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김여주 × 실험체 김태형
01 . 어린시절의 상처 (1)



19년 전 -

5살 여주
" 옴마아- "

" 으응, 왜 우리 딸..? "

5살 여주
" 압빠는 언제 와요오.. 압빠가 주말에 노리공원 가게따구 약속했눈데에.. "

" 응, 여주야 그게.. 사실, 아빠가 멀리 출장을 가셨어.. "

5살 여주
" 출짱? 그게 뭔데요.. "

" 멀리 떠나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리야 "

5살 여주
" 어.. 안되는데.. 압빠, 압빠한테 저나해볼꺼에요..! "

뚜르르 -

달칵

" 아, 진짜. 시발- "

" 여주 엄마, 전화하지 말랬지 - !!!! "

5살 여주
" 흐, 흐으.. 압빠아.. 왜, 왜 엄므아한테 화내요오.. 흐읍.. "

" 아, 이제 딸년한테도 알렸구나? 지랄도 병이다, 아주. "

" 여주야, 아빠 지금 술 먹고 있으니까 나중에 전화하자, 알겠지? "

5살 여주
" 어어.. 응, 알게떠요.. "

" 어? 오빠 딸도 있었어? "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곧이어 들려오는 대답

" 아니, 없어, 그딴 거. "

어린 나이래도 구분할 건 구분할 수 있었다.

" 그딴 거 "

나는 그저 아빠라는 인간에게,

존재 자체도 삭제되었던 " 그딴 거 " 였을 뿐이었다.

하지만 난 멍청하게도 아빠, 아빠 거리며 그를 찾았고

아빠라는 인간이 맞는지 의문조차도 품지 않은 채

한 집, 한 장소에서 살아왔다.

전화기 너머로 들리는 소리를 들으셨던 엄마는,

날 끌어안고 울음을 터뜨리셨다.

" 여주, 여주야.. 흐으으윽.. 김여주.. 불쌍한 것.. 흡끅.. 엄마가, 엄마가 미안해 우리 딸.. "

5살 여주
" 어.. 엄므아, 울지마요오.. 흐으으.. "

" 딸, 엄마는, 이제, 아빠랑, 헤어질거야. "

" 아빠가 우리 여주랑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해서, "

" 엄마는 너무 싫어. 미안, 정말 미안해 우리 딸.. 흐읍.. "

" 우리 딸 " .

엄마의 딸이라는 게

너무 행복했다

사랑받을 수 있게 해주신 분이어서

아니, 그때까지만 해도,

내 어린시절만 해도,

그렇게 믿었지만.

결국엔 엄마도,

날 떠났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