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불 속 장미
22화



정은지
민주야 연습 많이 했어?


정은지
어제 처음으로 주연 해 본 거잖아 걱정 많이 했거든.

은지의 말에 민주가 웃으면서 답했다.


김민주
선배님들께서 잘 챙겨 주셔서 괜찮았어요.


김민주
그러면 저희 또 오늘 뭐 해요?


김민주
오늘도 리딩 해요?

민주의 물음에 은지가 고개를 저었며 소품을 가리켰다.


정은지
아니, 오늘은 연습 들어갈 거야. 행동도 같이.


정은지
그래도 뭐, 걱정할 필요는 없어.


정은지
상대역이 태현이랑 윤서니까 네가 어려우면 도와줄 거야.


김민주
헐 윤서 선배가 도와 주시는 거예요?


김민주
수석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김민주
게다가 태현이가 상대역이라니,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민주는 기분 좋은 듯 방방 뛰며 내 옆으로 왔다.

태현이와의 일로 기분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받아 주었다.

민주는 아무 죄가 없었으니 말이다.


노윤서
걱정마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도와줄 꺼니까.

민주는 내 대답을 들은 후 태현이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김민주
태현아 있잖아, 나 연기 잘 해보고 싶어.


김민주
그러니까 연기할 때 만큼은 차갑게 말하지 말아주라.


김민주
정말 사랑에 빠진 것 같이 연기할 자신있어.

민주의 말과 행동에 연습실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두 사람을 향했다.


김민주
물론 부족한 부분이 많겠지만 잘하고 싶어.


김민주
그러니까 나 좀 도와주라.

태현이 무뚝뚝한 표정으로 민주가 내민 손을 바라보다가 이내 맞잡았다.


강태현
그래. 잘해보자.

그러고 나서 태현은 민주의 귀에 대고

민주만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늘하게 속삭였다.


강태현
언제까지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지.


강태현
참 머리 좀 섰나 본데. 봐주는 건 이번 뿐이야.

민주는 잠시 얼굴을 지푸렸지만 금세 미소를 지어보였다.


김민주
그래. 잘 해보자!

속삭인 뒤 본 태현의 표정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그 속에 숨겨진 서늘하고 차가움을 말이다.

사실 태현은 이미 민주를 알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처음 보았던 그 모습이 생생할 정도니까.

처음본 건 고등학교 1학년 입학식 때이다.

아마 정확히는 민주가 태현을 봤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민주는 그때 처음 짝사랑을 경험했으니까.


박규리
야, 어디 봐?

규리가 민주의 시선을 따라가다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박규리
역시 강태현.


김민주
뭐야? 너 쟤 알아?

민주의 질문에 규리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박규리
유명하잖아. 얼굴도 잘생겼는데 공부도 잘해서


박규리
아마 쟤 모르는 애들은 없을껄?


박규리
너도 참 너 빼곤 관심도 없지?

규리가 태현에 관한 얘기를 하는 동안 민주는 태현을 이름을 곱씹었다.


김민주
강태현.. 태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