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돌아가겠습니다

17 ❀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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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네? 그게 무슨..!

상황 파악을 모두 끝낸 가온의 머릿속은 새하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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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뭐어, 지금은 순순히 따라만주신다면 나쁘게 갈 생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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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솔직히 말해서, 왕이 정치를 잘 하는것도 아니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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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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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왜 제가 죽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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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다른 적임자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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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보세요.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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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이리 당돌하신 분은 놔두고 어찌 다른 사람을 고른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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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전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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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왕을 연모하시기라도 하시나보죠?

우진의 말에 멈칫한 가온이 신기하다는듯 웃는 우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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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아가씨, 지금 아가씨 상황을 생각해서 할 말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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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당신을 죽이고 끝난다라고 생각하면 크나큰 오산을 했네. 이 의뢰가 실패하면,

당신의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될 것 같아?

맘 같아선 바로 멱살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여자였기에, 그런 이유였기에.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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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다른 적임자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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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난..난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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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그래요, 생각할 시간은 언제든 있답니다.

우진은 가온의 손에 작은 주머니를 쥐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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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이게 무슨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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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

독약입니다. 왕이 마실 음료에 넣으면 되겠지요.

들릴 듯 말 듯 속삭인 우진은 이내 자신의 길을 떠났다.

싫어, 진짜 싫은데.

어디를 선택해도 누군가는 나를 까닭으로 죽는다.

죽는다.

언니가 그랬듯이,

사람은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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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이가온!

와락, 소리가 나도록 가온을 안은 예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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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와, 이게 며칠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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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숨, 숨막혀. 이것 좀 빼고 얘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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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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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뭐야? 선물 받았어?

가온의 손에 쥐어져있던 주머니를 본 예성은 궁금하다는 듯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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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과자, 과자. 나만 먹어야돼. 너 이거 알레르기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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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예성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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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아, 그런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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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거기, 있으십니까.

힘앓이 없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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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잠시..얘기가 하고 싶네요..가온씨.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었다.

말을 머뭇거리다 하는것을 보니 단향같은 타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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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저 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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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가,

말을 하는것이 힘겨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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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가 행복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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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아마도, 당신 때문일거라 생각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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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네,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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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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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살아달라는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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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설령, 그것이 폐하를 죽이는 길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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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살아주셨으면, 하는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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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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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갑, 갑자기. 그런 말을 왜 하시는데요?

조금은 날카로워진 투로 얘기한 가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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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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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더이상 볼 수가 없었던 자의 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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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가 행복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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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그것이 독이 되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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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이제는,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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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께서는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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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존재 자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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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행복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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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뭐,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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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이런 말이 갑작스러우실 수 있겠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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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의뢰 받은 것을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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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폐하께는 고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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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당신이 불행해선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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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왕을 죽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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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죽여서, 행복이 사그라들지 않게 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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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씁쓸하게 죽더라도..!

수현은 숨이 찬지 살짝 들숨을 쉬더니 말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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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씁쓸하더라도, 그래도 폐하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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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그러니 죽지 말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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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죽으면 안됩니다..

가온의 소매를 잡고 주저앉은 수현은 세월의 한을 내뱉듯 흐느꼈다.

죽어야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폐하는..

그러니까, 그러니까 죽지 마십시오.

죽지 말고 죽이십시오.

의건에 처소에 도착하기 전, 주머니를 살짝 열어본 가온이었다.

반짝이는 무언가가 있었다.

,

팬던트.

팬던트였어.

독약 속에 숨어있는 팬던트를 꺼내자, 물밀듯 생각이 솟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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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여기,

과거다.

꿈이 아닌,

현실의 과거.

난 과거를 거스를 수 없는 사람.

이런 속설을 들어본적이 있다.

임금을 해하려 했던 궁녀가 천벌을 받았더라는.

그런.

내가 죽어야했다.

그래야 역사였다.

역사를 거스를 수 없었어.

그랬던거야.

애초에,

내가 과거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것 자체가,

이상한거야.

팬던트를 열어본 가온은 뒤에 적혀있는 글씨를 발견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 슬프지 마 ````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을 새도 없이 의건의 처소에 도착했다.

얼굴을 보니까 더 슬프잖아요. 폐하.

샐쭉 웃어보이는 가온을 걱정 반 귀여움 반이 섞인 눈빛으로 바라보는 의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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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폐하, 제가 좀 늦었,

가온의 양 볼을 잡은 의건은 눈물의 윤곽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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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건

서글프게 울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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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온

폐하.

저는 폐하를 죽여야합니다.

턱 끝까지 올라온 말을 삼킨 가온은 폭, 의건에 품에 안겼다.

이러면 내가,

내가 헷갈리잖아요.

이렇게 다정한 사람을 두고 내가 떠나서 불행을 줘야할지,

역사를 거슬러야할지.

이리 다정한 사람을 두고 어찌 떠나갈 수가 있을까.

역사를 거스르겠다는 마음이,

저 멀리 마음 한켠에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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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년

연재가 느려지는 대신 분량을 쪼끔 늘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