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속 장미
18화


나의 앞에 서경환과 민주가 다가왔다.

민주는 반갑게 인사했고 경환은 인상을 찌푸렸다.


김민주
선배님 안녕하세요! 여기서 뵙네요.

민주가 반갑게 인사하자 경환이 비꼬면서 말했다.


서경환
저런 애한테는 인사 안 해도 돼. 얼른 가자.

서경환의 말에 범규가 눈살을 찌푸렸다.


최범규
어디서 개가 짖나. 개 짖는 소리가 들리네요.


최범규
그렇죠 선배? 주인이 간수를 잘 못한 것 같아요.

범규의 말에 경환의 얼굴이 붉어졌다.

범규는 특유의 미소를 띠었지만 싸늘함이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경환
너도 얼른 손 터는 게 좋을 걸.


서경환
쟤 ㅋ 내가 아는데 그렇게 좋은 사람은 아니라.

민주가 경환을 말리는 듯한 액션을 취했다.

하지만 미묘하게 올라간 입꼬리는 궁금해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민주
오빠, 그만해... 아무리 그래도 내 선배신데.


김민주
자꾸 그러면 나 학과 다니기 힘들어져.

말릴 때까지도 자신의 이득만 생각하는

민주를 보니 나의 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머리카락을 거칠게 쓸어넘기며 말했다.


노윤서
내가 가만히 들어주고 있을 때 그만하는 게 좋을 걸.


노윤서
아직 너랑 내 사이 얘가 알아?

나의 말에 경환이 움찔거리더니 쏘아붙였다.


서경환
그럼 뭐. 남자 여럿 끼고 노는 너만 할까?


서경환
넌 어차피 나한테 안돼. 그러니까 같잖은 협박은 집어치워.

아직도 변한 내 모습을 보지도 못하는 아둔한 너를 내가 그토록 사랑했었다니.

참 바보같았다.


노윤서
넌 아직도 내가 네 뒤처리하는 사람으로 보이니?


노윤서
내가 가진 키가 더 많다는 걸 잊지마.


노윤서
너의 흠집을 모두 덮어준 사람이 누군지.


노윤서
기억하고 있으라고.

내 말에 당황한 경환은 민주를 끌며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나의 옆에서 범규만이 묵묵하게 내 옆에 있어주었다.

조금씩 내리던 빗방울은 어느새 굵은 빗줄기가 되어 내렸다.

범규는 조용히 우산을 펴 비를 막하주고는 안아주며 속삭였다.


최범규
다 괜찮아요. 세차게 오다가 금방 그치는 지금은 그냥 소나기일 뿐이에요.


최범규
울어도 돼요. 이런 날은 울어야 괜찮아질 것 같은 날이거든요.

범규의 그 말에 난 범규의 품 속에서 한참을 울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나의 울음소리 점점 작아졌다.


노윤서
오늘 고마워. 근데 너 옷 괜찮아?

나의 물음에 범규가 허세 부리며 말했다.


최범규
걱정마요. 저 이정도는 뭐.

나는 미안한 마음과 걱정스러운 마음에 한참 고민하다가 말했다.


노윤서
너만 괜찮으면 우리 집 들렀다 갈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