순사들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 돗자리를 걷어내자 피범벅이 된 백의 얼굴이 보였다

건은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백의 얼굴을 깨끗하게 닦아주었고 백의 굳게 닫힌 입술에 술을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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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우야........ 고생 많았다......

건의 말이 끝나자 누군가가 백의 시신을 가마안에 집어 넣었다

몇시간 후 백은 단지안에 담겨져 건의 품으로 돌아왔다

다음날 6시에도 어김없이 건은 운동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청년회 모두 굳은 표정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다

백은 유명한 무용가여서 백의 그 날은 모두가 빠르게 알게 되었다 모두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슬픔을 삼키고......... 또 삼켰다

먼길을 떠났던 양이 며칠만에 경성으로 돌아왔다

양도 6시에 맞춰 단원들에게 얼굴을 비치려 운동을 나왔지만 대한제국에 돌아와 들린 백의 소식에 그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을 흘러내렸다

효의 옆을 지나던 양은 이내 얼마 못가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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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앙...... 흐흡......흐아아아........

효는 양에게 다가가지 못했지만 멀리 떨어져 허공을 바라보며 양의 곁을 지켰다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양이 보이는 어딘가에서 건, 감, 리, 음도 양의 눈물에 흘리지 못하는 자신들의 눈물을 보태며 백을 보내주었다

7년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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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도운아 너와 나이가 같으니 잘 챙겨주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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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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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우와!!! 반가워!! 나는 도운이야 이도운!!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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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내는 선우다..... 강선우....ㅎㅎㅎ 반가....워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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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어?? 니 고향이 으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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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나 부산~ㅎㅎ 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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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내는 대구!! ㅋㅋㅋㅋㅋㅋ 신민회에서 내랑 동갑인친구는 첨이다~ㅎㅎㅎㅎ 사이좋게 지내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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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그래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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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마! 도운이 니!!! 오늘은 니가 방 정리하는 날이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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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어? ㅎㅎㅎㅎㅎㅎ 선우야 미안~ 내 오늘 좀 바쁘다 쏘리~~(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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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이놈들!!! 둘이 뭐하는게야!!!

선우와 도운이가 몸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신 김구선생님의 호통이 집안에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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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둘다 양동이들고 저 쪽 벽에 서있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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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도운이 니 때문이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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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니 때문이지 와 내 때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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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 김구

어허!!! 이녀석들이?!!!

선생님의 호통에 선우와 도운은 입을 꼭 다물고 눈으로 싸웠다

추운 겨울.....

도운이 감기에 걸려 열이 많이 나 침대에 누워 끙끙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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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으.........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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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마이 아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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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콜록 콜록...... 저리 가라~ 감기 옮는다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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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니가 이래 아픈데 내가 우에 밖에 있노;;; 선생님들도 안계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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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마;;; 니는 내일 학교도 가야한다이가;;; 콜록콜록....... 저 나가라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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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 알았디;;; 많이 아프면 불러~ 문앞에 있을테니까;;;

아파 끙끙거리던 도운은 잠이들었다가 잠시후 눈을 떴다

이마에는 적신수건이 있었고 침대옆에 선우가 침대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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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 흑....... 들어오지 말라니까......

자신의 곁을 지켜준 선우를 보고 도운은 눈물을 흘렸다

선우가 다니는 학교에 놀러간 도운은 창밖을 서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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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여 어디서 수업듣는다 캤는데?

어딘가에서 아름다운 음악소리가 들려왔고 소리를 따라 가보니 창 안에 선우가 아름다운 몸짓으로 춤을 추고 있었다

그 모습에 넋을 놓고 보고 있던 그 때 노래가 끊겼다

무용 선생님 : 一塌糊涂(엉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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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不好意思(죄송합니다)

무용 선생님 : 重来!(다시!)

선우의 동작이 맘에 들지 않은 선생님은 선우를 혼냈고 선우는 선생님이 괜찮다고 할 때까지 같은 동작을 다시하고 또 다시했다

무용 선생님 : 辛苦了(수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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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90도 인사하며)谢谢!(감사합니다!)

선생님이 연습실을 나가자 선우는 자리에 주저 앉으며 자신의 발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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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후........

선우의 발은 상처 투성이였고 상처에서는 피가 베어 나왔다

그 때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에 도운이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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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창문을 열며 도운을 반갑게 맞이한다) 뭐야~ 왜 여기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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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종이봉투를 흔들며)너랑 같이 먹을라고 만두 사왔어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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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ㅋㅋㅋㅋㅋㅋㅋ 내 옷 갈아입고 얼른 나갈께~~ㅎㅎㅎㅎ

선우와 도운은 학교 벤치에 나란히 앉아 얼굴만한 만두를 하나씩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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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아;;;; 다 식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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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개안타~~ 만두는 식어도 맛있다 ㅋㅋㅋㅋㅋㅋㅋ

둘은 베시시 웃으며 만두를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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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니 아까 춤 엄청 잘 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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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뭘;;; 오늘도 선생님께 엄청 혼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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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아니다!!! 내가 보기엔 음청 잘했다!!!

도운의 흥분한 목소리에 선우는 놀랐지만 오늘 선생님께 혼이나 속상했던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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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ㅎㅎㅎㅎㅎㅎㅎ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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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ㅎㅎㅎㅎㅎㅎㅎ 만두나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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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이 만나지 말라는 말 못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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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이~~ 여기 경성에 맛있는 만두집이 있는데 어찌 혼자먹겠어요~~ 같이 먹어줘야지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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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 여전하네 설거지 담당 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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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얘긴 하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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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베어물며) 크~~~~ 이 맛이지~~ 상해에서 먹은것도 맛있었지만 역시 우리 음식이 최고지~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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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도 상해에서 너랑 먹은 그 만두가 진짜 맛있었어.....

양이 놀라 백을 바라보니 백이 양을 보며 베시시 웃었다

몇일 뒤 양이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온 날 저녁

밤늦게 경성으로 돌아온 양은 만두가게에 들러 마지막 남은 만두 두개를 사들고 백의 집으로 가는 길...

골목을 벗어나면 백의 집인데 골목 끝에 건이 서 있었다

원래는 만나서는 안되었기 때문에 건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양은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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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거....건;;;;; 그.... 그게;;;; 악!!! 잘못했어요;;;;

건에게 혼날까 손을 싹싹빌고 있는데 반응이 없는 건을 조용히 올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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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백의 그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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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은 건의 품에 있는 하얀 단지가 눈에 들어왔고 건은 양에게 단지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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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 잘 보내줘........

양은 그 자리에서 단지를 안고 가만히 서 있었고 건은 그런 양의 어깨를 두드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