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주오
에피소드 9



백의 그 날로 한동안 저작거리가 떠들썩했다 일본인을 죽인 일본인.....

사람들의 기억속에 백은 일본이름을 가진 일본사람었을 뿐.... 백의 진짜 이름을 그 아무도 몰랐기에 그의 나라를 위한 의거를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그 이후에도 전국 각지에서 만세운동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계속 되었지만 대한의 사람들은 점점 일본에 물들어 가고 있었다

어린 학생들은 자신은 일본사람이라고 이야기 하고 우리말 대신 일본어를 사용하고 우리의 한글을 잊어가고 있었다

한글, 우리 말을 사용하면 잡혀가 매질을 당하였고 독립운동가들의 일부는 생체실험으로 죽임을 당했다

일본은 계속된 만세운동으로 세계 외신들이 대한제국에 관심을 갖게되자 일본의 악행은 나날히 심해졌다 한글과 말에 대한 억압은 점점 심해졌고 일본 이름으로 바꾸지 않는 사람들을 잡아가 고문하기도 했다

일본의 여러 악행과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 많은 사람들이 독립운동을 포기하고 떠나갔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그들을 탓할 수 없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한글을 알리기위해 노력했고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잊지 말라고...... 우리는 대한제국 사람이라고....



정기적인 감과의 만남을 위해 음이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어제부터 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창문 밖에서 보이는 가게안 꽃들이 시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음
저..... 여기 꽃집 장사 안합니까?

아주머니 : 소식 못들었소? 꽃집 양반 몇일전에 순사들이 와서 끌고 갔어요;;;; 아휴;;; 그 날 어찌나 무섭던지;;; 그 순하디 순한 사람을 막 끌고가는데;;; 아휴😣


음
아.... 네..... 감사합니다

감이 잡혀갔단 말에 음은 조용하고 빠르게 집으로 향했다


음은 침착하게 효의 집 문을 두드렸다

효가 문을 열자 인사할 틈도없이 음은 효의 집안으로 불쑥 들어갔고 효는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 후 문을 닫았다


효
???? 무슨일이에요???


음
(불안한듯 좌우로 왔다갔다 움직이며) 감이 잡혀갔어요 어서 여길 떠나야 해요!!!


효
(음의 양 어깨를 잡고)음아.... 음아! 진정해..... 감이 고문을 당해 우리에 대해 이야기 한다고 해도 서로의 얼굴 말고는 우리가 어디 사는지 무엇을 하는지 감도 알지 못해 그러니 괜찮아...

평소 조용하고 평온하던 음이 감의 이야기에 두려움이 몰려왔던 모양이다

음이 두려워하는게 당연했다 의연하게 일본군에게 총구를 든다해도 그의 나이 18살이었다


효
우선..... 건에게 연락해 보는게 좋겠어요


어둑한 방안엔 피와 오물냄새가 찌들어 고약한 냄새가 풍겼다 이 방안엔 감과 일본순사 두명이 함께 있었는데

감은 기절했는지 의자에 묶인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감의 손은 의자의 손잡이에 손이 묶여 손톱이 모두 뽑혀나가 손끝에 피딱지가 얹혀 있었다

일본순사
깨워!

한 일본순사가 말하다 다른 사람이 감의 얼굴에 물을 뿌렸고 감이 힘겹게 눈을 떴다


감
으으........ 으......... 무......물.....

고개를 드는듯 했으나 이 방에 있는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매질을 당한 감은 고개를 들 힘조차 없어 다시 고래를 떨구었다

일본순사가 고개짓을 하자 감의 입에 물을 넣어주었고 감은 입에 들어오는 물 한방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벌컥벌컥 들이켰다


감
컥!!! 커억........으.........

일본순사
(감의 머릴 움켜 잡아들며) 누구의 사주를 받아 무궁화 꽃을 심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지??? 어?!!! 어서 말해!!!! 김구인가????


감
............ 몇.......버늘.......말합니까......... 제..... 의지......였습니다.......... 누구.....의.... 지시도 아닌........ 저의 의지........

일본순사
무궁화가 병을 일으키고 사람들에게 안좋은일이 생기게 하는 꽃이라는거 모르나?? 어?!!!!


감
............. 무궁.....화는....... 다른..............식물들을.... 지켜주는....... 꽃이.....외다....... 쿨럭!! 그.....래서........ 농사를........ 짓는........


