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짝사랑

에피소드 9.

김여주

전정국 환자 어디 있어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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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여주?

김여주

전정국!! 많이 다쳤어? 어디 다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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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나 때문에 온 거야?

김여주

팔 이거 뭐야. 조심 좀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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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야.

김여주

지금 웃음이 나와? 팔 어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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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좋다.

김여주

뭐가 좋아,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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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여주가 나 걱정해 주니까. 그냥 살짝 삐끗한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김여주

어쩌다 사고 난 거야. 그리고 누가 여자친구라고 저장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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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사고는 어쩌다가 났고···. 네가 내 여자친구가 됐으면 좋겠기에 그렇게 저장했어.

김여주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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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너 방금 웃었어?

김여주

아니? 내가 왜 웃어. 암튼 너 괜찮은 거 봤으니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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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가지 마. 너 가면 나 한쪽 팔로 다 못해.

전정국이 내 손목을 잡았다. 그런데 가지 말라는 이 말 어디서 들은 거 같은데.

그렇다. 예전에 정국이가 유학을 다시 갈 때 가지 말라고 했던 내가 떠올랐다. 그때 정국이가 그냥 가서 너무 슬펐는데 지금 정국이 만큼은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있기로 했다.

김여주

알겠어, 안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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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진짜?

그래. 너 팔 한쪽 못쓰니까.

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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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여주야 전화 오는데 안 받아?

김여주

아, 오빠네. 나 전화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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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응. 받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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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김여주 어디야.

김여주

📞오빠···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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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뭐 때문에 그렇게 헐레벌떡 가냐고.

김여주

📞나중에 말해줄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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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너 혹시 전정국 씨한테 간 거야?

김여주

📞···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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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럼 말고. 나중에 말해줘. 끊을게. 조심히 들어가고.

오빠는 내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 전정국한테 간지는 어떻게 눈치챘는지 다행히도 모르는 눈치이긴 한데 분명 전정국한테 온 걸 알면 오빠가 가만히 안 있을 거다. 그런데 어떻게 전정국한테 갔냐는 말을 꺼냈는지 소름이 돋는다.

김여주

혹시··· 여기 있는 건가?

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병원 문 쪽으로 막 나가는 윤기 오빠를 닮은 사람을 봤다. 정말 윤기 오빠와 뒷모습이 많이 닮아 서둘러 뒤따라 나가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빠가 맞았다.

김여주

윤기 오빠!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오빠는 발걸음을 멈추고 내 쪽을 보았다. 나는 윤기 오빠에게 다가갔다.

김여주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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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동안 고마웠어.

김여주

응? 그게 무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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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너 전정국 씨 좋아하잖아. 아니야?

김여주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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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널 이렇게 빨리 놓아주는 건 네가 싫어서가 아니라 잡으라고. 그때처럼 놓쳐서 울지만 말고 저럴 때 잡으라고. 잘 생각해봐. 누가 지금 너에게 더 필요한지.

김여주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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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내가 더 필요해? 아니잖아. 너 마음이 끌리는 대로 해. 난 괜찮아.

쓸데없이 내 맘을 잘 아는 오빠여서 너무 미안했다. 내가 오빠에게 이렇게 미안한 이유는 전정국을 아마도 좋아하나 보다. 신경 쓰이고 다치면 얼른 뛰어가고. 나도 모르게 행동이 이미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여주

미안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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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울지 말고. 울보야 정말.

김여주

오빠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 따뜻하고 이해할 줄도 알고 헤아려 줄 줄도 아는 좋은 오빠야. 그런데 이렇게 좋은 오빠한테 상처 줘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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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상처 주기는. 난 여주를 만나서 너무 행복했고 좋았어. 너무나도 좋았어.

김여주

흑··· 오빠.

난 오빠를 안았다. 이런 미운 나인데 끝까지 밉다는 소리 안 하는 오빠에게 너무나도 미안했다. 오빠는 나를 더 꽉 안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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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여주야. 이제는 내 곁에 네가 없어서 조금 허전할 거 같은데 네가 잘 사는 모습이 내게 보이면 나도 덩달아 좋을 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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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어떻게 나 좋게 해줄 수 있어?

난 눈물범벅인 된 상태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여주

나 오빠 많이 사랑했어. 오빠 진짜 좋은 사람인데 내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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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언제나 힘들면 나한테 와. 언제든지 위로해 줄게.

김여주

고마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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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이제 들어가.

김여주

갈게,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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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회사는 계속 다닐 거면 오고. 다신 안 볼 사람처럼 그러지 말고.

김여주

알겠어. 나 회사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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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그럼 회사에서 보기야.

김여주

응! 오빠. 나 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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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그래 들어가.

난 오빠에게 눈물 섞인 웃음을 보이고는 걸음을 뗐다. 병실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저기 멀리 오빠가 보였다. 오빠는 울고 있었다. 내가 보이지 않자 오빠는 울음이 터진 것이었다.

나에게 우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참고 있었나 보다. 헤어지기 전 마지막 모습이 오빠가 우는 모습이었다. 당장이라도 내려서 오빠에게 가고 싶었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은 이미 닫히고 난 후다.

난 우는 오빠를 보고는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난 그친다고 그치고 다시 정국이에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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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김여주 간 줄 알았···. 김여주, 너 울었어?

김여주

정국아··· 나 헤어졌어.

재미있게 보셨다면 손팅해주세요. 다음 편이 최종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