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짝사랑

에피소드 4.

저기요···! 저기요!!

으음···.

그렇다. 어제 바다에서 울부짖다가 지쳐 그만 모래사장에 누워 자버린 것이다. 한 남자가 나를 깨웠다.

여기서 잤어요?

어··· 그런가 봐요.

밤새 울었어요?

···아니요?

눈이 엄청나게 부었는데.

아···.

안 좋은 일이 있었나 봐요.

그쪽은 그런데 누구예요···.

민윤기요.

이름 안 물어봤는데···.

나도 그쪽처럼 기분이 안 좋아서요. 바람 쐴 겸 왔는데 누가 자고 있길래 관심 좀 가져 봤어요.

아···.

근데 그거 알아요?

뭘요?

그쪽 눈에 눈곱 꼈어요.

아···! 쪽팔려, 진짜···.

아- 날씨 좋다.

왜 갑자기 날씨 얘기해요. 나 놀려요?

그쪽 쪽팔릴까 봐 말 바꾼 건데 고마운 줄도 모르네요.

아니···.

이제라도 알았으면 됐어요. 밥 같이 먹을래요?

그쪽이랑요? 싫은데요?

‘꼬르륵’

아, 절대 배고픈 건 아니고. 그니까···.

따라와요.

아니, 난 간다고 한 적 없는데···!

이미 그 민윤기라는 사람은 걸어가고 있었다. 오늘 처음 만난 사람하고 그것도 쪽팔려 죽겠는데 이 사람하고 밥을 먹는다니 정 알 수 없는 사람이다.

칼국수 좋아해요?

네? 아··· 네.

그런데 왜 기분이 안 좋아요?

네?

그렇게 눈이 부을 정도면 아주 슬픈 일 같은데.

아··· 말하자면 긴데 좋아하는 남자가 유학을 갔어요. 게다가 그 애는 저를 안 좋아···.

그만 얘기해요, 말하기 힘들면.

···그쪽은 왜 힘든지 물어봐도 돼요···?

아, 헤어졌어요. 여자친구랑.

아···.

그런데 괜찮아요. 지금은 기분 좀 나아졌어요. 그쪽 덕분에.

저 덕분에요?

웃게 해줬잖아요. 사람이 웃으면 힘든 건 조금이라도 가라앉는다고 하잖아요.

웃기려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다행이네요.

우리는 어느새 밥도 먹으며 조금씩 친해졌고 평생 정국이를 항상 생각하고는 살았는데 민윤기라는 사람을 만난 후로 정국이는 내 머릿속에서 서서히 빠져나갔다.

재미있게 보셨다면 손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