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속 장미

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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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너 비 많이 맞았잖아. 까딱하면 감기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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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나 때문에 여기 있었던 거잖아.

윤서가 범규의 젖은 옷을 가리켰다.

윤서의 말에 범규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아마 어쩌면 잡아주길 기다렸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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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화장실 가서 씻어. 안에 수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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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들어가서 씻고 옷은 앞에 놓아줄게.

윤서가 물에 젖은 범규를 보며 수건을 건넸다.

범규는 수건을 받아 닦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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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네. 그럼 실례할게요.

범규가 전과는 다른 조심스러운 반응에 윤서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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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괜찮아. 어차피 나 자취해서 상관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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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그리고 오늘은 오히려 내가 너한테 실례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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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편하게 있어도 돼. 아 맞다. 그리고 젖은 옷은 나 줘.

윤서의 말에 범규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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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네? 옷은 왜요? 이거 다 젖었을 텐데.

윤서가 주방으로 향하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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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빨아서 돌려주려고. 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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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너 따로 안 먹는 거 있어? 간식 좀 하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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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음... 거의 다 잘 먹는데. 아! 저 엄청 매운 건 잘 못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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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청양고추 같은 건 잘 못 먹겠더라고요.

윤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요리를 준비하며 범규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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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알겠어. 일단 씻고 와. 옷은 문 앞에 뒀으니까 그거 입으면 돼.

범규는 예쁘게 미소 짓고선 씻으러 갔다.

그러는 동안 나는 팬케이크와 와플을 만들었다.

반죽을 동그랗게 부어 프라이팬에 올리자 달콤한 냄새가 집 안가득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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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

나는 예쁘게 플레이팅한 접시에 놓인 음식들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바라보는 사이 범규가 방에서 옷을 가지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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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누나 이거 어디다가 둬요?

금방 씻고 나온 범규는 모델과답게

우월한 피지컬과 날카로운 턱선, 청순한 외모까지

그제야 많은 여학생들이 범규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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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아 나 주면 돼. 옷은 내일 빨아서 돌려줄게. 먼저 먹고 있어!

빨래 돌리러 가는 나를 범규가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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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누나. 잠시만요. 앞치마 풀어줄게요.

범규가 내 뒤에서 앞치마를 조심스럽게 풀어주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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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범규야 그냥 편하게 말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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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윤서

어차피 네가 우리 학과 후배도 아니고 계속 그렇게 말하면 불편하잖아.

내 말을 들은 범규의 반응은 세상을 다 가진 마치 강아지 같았다고 해야하나...

이젠 그냥 범규가 친동생같은 느낌이 든다.

쨋든 범규의 같이 먹자는 재촉에 나는 범규와 함께 간식을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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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누나 입술 옆에 생크림 묻었어요. 오른쪽에.

내가 닦으려고 하자 범규가 먼저 손을 뻗어 내 입가에 있는 생크림을 가져가

자신의 입속으로 넣었다.

그리고 특유의 능글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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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원래도 단 걸 좋아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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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지금 생크림이 가장 맛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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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범규

선배 땜에 그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