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가니까, 재밌냐? [시즌3]
#Season 3 - 15. 흑장미 (Fin.)


돌아온 여주의 대답은,

"No"였다.

박지훈은 그대로 여주의 저주를 받고,

꿈에서 깨어나고 말았다.


박지훈
"(화들짝)"


박지훈
"ㅂ.. 분명 소파에서 잠이 든 것 같은데.."


박지훈
"왜 침실에 있지..?"

갑자기 또 두통이 찾아온 박지훈.


박지훈
"(힘들어하며) 아.."


박지훈
"누가.. 제발.."


박지훈
"나를....."

박지훈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휘청거리며 집 밖을 나섰다.

집 밖을 나서고 한 일,

'약국'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하지만 박지훈은 분명 약국에 갔는데,

박지훈의 시선에는 무슨 폐건물에 들어온 것처럼 보였다.

오싹한 기분이 드는 박지훈.


박지훈
"ㅁ, 뭐야.. 여기...!"

하지만 박지훈의 귀에는 정상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
"뭐 찾으시는 약 있으세요?"

서둘러 소리가 나는 쪽으로 발걸음을 향해보는 박지훈.

잠시 후, 약사가 소리치기 시작한다.

???
"이게 무슨 짓이에요!"

???
"어딜 만져요!"


박지훈
"네..?? 아니.. 그.. 저.."


박지훈
"만지려고 한 게 아니라..."

박지훈은 점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박지훈
"아.. 아악.."


박지훈
"ㅁ... 머리가...."

???
"(화난 걸 잠시 뒤로하고 놀라며) 괜찮으세요?"

???
"두통약 드릴까요?!"


박지훈
"ㅇ.. 일단..."

점점 말을 하기가 벅차보이고,

힘을 잃어간다.


박지훈
"......"

???
"119 부를게요. 조금만 참아봐요."


박지훈
"......."

* 잠시 후 *

박지훈의 귀에는 구급차 소리가 들렸지만,

여전히 눈에는 폐건물만 보인다.


박지훈
"저.. 저기.. 저.."


박지훈
"저를.. 그냥.. 놔둬주세요.."

???
"그게 무슨 소리세요?"

???
"여기에요! 여기! 여기 이 분이.."

그때, 박지훈의 눈에 한 물건이 들어왔다.

'칼'

박지훈은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서 그 칼을 들고는,

자신을 찔러버렸다.

당연히 자신의 눈에는 폐건물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칼이 고통을 주지 않을 거라 박지훈은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박지훈
"허억.."

???
"무슨 짓이에요, 환자 분!!"

???
"왜 본인을 찌르고 그래요! 칼은 또 어디서 가져오신 거야!"

....박지훈은..

그게 끝이었다.

...어두컴컴한 곳.

박지훈은 불빛을 향해 걸어나갔다.

거기에서는, 여주가 박지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지훈
"뭐야.."


박지훈
"여주...?"

김여주
"안녕? 정말 기다리느라 힘들었어."

김여주
"왜 이리 늦게 왔어 ㅎㅎ"


박지훈
"...여기 어디야?"

김여주
"여기?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


박지훈
"(싸늘) 무슨 소리야?"


박지훈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이라니."

김여주
"못 믿겠어?"

김여주
"저기 저~ 끝으로 가면,"

김여주
"갈림길이 나와."


박지훈
"나는 왜 여기 있는 건데?"

김여주
"그야.."

김여주
"이승에서 죽었으니까?"

김여주
"그러니까 나도 여기 있는 거고."

김여주
"기다렸어. 같이 가려고."


박지훈
"...어디를?"


박지훈
"천국을..?"

김여주
"(싸늘) 무슨 소리야."

김여주
"양심이란 게 없네, 여기서도."

김여주
"여기서는 양심 좀 챙기지?"


박지훈
"그럼... 지옥...?"

김여주
"(끄덕)"


박지훈
"너는 왜 지옥에 가는데?"


박지훈
"넌 천국에 가야하는 거 아니야?"

김여주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김여주
"귀신이 인간을 힘들게 해서."

김여주
"지옥 가야 해."


박지훈
"....."

김여주
"아무튼 난 네가 고통스럽게 죽는 모습을 봤고."

김여주
"한도 거의 다 풀렸으니까."

김여주
"더 이상 미련은 없어."


박지훈
"....?"

김여주
"아, 그리고."

김여주
"이거는 내 선물 ㅎ"

여주는 박지훈에게 검정색 장미를 손에 쥐어주었다.


박지훈
"ㅁ.. 뭐야..?"


박지훈
"흑장미 아니야..?"

김여주
"어. 맞아."

김여주
"이거, 꽃말이 되게 웃기다?"

김여주
"뭔지 알아?"


박지훈
"......"


박지훈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은데.."

김여주
"그럼 그거는 기억이 나?"

김여주
"몇 년 전에, 너의 등에 칼이 꽂혔었잖아."

김여주
"난 그때 진심으로 널 좋아했었는데."

김여주
"그래서.. 내가 속으로 걱정도 하고 그랬었지."


박지훈
"아.."

김여주
"그때 내 기분이, 흑장미까지는 아니었지만."

김여주
"네가 죽은 줄 알고 흑백으로 시들어버린 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시즌1 완결 참고)"

김여주
"근데 이제는 죽었으니까 진짜로 흑장미를 주는 거야."

김여주
"우리 둘다, 흑백으로 시들해져 버렸으니까."

김여주
"근데 넌.. 꽃은 아니지만..ㅋ"


박지훈
"....."

김여주
"이거 꽃말이,"

김여주
"당신은 영원히 나의 것이야."

김여주
"너는 영원히 내 거야. 가자, 지옥으로."

여주는..

박지훈의 손을 잡고...

지옥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섰다.

이제는 상황이 반대가 되어,

여주가 지훈에게 더 집착하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 지금까지 '도망가니까, 재밌냐?'였습니다.

* 오랫동안 기다려주시고, 봐주셨던 모든 독자님들께.

*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 이제는 끝이 나버렸지만, 우리 또 다른 작품에서 꼭..

* 오래 만나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정말 감사드립니다.

* 잊지 않겠습니다.