감
사람들.....에게..... 쿨럭쿨럭...... 나누어.... 주었던것 뿐이오....... 내가.... 좋아하는 꽃을..... 심....지도.... 못하오?

삼일째 모진 고문에도 같은말을 반복하는 감을 보며 질렸다는 표정을 짓는 순사였다 그리고 해외에서 대한에 관심을 보이며 감을 더 잡아둘 명목이 없어 더 이상 가둬둘수도 없었다

일본순사
독한놈......... 풀어줘!!!


감은 무죄선고를 받아 겨우 목숨부지하고 형무소를 나왔지만 모진 고문으로 인해 얼마 가지 못해 길에 쓰러졌다

감이 누워있는 바닥이 차가웠다

형무소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청년단, 감이 속한 신민회의 그 어느 누구도 없었다

가족 또한 없었다

외로웠다

독립운동을 시작하며 각오했던 부분이지만 몸까지 아픈 상황에서 도와주는이 하나 없어 외로움이 뼈속까지 들어와 감을 더 아프게 했다

그 때 누군가에 의해 감의 몸이 들어올려졌지만 누구인지 눈을 떠 보지도,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묻지도 못하고 누군가 등의 업혀 옮겨졌다


감은 조용한 방 안에 링거액이 떨어지는 소리만 나고 있었다

똑.....

똑......

잠에서 깬 감의 눈엔 익숙한 방과 익숙한 이가 눈에 들어왔다

건이었다


감
......... 아따..... 아플 때 보니께..... 더 반갑구마잉....ㅎ

항상 무심한 표정을 짓던 건이 호석의 너스레에 안도의 표정을 드러냈다


감
얼굴이...... 많이 상해부렀구만...... 밥은? 잘..... 챙겨먹고 있는거야?


건
?!! 너는!!!!!

감의 엉망진창인 몸을 보고 있는 건에게 자신보다 건을 걱정하는 감에게 화가나기도... 슬프기도... 친구가 이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못한 자신의 무능함에... 여러 복잡한 감정이 밀려와 건은 고개를 돌렸다


감
ㅎㅎ...... 그래도 친구가..... 좋구먼~ 건..... 아니 태수야..... 이런일로..... 니가 무너지면 쓰냐......


건
..........


감
근데..... 태수야.....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왜 이런 일을 당했는지..... 이해가 안돼.....


감
그들이.... 나한테..... 계속..... 크흑....... 무궁화를 왜 나누어 주고...... 심었냐고 큭.......


건
감..... 일단은 쉬고.... 몸이 다 나으면 이야기하자 응?


감
크흑..... 태수야..... 내가..... 내 나라에서..... 내 나라의 꽃을 심은게..... 그게...... 흐흑..... 그렇게 큰 잘못인거야??


건
그게 왜 네 잘못이야 그들이 나쁜거지!! 제발..... 너 지금 몸도 성치 않은데 이제 좀 쉬어....응??

건의 애원에도 감은 계속 말을 이어갔다


감
흐흑...... 그들이 나한테 누가 시킨거냐고....... 흑...... 그래서 내 의지로 한거라고..... 계속 말했는데!! 으윽......


감
(몸을 부들부들 떨며 이 악물고)내 말이 거짓이라며..... 내... 손톱을 뽑고! 때리고!


건
진환아! 제발!!!


감
난 거짓을 하지 않았어!! 의용단의 그 누구도... 나에게 무궁화를 나누어 주라고 말한 적이 없었다고!! 큭......

감은 몸에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눈에 실핏줄이 터지고 얼굴이 시뻘게 졌다


감
도대체..... 일본 놈들은 우리에게 하지 말라는게 왜 이렇게 많은거야!! 쿨럭쿨럭!!


건
진환아?!!

감이 기침을 하며 피를 토해내더니 감의 몸이 축 늘어졌다


건
(감의 입에 묻은 피를 닦으며)아아.... 안돼..... 제발.....

감이 무언가 느꼈는지 남은 힘을 다해 태수에게 말을 했다


감
태...수...야....


건
진환아 제발.... 제발 그만 말해!! 의사! 의사를 불러올테니 좀만 기다려줘 응??


감
(건의 손을 꼭 잡으며) 내... 친...구 태수야.... 꼭..... 대한의..... 독립.......... 아무..도움이.. 못되어 미안....해.... 모두가.... 자유를.....

건의 손을 잡고 있던 감의 손이 툭 하고 침대 밑으로 떨어졌다

감은 눈을 감지도 못하고 그날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